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몰랐던 뇌의 비밀, '기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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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탐구 3부작 '기억'의 김윤환 ·박은희 PD

KBS 사이언스 대기획 인간탐구 3부작 <기억>의 시작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 연출을 맡은 김윤환 PD는 2006년에 KBS스페셜 특별기획 HD 6부작 다큐멘터리 <마음>제작에 참여했다.

당시 <마음>은 기억을 공포와 결부해 ‘기억을 버려라’고 주문했다. 김윤환 PD는 “<마음>에서는 기억을 한 부분으로 봤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기억에 대해 깊이있게 다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PD가 이런 마음을 품고 있는 사이 기억은 현대사회의 새로운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 다른 방송사에서 과학다큐 주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기억>을 연출한 김PD와 박은희 PD를 지난 25일 KBS신관 8층 과학카페팀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PD는 지난해 2월 <기억>을 기획하면서 ‘기억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돌아갔다. 과거에 갇힌 기억이 미래를 여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이전까지 같은 주제로 제작한 다큐는 ‘워킹메모리’나 ‘슈퍼 기억력자’ 등 기억을 잘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런 프로그램과 차별화하기 위해 우리는 인간본성 탐구로 방향을 잡고 기획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KBS 1TV에서 방송되는 KBS 사이언스 대기획 인간탐구 3부작 '기억'을 연출한 김윤환 PD와 박은희 PD를 지난 25일 만났다.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은 시청자들에게 ‘기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였다. 제작진은 먼저 손에 잡히지 않는 기억의 실체를 첨단 특수영상으로 구체화했다. 인식의 영역을 영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은 과학다큐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부분이다.

김 PD는 “기억을 영상화하는 작업에 애를 많이 썼다”며 “‘특수촬영팀과 특수영상팀이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기억’의 기능과 작용을 쉽게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한 대뿐인 7T PET-MRI와 실시간으로 뇌의 활성화 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MEG등 최첨단 의학 장비와 촬영 장비들이 쓰였다.

또 심리실험을 통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기억의 얼굴을 담아냈다. 제작진은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의 입을 빌어 인문학적 접근도 시도했다.

1부 ‘오래된 미래, 기억’에서는 기억의 공간을 과거에서 미래로 확장했다.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한 시간 단위로 사는 출연자를 만났다. 그는 한 시간 마다 기억이 지워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해마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기억의 의미를 짚어봤다. 2부 ‘두번째 선물, 망각’은 기억과 한 쌍인 망각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잘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

3부에서는 기억력 감퇴에 불안해하는 158명이 모여 기억력 회복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운동요법 등을 통해 이전보다 기억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살펴봤다. 20대 의대생부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70대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가 참여했다.

8주 동안 이뤄진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70대 할아버지의 향상도가 가장 높았다. 박은희 PD는 “뇌 세포는 노력으로 재생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20대부터 뇌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뇌를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운동을 하거나 다이어트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단행본 출간도 앞두고 있다. 박PD는 “전문가 감수에 시간이 걸려 동시 출간은 어렵게 됐지만 조만간 책으로도 ‘기억’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해외상 출품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희 PD는 “BBC, NHK를 이끄는 견인차는 문명과 과학이라는 화두”라며 “과학다큐가 국내에서는 틈새시장이지만 해외에서는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말했다.

<기억>은 오는 29일부터 KBS 1TV에서 사흘간 방송된다. 방송시간은 1부는 밤 10시, 2부와 3부는 저녁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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