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취임 후 관제 특집프로그램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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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특집 방송 월 평균 11편… KBS 새노조 문제제기

▲ KBS본부 노보 2011년 3월31일자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KBS가 정부 홍보성 특집프로그램을 한 달 평균 11편을 방송해 매주 2~3편을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31일 발행한 노보에서 “2009년 말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방송된 각종 모금방송과 G20, 원전 등 특집프로그램이 177편에 이른다”며 “관제·계도성 특집 프로그램들로 도배가 됐다”고 비판했다.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대한민국의 힘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다〉, 〈기획특집 한국형 원전 세계로〉, 〈G20특별기획 쾌적 한국, 국격을 높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결산, 대한민국이 행복합니다〉 등 정책 홍보성 특집 프로그램들도 집중 방송됐다.

이 가운데 G20 홍보특집은 45편, 천안함 특집은 15편에 달하며, 헌혈·발열조끼 모금 등과 같은 각종 모금 방송은 39편이나 방송돼 한달에 3편 가까이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KBS본부는 “모금방송이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내외부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며 “사내에서는 ‘KBS가 보건복지부 소속이냐?’, ‘사장 인맥 쌓기 프로젝트냐’는 냉소 섞인 자조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KBS본부는 특집 프로그램들이 정국 전환용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배치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KBS는 지난해 9월 26일 ‘17세 이하 여자 축구월드컵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우승한 당일 〈KBS스페셜〉을 결방시키기고 〈특집 태극소녀들 세계정상에 서다>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당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이 ‘MB도곡동 땅 전표’ 폭탄 선언 한데다 김황식 총리후보의 병역기피 의혹, 배춧값 폭등으로 정국이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편성이 정부 여당에 쏟아지는 비판여론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 정부 홍보성 특집프로그램을 비판한 패러디 사진
또 지난 11일과 13일 편성된 KBS특집 생방송 〈에너지위기 절약이 희망입니다〉 1,2편에 대해서도 사측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KBS본부는 지적했다. KBS본부는 이날 오후 8시에 예정돼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유전 확보 기자회견을 에너지 특집 방송과 연동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프로그램은 3월 초 방송될 예정이었다가 여러차례 편성 일정이 오락가락하다 지난 11일과 13일 2회 방송으로 최종 결정됐다. 그런데 사측은 13일 예정된 두번째 방송 시간을 KBS  간판 다큐멘터리인 〈KBS 스페셜〉을 결방시키고 오후 7시 40분으로 결정했다.

KBS본부 한 관계자는 “에너지 관련 특집방송이 긴박한 아이템도 아니고 굳이 〈KBS스페셜〉을 결방시킬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당시 〈KBS스페셜〉제작진도 문제를 제기하고, 노조도 대응하려고 했지만 일본 대지진으로 방송 자체가 연기돼 공방위 안건으로만 올린바 있다”고 말했다. 

KBS본부는 지난 29일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노사 공동의 실태조사 △ 특집방송 가이드라인 제정 등 최소한의 기준 마련을 노사가 공동으로 마련할 것을 제안했으나 사측은 거부했다.

사측은 이 자리에서 에너지 특집 방송 관련 의혹에 대해  “대통령의 기자회견 여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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