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도총괄팀장, 보도국장 재직 당시 친정부적 성향과 후배기자 협박 등으로 논란을 빚은 고대영 해설위원실장이 보도본부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KBS 내부 구성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3일 성명을 내 “고대영 씨는 KBS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불공정과 편파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인물”이라며 “고 씨가 나락으로 떨어진 KBS 뉴스의 공정성을 되살릴 수 있다고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대영 본부장은 보도국장 재직 시절 ‘용산참사 축소 및 편파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 불방’ 등으로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고, 보도총괄팀장 때도 후배 기자들에게 ‘인사보복성’ 협박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결과 지난 2009년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은 KBS 기자협회가 실시한 신임투표에서 93.5%의 압도적인 ‘불신임’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센 고대영 보도본부장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 KBS본부는 “그가 청와대와 줄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청와대가 고 씨를 통해 KBS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에 관여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보도본부에서 제작하는) <추적 60분>이 정권에 민감한 4대강 사업 등을 다뤘고, 막내 기자들이 잇따라 사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현 보도본부장 체제로는 조직 장악이 힘들지 않냐는 지적이 청와대 쪽에서 나왔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대영 신임 보도본부장은 청와대 주요 인사 몇몇과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김인규 사장도 수신료 인상 때문에 청와대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또 박갑진 신임 시청자본부장에 대해서도 “최시중 씨와 함께 포항언론인 모임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정치활동을 해왔다”며 “사실상 ‘영포 본부장’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권력의 충견과 해바라기를 주요 본부장 자리에 앉히고도 김인규 사장은 ‘공영방송 KBS의 독립’을 말할 수 있냐”며 두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번 인사 논란에 대해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본부장 인사는 사장의 결단”이라며 “현재 보도본부를 잘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고대영 실장을) 판단한 것이다. 그의 결단력, 추진력 등이 인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박갑진 시청자본부장에 대해서도 “인력관리실장으로 일을 잘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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