[2010 방송 결산 ③ 라디오] ‘올드 미디어’ 스마트폰 타고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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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방송 결산 ③ 라디오] ‘올드 미디어’ 스마트폰 타고 훨훨~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12.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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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미디어’ 라디오는 2010년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부활의 날개를 폈다.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하 앱)을 이용해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이 부쩍 늘었고, 참여 방식도 다양해졌다. 기술의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한 자리를 지킨 ‘전설’들의 활약은 돋보였다. 지난해 <격동 50년> 폐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라디오 드라마가 1년 만에 부활한 것도 올 한해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 SBS 라디오 '고릴라' 애플리케이션. ⓒSBS
■ 라디오, 스마트폰과 만나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라디오 청취의 풍속도를 바꿔놓았다. 몇 년 전부터 인터넷으로 활동반경을 넓히며 변신을 꾀한 라디오는 2010년 스마트폰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라디오 청취 환경을 만들어냈다.

올 한해 방송사들은 앞 다퉈 라디오 앱을 내놨다. MBC는 지난 8월 인터넷라디오 ‘미니’ 앱을 선보여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내려 받았다. SBS도 이달 중순 ‘고릴라’ 앱을 출시해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두 보이는 라디오와 실시간 참여가 가능하고, 멀티태스킹을 지원해 라디오를 들으면서 다른 작업도 할 수 있다.

KBS는 불교방송, 평화방송, 국악방송 등 8개 방송사와 함께 17개 채널을 들을 수 있는 통합 라디오 앱 ‘R-2’를 지난 7월 출시했다. ‘R-2’는 방송사별로 별도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한 번에 다양한 채널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밖에 CBS, 아리랑국제방송, YTN 등도 각각 라디오 앱을 출시해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실시간 방송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 파일을 내려 받아 듣는 ‘팟캐스트’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국내 팟캐스트 다운로드 순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KBS <굿모닝 팝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등도 인기 팟캐스트로 꼽힌다.

■ 라디오 스타, 전설이 되다= 올해는 유독 장수 프로그램과 진행자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MBC의 간판 ‘라디오 스타’ 배철수와 최유라는 20년 이상 경력의 진행자에게 주어지는 ‘골든 마우스’를 수상했다.

▲ 라디오 진행자 배철수(왼쪽)와 최유라가 지난 10월 여의도 63센터에서 'MBC 라디오 골든 마우스 상'을 수상하고 있다. ⓒMBC
1990년부터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진행을 맡은 배철수는 프로그램과 함께 20주년을 맞았다. ‘팝 음악 전문 프로그램’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온 <음악캠프> DJ 배철수는 지금도 그 명성에 걸맞게 디지털 음원 대신 CD를 틀며 ‘더 나은 음질’을 고집한다.

최유라는 1989년 <정재환·최유라의 깊은 밤 짧은 얘기>를 시작으로 <서세원·최유라의 100분쇼>를 거쳐 1994년부터 <지금은 라디오 시대>로 진행자로 활약했다. 최유라는 특유의 편안한 진행으로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MBC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끌어 올렸다.

대표적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올해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냉철하고 객관적인 진행이 돋보이는 <시선집중>은 라디오에 저널리즘을 끌어들여 ‘시사 라디오 전성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한편, 37년 동안 라디오 DJ로 활약해온 MBC <골든디스크>의 김기덕은 지난 4월과 개편과 함께 마이크를 내려놨다. 마지막 방송에서 그는 “인생에 은퇴가 없듯이 새로운 출발을 하려한다.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는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 <고전열전>의 두 출연자 배한성(왼쪽)과 배칠수. ⓒMBC
■ 라디오 드라마의 부활
= <격동 50년> 폐지 후 명맥이 끊겼던 라디오 드라마가 1년 만에 부활했다. MBC 표준FM은 지난 10월 가을 개편과 함께 <배한성 배칠수의 고전열전>을 신설했다. <고전열전>은 ‘삼국지’, ‘초한지’와 같은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오디오 드라마다.

<격동 50년>이 굵직한 현대사를 조명하는 정치 드라마였다면, <고전열전>은 10여 년 전 인기를 끌었던 <만화열전>과 유사한 콩트 형태의 드라마다. 중견 성우 배한성과 성대모사의 달인 배칠수가 이야기꾼으로 출연해 맛깔난 연기를 선보인다. <고전열전>은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다운로드 서비스 ‘팟캐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라디오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KBS 1라디오도 지난 4월 봄 개편에 연기자 최불암 씨가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대한민국 경제실록〉을 신설했다. KBS는 또 한국, 그리스, 북미 등의 세계각지 신화를 재구성한 특집 라디오 드라마 〈이금희의 신화 오딧세이〉를 지난달 방송했다.

■ ‘보이는 라디오’의 진화 또는 변화 = 소리에서 영상으로 영역을 확장한 라디오의 활약이 눈부신 한 해였다. 특히 지난 6월 ‘2010 남아공 월드컵’ 기간 내내 ‘보이는 라디오’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진행자들은 한국전에 맞춰 저마다 ‘이벤트 공약’을 내걸었고, 이를 이행하면서 숱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표팀 16강 진출을 기념해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으로 변신한 <심심타파> 진행자 신동, 박규리. ⓒMBC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MBC <두시만세>의 진행자 김흥국은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을 깎는 모습을 공개했다. 같은 기간 SBS <파워타임> 최화정은 비키니를 입고 라디오를 진행했고, <러브게임> 박소현은 발레복을 입었다. MBC <심심타파>의 신동과 박규리는 영화 ‘아바타’ 속 나비족으로 분장해 눈길을 끌었다.

SBS의 <컬투쇼>의 성공으로 ‘보이는 라디오’를 TV 정규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시도도 늘었다. 개그맨 유세윤·장종민·유상무가 진행하는 MBC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는 일부 코너를 편집해 지난 14일부터 케이블채널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되고 있다. 지난해 SBS E!TV에 정규 편성된 <컬투쇼>는 청취율과 시청률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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