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책 : 지역방송 콘텐츠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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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선미의 Chat&책]

 

▲ 김어준의 책 ‘닥치고 정치’ 표지 ⓒ푸른숲
최근 <나는 꼼수다>를 통해 팟캐스트라는 미디어가 주목 받으면서 김어준씨의 ‘닥치고 정치’도 출판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어지럽게 돌아가는 정치 사회적 현실, 생활 깊숙이 파고든 스마트폰의 위력과 결합되면서 미디어의 경계를 허문 콘텐츠 빅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아날로그 미디어의 쇠퇴 속에서 12월 1일 종편이 출범한다. 이는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사들 간의 콘텐츠와 광고시장 전쟁이 본격화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전국 지상파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 속에서 방송 콘텐츠를 제작 중인 지역 방송사들은 이제 콘텐츠 생존을 위한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험대에 서게 됐다.

지역 방송의 활로는 과연 어떻게 찾아야 할까? 지역 방송물과 출판 콘텐츠와의 적극적인 결합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한다. 물론 실정은 녹록치만은 않다. 출판 시장 자체도 불황인데다 지역 방송물과 출판과의 결합을 통한 성공모델은 과연 존재할까?

실제 주요 인터넷서점에서 지난 10년간 도서 데이터베이스(DB)를 검색해 보면 지역 방송사의 자체 방송물을 모체로 한 출판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찾아보기 어렵다. ‘KBS부산’과 ‘KBS대전’, ‘대구MBC’만이 관련 도서가 검색된다. 이중 지역 방송국을 순수 저자로 한 도서는 ‘하늘과 맞닿은 바람의 나라 몽골 - 대구 MBC 특별기획 10부작’이 유일하다. 그만큼 지역 방송물을 모태로 한 출판물 시장은 존재감이 없다고 할 정도로 미약하다.

그렇다고 출구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좋은 콘텐츠는 얼마든지 출판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지역 방송과 출판 콘텐츠와의 결합을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의 실정상 지역 방송사 내부에 출판을 비롯한 2차 저작권 콘텐츠 비즈니스를 담당할 전문가를 양성시키기는 어렵다.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첫째, 지역 방송사가 일 년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자체 기획물에 대해서 출판사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마련한다. 둘째, 역으로 관심을 표명하는 출판사들이 연합 방식으로 지역 방송물을 개발할 수 있는 콘텐츠 아이템을 제공하고, 방송 제작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한다. 셋째, 콘텐츠 저작 비즈니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와 전략적으로 제휴하여 지역 방송물을 매개로 한 출판 등 2차 저작권 비즈니스를 진행한다. 일례로 2011년 상반기 대구 MBC의 다큐멘터리 2부작 <高麗(고려)초조대장경>이 호평을 받았고, MBC를 통해 전국에 재방영되었다. 현재 이 다큐멘터리는 출판화가 진행 중이다.  

▲ 노진선미 마더커뮤니케이션 대표
지역 방송이 지역에만 송출되는 콘텐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데에 전국적인 유통망과 간접 광고가 될 수 있는 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책이 뜨면 지역 방송물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양육강식의 콘텐츠 정글 속에서 과연 지역 방송사들이 만년 약자가 될 것인지, 작지만 강자가 될 것인지는 방송 기획 단계부터 전국적, 전 세계적인 콘텐츠 비즈니스 생산이 가능한 기획과 철저한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어 갈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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