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광고 직접 판매, 지역방송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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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광고 직접 판매, 지역방송 위협”
‘민영 미디어렙 및 종편채널 도입과 지역방송의 대응방안’ 세미나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1.05.2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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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학회 ‘민영 미디어렙 및 종편채널 도입과 지역방송의 대응방안’ 세미나 현장 ⓒPD저널

지역방송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세미나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의 광고를 자율 판매 방식에 맡기다가 시장 지배력이 커지게되면 미디어렙을 통한 간접판매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지난 19일 한국방송학회(회장 김훈순)는 ‘민영 미디어렙 및 종편채널 도입과 지역방송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의 발제를 맡은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종편의 영향력을 예단하기 전에 종편채널에 대한 규제 수준을 차후에 미디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근거로 마련돼야 한다”며 “신규 종편은 광고 자율판매를 유지하다가 지배력이 높아지면 미디어렙을 통한 판매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송학회 ‘민영 미디어렙 및 종편채널 도입과 지역방송의 대응방안’ 세미나 현장 ⓒPD저널

그는 “종편 출범 초기에는 규제 수준을 지상파 보다 가벼운 유료방송에 준하도록 하고 추후 지상파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 채널이 나타나면 지상파에 준하는 규제 수준으로 강화한다면 공익성과 규제 형평성 양 측면에 모두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 교수의 주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하반기 신규 종편과 보도채널의 출범을 앞두고 군소 매체인 지역방송의 광고 수급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종편을 유료방송과 같은 규제 수준에 맞출 경우 군소 매체들의 존립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미디어렙은 광고를 판매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방송 광고’를 판매하고, 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며 “처음부터 광고 판매를 의무 위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 교수는 “광고 직접 판매를 강력한 시장의 압력에 따라 규제를 풀어 놓으면 다시 묶기란 힘들다”면서 신규 종편이 광고를 직접 판매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방송의 공공성 약화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안준호 KNN 차장도 변 교수의 주장이 지역방송의 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특혜가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다. 안 차장은 “동일한 종편 채널이지만 지역방송은 무료 보편적인 종편 채널이고 신규 종편은 유료 채널”이라며 “유료 종편 채널은 광고 직접 판매가 가능하고, 무료 종편 채널인 지역방송은 광고 직접 판매를 못하게 하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보도기능을 갖고 있는 방송사의 경우 광고를 직접 판매하게 되면 광고주의 압력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도기능을 갖는 신규 종편의 광고를 직접 판매 방식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차장은 방송의 영향력과 광고 판매 방식의 역학 관계를 재구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최대 보도채널인 YTN의 시청률은 1%로 50만 명 정도가 시청하지만 KNN의 시청률은 7%대로 60만명 정도가 본다. 그러나 YTN은 지역방송보다 광고 수입을 2배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며 규제체계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편성 규제 완화·광고 산업의 인프라 등 정책적 개선 필요해

지역방송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다른 대안으로 전파료 배분 구조를 개선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전파료는 지역사가 중앙사 프로그램을 송출할 때 필요한 제경비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배분을 담당하고 있다.

변 교수는 “중앙사와 지역방송 간 전파료 배분구조부터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준호 KNN 차장도 “광고 수익에 전파료를 통합해 지역방송과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에 나선 토론자들은 지역방송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콘텐츠 유통의 활성화와 광고 산업의 인프라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지역방송에서 제작한 양질의 콘텐츠가 우수한 프로그램들이 많은데도 일회성 방영에 그치고 있다”며 “이들 프로그램들은 중앙 방송과 지역방송 간의 네트워크 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방영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영 미디어렙 도입되기 전에 우선 광고 산업 전반의 인프라부터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지상파와 종편의 비즈니스 모델은 같다”며 “광고판매방식과 광고규제방식을 비슷한 수준이 아닌 동일하게 해야 한다”며 공평한 제도적 장치 도입을 언급했다.

이수범 인천대 교수도 “앞으로 광고산업의 활성화는 기존에 체계화되지 않았던 광고의 기준 및 광고 거래를 표준화를 마련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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