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긴긴 악몽…혼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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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MBC ‘나는 가수다’ 뜨거운 논란

제삿날에도 술접대…장자연 편지 1년반 고통 생생

“몇 명에게 노리개로 이용당했는지 생각하면 모든 게 긴긴 악몽이었으면 좋겠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장자연씨가 생전에 지인 전모씨에게 친필로 써 보낸 것으로 알려진 편지가 공개돼 세간을 떠들썩 하게 하고 있다. 장씨는 50여통(230여쪽 분량)의 편지에 그동안의 참혹한 순간을 빼곡히 기록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편지에는 장씨가 성접대를 했다는 기업·언론사 대표의 이름과 신상 정보를 따로 기록해 뒀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대목도 있다. 장씨는 편지에 “기획사 대표 6명, 대기업 대표 그리고 간부들 6명, 금융업체 간부 2명, 일간지 신문사 기자 출신, 아이티 ○○신문사 대표 그리고 간부 2명, 일간지 신문사 대표 2명 <○○일보> 등, 드라마 외주제작사 피디 7명, 영화 등 감독 8명, 전속계약 전과 계약하고 소속사 사장에게 성(상)납은 기본으로 했다”고 적었다. 일상적인 접대 자리를 빼고, 장씨한테 접대를 받은 언론·방송·금융계 등의 고위 인사만 31명에 이른다고 장씨는 편지에서 폭로했다

▲ 한겨레 3월 9일 8면
경찰은 일단 편지 원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접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편지의 원본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씨가 수감돼 있는 광주광역시 교도소 독방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편지 원본을 확보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재수사로 가는 ‘장자연 사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장씨 사건을 철저히 수사했더라면 오늘의 혼란은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검찰과 경찰은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비판하며 “기존에 나왔던 ‘유력 인사 성 접대 의혹’을 포함해 사건 실체를 규명하는 신속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 ‘편지의 진실’은 지금 뭔가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 “장자연-조선일보 사장 연루설, 이념 갈등·경쟁 탓”

▲ 조선일보 3월 9일 12면
〈조선일보〉는 역시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장자연 사건과 자사 사주와의 연관성을 극구 부인했다. 조선은 12면 기사에서 “이 사건은 철저히 밝혀져야 하지만, 일부 언론 매체가 마치 조선일보 사장이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듯이 보도하는 행태가 되풀이 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조선은 ‘조선일보 사장 연루설이 나도는 이유’에 대해 “장씨가 쓴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 계열사인 스포츠조선의 전 사장인 것으로 명백히 확인됐다”며 “장씨가 문건에 ‘조선일보 사장’이라고 쓴 것은 자신에게 성 상납을 강요한 연예기획사 대표 김종승(42·다른 이름 김성훈)씨가 평소 스포츠조선 전 사장을 그냥 ‘조선일보 사장’으로 불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12면 기사에서 이와 같은 ‘오해’를 해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이들은 “이와 같은 사실들은 국내 대부분 언론사가 2년전 사건 당시에 확인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당수 언론이 기회만 있으면 교묘한 방법으로 마치 조선일보 사장이 이 사건에 관련이 있는 것처럼 기사를 쓰고 있다”며 “우리 언론 내부의 이념적 갈등과 경쟁 관계 등이 이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야당 일부 의원들은 국회 면책특권 등을 이용해 ‘조선일보 사장 관련설’을 주장했다”며 “이번에 2년전 장자연 문건과 다를 것도 없는 장자연씨의 편지라는 것이 새삼 보도된 것도 그들 중 한 사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은 이어 사설에서도 “경찰이 수사를 통해 이런 진실을 소상하게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언론들까지도 뻔히 진실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거기 편승(便乘)해 이득을 노리는 탈선행위에 나서 사회를 더 혼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통해 연예인들이 구조적 악(惡)에 착취당하면서도 그런 흐름에 올라타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는 연예계의 구조적 현실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그것을 외과적(外科的)으로 수술해 들어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신료 인상 조급증’ KBS, 지역의원들까지 ‘압박’

