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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 반대즉흥적 - 편의적 규제 혐의 짙다 방송사의 진지한 ‘반성’ 선행됐는가? 임진모<대중음악 평론가>
|contsmark3|“염색머리를 한 여가수가 카메라 앞에선 단정하게 모자를 썼다가 인터뷰가 끝나기가 무섭게 모자를 확 벗어던지더라구요. 연예인들이 매무새를 고치느라 촬영 시간도 불필요하게 많이 걸려요. 이번 규제가 과연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얼마전에 만난 모 연예프로그램 pd의 하소연과 불평이다. 그는 거리의 청소년과 연예인들이 ‘의도적으로’ 복장과 장신구 등을 점잖지 않게 꾸미는 때에 방송사가 뒤늦게 ‘건전’을 강요하는 것은 시도착오라며 씁쓸해 했다.무엇보다 이번 규제조치는 일방적이다. 전가의 보도나 같은 공익이나 공영성을 내걸고 있지만 실상 거기에 문화현상에 대한 진지한 검토나 여론 수렴의 노력이 동반된 것 같지는 않다. 너무 갑작스럽다. 그러니까 지난 7월 1일 시행된 청소년보호법에 발맞춘 즉흥적 발상이니 시대역행이니 하는 지적이 뒤따르는 것이다.지금의 청소년문화는 한마디로 ‘하위문화’라고 할 수 있다. 하위문화는 감성과 감각이 그 특징이다. 그러면서 엘리트와 지성이 지배하는 상위문화에 대항적 성격을 갖는다.흑인 음악을 듣는 청소년들은 은근히 백인 팝음악에 감염된 기성세대에 대한 반란을 즐긴다. 기성세대들은 과거에 흑인음악을 ‘먹통’ 운운하며 무시했다. 합합, 레게, 갱스터 헤어와 복장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상위문화적 기성세대의 시각으로만 접근해선 이해될 리가 없다.청소년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하기에 앞서 더 한심한 것은 이런 유행풍조가 다름아닌 방송사들이 만든 쇼 오락프로그램에 의해 널리 유포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방송사는 지금까지 파격과 반란의 청소년문화를 시청률 제고를 위해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만약 연예인의 복장이 문제라면 방송사가 그렇게 만든 주범이요, 최소한 공범이다.자신들이 이제까지 별 여과없이 불려온 것을 ‘국민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하겠다니 이것이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식’이 아닌가.공영의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규제 이전에 방송사의 진지한 ‘반성’이 선행되는 것이 수순이라고 본다. 허황된 얘기일지 모르지만 공익성이 목표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프로에 건강한 철학을 일관성있게 반영하는 자세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공영과 시청률은 도저히 접합되지 않는 기차의 레일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듯 하지만 종국에는 하나로 만나게 되어 있다.이번 규제가 편의적이라는 점은 구체적으로 규제대상과 항목을 자세히 정해 놓고 있다는 대목에서 읽을 수 있다. 기록은 깨기 위해 존재한다지만 규제항목은 ‘피하기’ 위해 있게 된다. 꼼꼼한 표절심의규정이 있을수록 표절은 더 교묘하게 활개친다. 마찬가지로 검은 선글래스를 금지하면 삼척동자라도 선글래스를 안 쓰는게 아니라 노랗거나 빨간 선글래스를 쓴다.올바른 문화형성에 기초하지 않으면 규제노력은 피하는 수법의 발달만 야기하며 현실적으로도 제작진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되어 근본적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공익성 살리기’는 방송제도와 규제가 아니라 방송문화를 통해 가능하다.그리고 사족이지만 이제 더 이상 ‘규제’니 ‘금지’니 ‘단속’이나 하는 말 좀 안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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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 찬성 시류에 편승한 감 있으나 환영할 일 지속적인 규제로 과거 상황 답습 말아야 윤명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모니터회>
|contsmark7|사회전반에 청소년문제가 돌출되면서 방송3사가 청소년의 정서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에 대해 연예인 복장규제를 확산하고 있다.사실 tv나 그 속의 연예인들이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엄청난 것이다.그러나 tv의 쇼프로그램을 보면 화려한 조명, 현란한 의상과 몸짓의 출연진들이 화면을 채우고 드라마는 불륜, 패륜에다 폭력성, 선정성, 과소비 조장까지 하고 있다. 또한 사회현상을 고발하는 시사프로그램은 사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선정적인 화면을 여과없이 내보내 오히려 또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이러한 현실에서 연예인처럼 울긋불긋 머리를 염색하고 힙합바지를 입고 똑같은 귀걸이를 한 10대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선악의 기준도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확실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없이 무조건 따라하는 10대들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방송3사의 연예인 복장규제는 사회적 시류에 편승한 감은 있지만 일단 찬성할 일이다.방송3사의 규제내용을 살펴보면 과다노출, 지나친 염색, 문신 등의 외형적인 것과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가치관에 혼란을 주는 행위, 유해한 표현행위까지 규제되어 있다.그러나 그 중에는 불필요하게 세분되어 있거나 기준이 주관적이고 모호한 경우도 있다.예를 들면 남자연예인의 큰 귀걸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의상, 찢어진 청바지는 규제대상이라고 명시하고 힙합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것 등은 획일적인 잣대로만 규제할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또,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잣대의 남용은 연예인의 창조적인 표현활동을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 그러므로 복장검사식의 타율적인 규제가 아닌 상황에 따른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아울러 연예인 각자 나름대로의 의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본다.또한 청소년문제가 제기될 때에만 거창하게 발표하고 그때뿐인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심이 요구된다. 지속적인 규제 없이는 과거의 상황이 그대로 답습될 수밖에 없다. 전시용, 일회용이 아닌 시청자를 위하는 방송사의 일관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시청자들은 일상과는 다른 괴리감으로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 현실과 동떨어진 교과서적인 청소년 프로그램, 사회현상을 고발할 뿐 대안은 없는 시사프로그램, 현란하고 화려한 조명아래 유치한 말장난으로 일관하는 쇼 프로그램에 식상하고 있다.지금껏 보여준 불륜, 과소비, 폭력성, 선정성에서 벗어나 인기나 시청률에 좌우되지 않고 진실되고 올바른 내용과 건전한 가치관을 일관성있게 반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또 방송이 청소년들의 가치판단이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을 느낀다면 연예인의 복장규제가 청소년문제에 따라 다니는 유명무실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탄력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규제를 통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믿고 볼 수 있도록 책임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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