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교국 PD ‘국장 퇴진’ 제작거부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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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교국 PD ‘국장 퇴진’ 제작거부 결의
시점은 비대위에 위임…“‘PD수첩’ 망가뜨리기 더는 묵과 못해”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1.03.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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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PD 등 〈PD수첩〉 주요 제작진 교체와 ‘MB 무릎기도’ 불방 지시와 관련해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윤길용 국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시교국 PD들은 지난 10~11일 집단 연가를 낸 뒤 총회를 열고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퇴진과 〈PD수첩〉 사수를 위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현재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PD수첩〉을 비롯해 〈불만제로〉, 〈7일간의 기적〉, 〈MBC 스페셜〉 등 10여개에 달해 PD들이 집단 제작거부에 돌입할 경우 외주제작을 제외한 상당수 프로그램의 차질이 예상된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11일 새벽 4시까지 진행된 마라톤 총회에서 사측에 윤길용 국장의 퇴진과 ‘〈PD수첩〉 죽이기 인사’ 철회, 프로그램의 자율성 확보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제작거부 돌입 시점은 시교국 비상대책위원회에 위임한 상태이며, 사측의 대응을 보고 돌입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PD수첩〉의 전성관 PD가 ‘MB 무릎 기도’건에 대한 취재 중단 지시에 불복, 다른 아이템에 대한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여서, 오는 23일로 예정된 인사위원회 결과에 따라 제작거부 시점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교국 비대위는 14일 성명을 내고 “윤길용 국장의 ‘PD수첩’ 망가뜨리기 책동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윤길용 국장 즉각 퇴진 △〈PD수첩〉 파행인사 철회 △전성관 PD 징계절차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오로지 오기와 고집, 일방적 명령만이 프로그램을 지배하고 있고, 시사교양국은 순식간에 엉망이 돼 버렸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윤길용 국장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강제 축출 이후에는 ‘PD수첩’의 아이템 선정과 취재에 대해 편파적인 통제를 주저 없이 감행했다. ‘MB 무릎기도’ 아이템을 일방적으로 제작 중단시키고, ‘MB 깎아내리기’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이템을 막았다는 황당한 이유를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시사교양국장은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시청자에 대한 예의마저 없었다. 비합리적 제작중단 지시에 항의하는 PD에게 ‘제작거부’라는 어마어마한 죄명을 씌워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프로그램이야 망가지든 말든 알 바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대통령 등 권력과 관련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막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시사교양국 PD들은 방송의 독립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투쟁에 나설 것이며,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이를 지켜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윤길용 국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제작거부를 결의하는 한편, 윤 국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도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도 대응에 나섰다. MBC노조는 지난 8일 방송된 〈PD수첩〉에서 ‘MB 국가조찬기도회 무릎 기도’건이 국장의 지시로 불방된 데 대해 책임을 묻는 공정방송협의회 개최를 사측에 요청한 상태다. 노조는 “다른 누구도 아닌 대통령의 행동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에서 크게 다룬 사안을 보도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과도하게 ‘MB 구하기’에 나선 윤 국장의 행태는 공정방송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등 200여개 단체는 오는 16일 ‘〈PD수첩〉 사수 공동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PD수첩〉을 지키기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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