KBS의 과도한 수신료 인상 홍보 행태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여야 간사는 지난 2일 KBS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 안건에서 제외했다. 이번 국회 회기내 처리가 무산된 것이다.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에서 외면당하면서 KBS의 조급증도 커지고 있다. 한겨레는 “지역총국이 나서 지역 의원들에게 ‘지원사격’을 요청한 것을 두고는 ‘로비’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세영 KBS창원총국장은 지난 2일 경남 지역 한나라당 의원 5명과 만나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전주총국도 지난 4일 시청자네트워크 회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지역 의원에게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대해 박영선 언론연대 대외협력국장은 “지역 의원에겐 지역방송사 사장이 만나자는 것 자체가 압력”이라며 “수신료를 부담하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진 않고 ‘카메라’를 무기로 지역 의원을 압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지난 3~4일 한국가수협회, 한국코미디협회, 한국연기자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은 국회에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잇달아 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일 낸 방송3사 브리핑자료에서 “가수나 연기자 등은 방송사와의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라며 “KBS가 수신료 찬성을 요구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성명 발표 당일 협회장이 갑자기 지시해 자료를 만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배경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신료 인상 홍보에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동원하려는 행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사쪽은 1일 사원 4800여명의 법인 휴대전화기의 통화연결음을 일방적으로 수신료 홍보 음성으로 바꿔놨다. 또 직원을 동원해 지난 1~2일 오전 여의도 본사 주차장의 사원들 차량 뒷유리에 ‘수신료 현실화, 변화의 약속입니다’란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차주의 사전 동의 없는 ‘무단 부착’이었다. 차량에 스티커를 부착당한 한 기자는 “스티커 떼면서 부끄러움에 손발이 오글거렸다”며 “사원 동의도 못 구하면서 시청자 동의를 어떻게 구하겠느냐”고 말했다.

‘PD수첩’ 통제 본격화…“비판저널리즘 싹 잘라내기”

MBC 〈PD수첩〉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한겨레는 최근 단행된 조직 및 인사 개편으로 〈PD수첩〉의 권력비판 목소리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짐’은 곧바로 가시화됐다.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6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 조찬기도회 사건’을 다루려던 제작진의 취재계획을 “해프닝을 방송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무산시켰다. 제작진은 무릎 꿇고 기도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3일)을 통해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묻겠다는 기획(‘생생 이슈’ 꼭지)을 추진 중이었다. 윤 국장은 7일 오전 제작진의 항의 과정에서 “엠비(MB) 깎아내기로 볼 수 있다”고 답하며 ‘정권 눈치보기’란 의구심을 샀다.

▲ 한겨레 3월 9일 28면
시교국 PD들은 ‘생생 이슈 사태’를 〈PD수첩〉의 어두운 앞날을 예견케 하는 시작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날카로웠던 〈PD수첩〉의 탐사보도와 권력비판 기능이 무력화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은 ‘총체적으로 바뀐 인적 구성’에서 비롯된다. MBC가 2일 최승호 PD를 포함한 〈PD수첩〉 주축 제작진 6명(전체 11명)을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한 게 결정적이었다. 김재철 사장이 연임되자마자 임명한 윤 국장은 김 사장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후배다. MBC 구성원들 사이에서 ‘대선·총선 대비와 정부·여당에 유리한 언론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눈엣가시 같은 피디수첩을 거세해 버린 인사’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교국 PD들은 7일 잇달아 연 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10~11일 집단 연가(7~8일 계획 연기)를 내고 제작거부 찬반투표 및 윤 국장 신임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겨레는 “〈PD수첩〉 사태가 사쪽의 단체협약 해지와 지역사 통폐합 강행(청주·충주 및 강릉·삼척문화방송 노조는 겸임 사장 출근저지 투쟁 돌입) 및 인사평가 최하등급 강제할당 문제와 맞물리며 어떤 폭발력을 보일지도 관건”이라며 “사내 이슈로 비칠 수도 있는 나머지 사안들에 비해 프로그램 내용으로 직접 확인되는 〈PD수첩〉 사태는 가장 화력이 센 ‘뇌관’”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승호 PD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재철 사장이 오고 나서 권력에 대한 비판 성향을 계속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고 생각한다. 단체협약 해지가 분수령이었다”면서 “〈PD수첩〉 제작진 인사발령은 얼마 남지 않은 비판 저널리즘의 싹을 완전히 잘라버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향은 이어 ‘내부로부터 언론 역주행에 호응하는 하수인들’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번 〈PD수첩〉의 파행인사와 잇따른 무릎기도편 취소 사태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이런 충실한 내조자들”이라며 “철저히 권력과의 교감 속에 처신하되 권력보다 빨리 눕고 먼저 일어나는 이 내조자들이야말로 권력의 하수인으로 규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들은 오늘도 언론의 자존심과 긍지에 상처를 입히며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후퇴에 앞장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중동 방송’ 투자기업, 제품 불매로 ‘응징’

언론 종사자와 노동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중·동 방송 퇴출 무한행동’이 종합편성채널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대해 본격적인 불매운동에 돌입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조·중·동 방송 퇴출 무한행동은 8일 프레스센터에서 ‘위법·특혜 조·중·동 방송 1차 불매운동 선포식’을 열고 불매운동 대상이 되는 기업체 8곳과 제품 목록 등을 공개했다.

