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의 눈] ‘나는 꼼수다’가 상식적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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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정권을 비판해야 한다. 그게 상식이고 그게 상식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설사 정권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를 부인하진 않는다. 다만 비판의 정도가 얼마나 적절하냐를 가지고 서로 의견을 달리할 뿐이다. 당연히 이 정권의 대표적 정책이라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언론이 비판하는 것 역시 상식이다. 아니 대표적 정책임에도 비판하지 않으면 그게 몰상식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언론은 그러한 비판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역시 상식이다. 자연스러운 일이고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만약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언론이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건 언론이라 할 수 없다. 그저 스테이션을 가지고 있거나, 윤전기를 돌려 신문을 찍어 낸다고 해서 다 언론이 아닌 것이다.

당연히 언론이 언론이기를 스스로 부정한다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부여하지 않는 것이 옳다. 제대로 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언론은 ‘광고 회사’나 ‘홍보 회사’ 혹은 ‘콘텐츠 제작사’나 ‘출판사’, 아니면 아예 정책 홍보 방송과 같이 자기에게 적합한 ‘정명(正名)’을 찾아 주는 것이 옳다.

그와 함께 기존에 ‘언론’으로서 부여된 모든 권리도 박탈하는 게 맞다. 특히 방송의 경우 뉴스와 같은 보도 기능을 회수하고, 배타적 독점권이 부여된 주파수를 회수하는 것이 옳다. 이러한 배타성을 부여한 것은 그들이 잘나서가 아니라 그저 언론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하라고 안 잘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여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게 회수한 것들을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하는 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감시하고 수정해 내는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이들, 사적인 이익이나 혹은 월급을 받기 위해 입 다물고 있는 그런 이들이 아니라 그 모든 걸 포기하고 제대로 된 언론다운 언론을 만들어 갈 줄 아는 이들 말이다.

그러한 권한을 부여 받을 이들이 과연 누가 있을까?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기성언론 중에선 찾을 수가 없다. 특히 ‘방송’ 중엔 정말 단 한개도 없다. 이는 바꿔 말해 현재 기성 방송 중에서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서조차 맘 놓고 비판하는 방송이 단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홍보에 열을 올리며 스스로를 ‘정책 홍보 방송’으로 삼는 자기학대적 일에 매진하며 스스로 언론이기를 부정하고 있을 뿐.

▲ 김진혁 EBS PD
그러니 어쩌겠는가? 비록 좁은 라디오 스튜디오 하나밖에 없고-그나마도 ‘임대’고-직원(?)이라고 해봐야 끈 떨어진 전직 정치인, 잘린 전직 PD, 직업이 애매모호한 인터넷 언론 사주, 소송 건수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주간지 기자가 전부인 팟캐스트 방송에 언론의 권위를 부여할 수밖에. 방송 내용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최소한 그들은 모든 정부 정책에 대해 거리낌 없이 비판할 줄 아는 ‘상식적 언론’이 아니던가?

그래서 오늘도 단지 ‘상식적 언론’을 원하는 많은 이들이 ‘나는 꼼수다’의 업데이트를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저 웃기고 재밌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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