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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성 전시’ 비판 잇따라…가족 프로그램 외면

이번 설 연휴 내내 지상파 TV는 ‘아이돌의,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프로그램 일색이었다.

KBS는 <아이돌 건강미녀 선발대회> <아이돌 복불복 마라톤대회> <아이돌 브레인 대격돌>을 방영했다. MBC는 <아이돌스타 육상-수영 선수권대회> <스타댄스 대격돌> <아이돌스타 7080 가수왕>을, SBS는 <아이돌의 제왕> <스타커플 최강전>을 방송했다. 아이돌은 ‘만능돌’이었다.

그들은 건강 체크에 몸을 맡겼고, 익숙한 포맷인 커플게임에서 개인기를 뽐내며 수줍게 고백했다. 걸그룹 티아라의 효민은 무려 12개의 설 특집에 출연했다고 트위터에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돌’ 간판을 내건 프로그램 시청률은 속 빈 강정이었다. <아이돌스타 육상-수영 선수권대회>을 제외하고 한 자릿수이거나 10%를 간신히 넘겼다.

▲ MBC 설특집 프로그램 <아이돌스타 육상-수영 선수권대회> ⓒMBC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팀장은 “명절에 인기 아이돌부터 신인 아이돌까지 총출동하는 것은 이벤트성 전시”라며 “시청자보단 제작사와 연예기획사의 입맛에 맞춘 특집”이라고 지적했다.

시청자만 ‘구경꾼’으로 전락한 게 아니다. 올해는 연예인과 일반인 가족이 한데 어울려 전통놀이를 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춤과 노래를 뽐내던 무대가 사라졌다. ‘특집’이어야만 얼굴을 비추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구경꾼’이자 ‘주변인’이 되었다.

김성인 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난민 또는 사회적 약자들이 출연하는) 기존 프로그램들도 ‘그들’과 ‘우리’로 나누는데 급급했다”며 “앞으로는 ‘특집’에 머물지 않고 평소에도 다양한 국적을 가진 난민들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줘 시청자가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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