불매운동 대상 기업은 대한항공·동아제약·녹십자(이상 조선일보 종편 주주), 에이스침대·한샘·일동제약(이상 중앙일보), 삼양사(동아일보), 동광제약(매일경제신문)이다.

무한행동 측은 “우리의 불매운동은 누군가를 정죄하고 파괴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 폭력과 반칙으로 지배하는 야만적 질서를 걷어내고 서로 소통하며 존중하는 호혜적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머지않아 조·중·동 방송과 함께하고 있는 기업들도 반칙과 특권의 늪에서 벗어나 우리와 동행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무한행동은 종편에 출자하는 기업과 제품 목록, 불매운동 참여 방법이 담긴 스티커를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무한행동은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 한 업체에 대한 집중 불매운동을 벌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불매운동은 반민주·반민족 세력에 가담하는 기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선언하는 것”이라며 “언론노동자들은 조·중·동 방송의 퇴출을 위해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 “MBC·SBS 직접 광고영업 안돼”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제도 개선을 위한 방송법(미디어렙 법) 개정이 3월 임시국회에서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 미디어 광고 시장에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동아는 “MBC와 SBS는 관련 법령의 공백 상태로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4곳이 하반기부터 광고영업을 시작하면 자신들도 직접 영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형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광고영업에 나설 경우 광고 독과점이 심화되고 종교방송이나 지역방송, 신문 등의 광고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동아는 이어 “지상파 3사가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75%를 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MBC와 SBS가 각각의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 수주에 나서는 완전 경쟁을 처음부터 도입할 경우 취약 매체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MBC와 SBS의 ‘직접 광고영업’을 극도로 견제했다.

민주당은 MBC 문제 해결 이전에 종합편성채널의 광고영업을 미디어렙에 강제 위탁시키는 안을 신설하자고 주장한다. 동아는 “그러나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통해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인 종편을 같은 수준에서 규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YTN 같은 보도채널도 독자적으로 광고 영업을 하고 있고 방통위 역시 종편에 대한 신설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둘러싼 논란

지난 6일 방송됐던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MBC)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경향신문은 프로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 초유의 서바이벌 게임 형식 때문에 방송 전부터 시작된 논란은 방송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경향신문 3월 9일 22면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 등 출연가수 7인의 노래는 방송 직후 음원차트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대중가요의 명곡을 재조명하겠다’는 프로그램 기획취지를 살렸다. 방송 이후 보컬의 본령으로 감동을 전하며 가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였지만, 이미 대중적으로 검증받은 가수들을 줄세워 웃음거리로 만든 무례한 시도라는 부정적 평가도 만만찮다. 경향은 ‘나는 가수다’를 둘러싼 둘러싼 가요계 여러 관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 김형석(작곡가) = 정통음악으로만 승부해 왔던 가수들에게 ‘배틀’을 붙이는 것이 서글플 수도 있지만 그런 방법을 통해 대중이 황금시간대에 좋은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을 수 있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방송시작 전엔 ‘막판까지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보고나니 포장과 마케팅만 달리한 것일 뿐, 결국 진짜 음악은 대중을 감동시킨다는 것을 느꼈다.

# 강태규(음악평론가) = 애초에 중량감 있는 가수들이 오락프로그램에 나와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오락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가창력과 든든한 음악적 뿌리는 흔들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오히려 실력 있는 가수들을 방송 공간에서 더 많은 대중과 만나게 하는 방법적 연구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나 박정현의 ‘꿈에’는 좋은 노래지만 모르는 대중이 많았다. 이 노래가 소개된 뒤 음원차트를 싹쓸이하는 것을 보면서 대중과 가수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임진모(음악평론가) = 가창력과 실력을 이미 대중에게 검증받은 가수들을 순위 매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슈퍼스타 K>는 평범한 사람들을 일약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면, <나는 가수다>는 오히려 잘 나가는 가수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반작용이 우려된다.

# 익명을 요구한 톱가수 = 머라이어 캐리, 마이클 잭슨, 비욘세, 셀린 디온을 한무대에 올려 서바이벌 오디션을 벌인다고 생각해보라. 이는 시청률에 모든 것을 거는 한국적인 특수한 방송환경이 만들어낸 일이다. 또 음악을 알리는 방식에 대해 고민이 많을 중견 가수들의 약점을 노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혼돈스럽기도 하다. 일단은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TV 프로그램 ‘멘토’ 열풍, 왜?

TV 프로그램에 ‘멘토’ 바람이 불고 있다. 멘토 바람은 Mnet의 <슈퍼스타 K>를 비롯해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과 <일요일 일요일밤에-신입사원> 등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연예오락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진다. <위대한 탄생>의 경우 5명의 가수 출신 심사위원들이 저마다 4명씩의 멘티를 선정함으로써 이들을 멘토스쿨에 합류시키고 이 중 최종적으로 2명의 멘토만 돼주는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에 앞서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합창단편’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박칼린도 단원들의 멘토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바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멘토들은 공통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심지어 ‘루저’에 가까운 개인을 반짝이는 보석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때로는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혹독한 질책으로, 때로는 따뜻한 조언으로 멘티들을 다듬어간다.

멘토는 드라마에서도 보인다. 가깝게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림하이>에서 교사 ‘강오혁’ 역의 엄기준, 멀게는 2008년 화제 속에 방영된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까다로운 지휘자 ‘강마에’ 역의 김명민 등이다.

그렇다면 왜 최근 부쩍 TV프로그램에 멘토 열풍이 이는 것일까. 경향신문이 현시대의 대중이 처한 사회·심리적 상태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이에 대해 주은우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돌아가시면서 크게 보면 이제 우리 사회에는 정신적으로 더 이상 믿고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어른이 없다”며 “모든 사람을 개별화시키고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게 만드는 신자유시대에서, 어른에 대한 동경, 향수, 갈구가 멘토라는 판타지 형태로 형상화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씨도 “구조적으로 공정하거나 정의롭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예능프로에서 멘토라는 이름으로 위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예능오락 장르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멘토 붐 현상이 결국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상술에 불과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공존한다. 윤인진 고려대 교수(사회학과)는 “멘토라는 것은 지속성과 책임성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인데, 상업화한 예능프로에서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일시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이들을 멘토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은 멘토의 진정성을 무시하는 사이비 멘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신문방송학과)도 “기획사들이 양산하는 예능스타들은 자율적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짜여진 틀에 맞춰 만들어진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멘토 역시 멘티들에게 개성을 가지라고 요구하면서도 결국은 비슷비슷한 예능인들을 찍어냄으로써 자기방식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는 존재”라고 말했다.

인터넷 방송국 개국에 거리 광고까지…기획사 횡포 맞선 ‘JYJ 팬들’

지난 3일 ‘아이 러브 제이와이제이(ilovejyj.com)’라는 이름의 인터넷 방송국이 문을 열었다. 개국 기념 첫 방송 시각인 저녁 8시가 되자 접속 폭주로 서버가 다운됐다. 가수 ‘JYJ’의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서다. 결국 개국방송은 하루 미뤄졌고, 5일과 6일에도 개국 특집 방송이 이어졌다.

한겨레는 “이 인터넷 방송국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JYJ의 방송 출연을 막는 대형 연예기획사와 지상파 방송사의 횡포에 항의해 팬들이 직접 가수와 대중이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개국에 든 자본과 인력은 모두 팬들의 ‘기부’로 이뤄졌다. 작가팀 13명, 영상팀 3명, 웹페이지 제작팀 7명, 음향팀 3명, 중국어·일본어 번역팀 7명 등 총 70여명의 팬들이 ‘재능기부’로 제작에 참여했다.

JYJ는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에 속했던 김재중·박유천·김준수 셋이서 만든 팀이다. 이들은 2009년 7월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소송을 내면서 △13년 종신계약 △음반 판매 0.4~1% 수익 배분 등 불공정 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이때부터 JYJ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이들은 독립해 지난해 10월 첫번째 앨범 ‘더 비기닝’을 내놨지만, 지상파 방송에선 볼 수 없었다. 지상파 방송의 한 예능 PD는 “거대 연예기획사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질까봐 예능 PD들이 JYJ를 섭외할 생각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2월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1부(재판장 김대웅)가 “SM엔터테인먼트는 JYJ의 연예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명령을 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케이블 방송사마저 2월 중순부터 방영 예정이던 ‘JYJ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편성을 돌연 취소했다.

하지만 JYJ의 지상파 방송 출연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월28일 JYJ의 해외팬 8만6418명은 서울중앙지법에 ‘JYJ 방송 활동 보장을 위한 탄원서’를 냈다. ‘JYJ 팬 연합’은 7일부터 압구정역·홍대입구역 등 서울시내 지하철역 21곳과 시내버스 등에 “JYJ, 당신의 청춘을 응원합니다”,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 지상파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내용의 광고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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