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의외의 질문을 받았다. 2012년 미디어의 화두가 무엇이냐는 것이 질문의 요지였다. 물론 나는 미디어를 전공한 학자가 아니라, 인터넷 정치를 전공해서 잘 모른다고 응답했더니 그래도 꼭 알고 싶고 궁금하단다.

그래서 내가 그분에게 조심스럽게 던진 이야기가 선거와 소셜 웹(social web)이라고 했다. 그 지인은 2012년이 총선과 대선이 있기 때문에 미디어의 화두가 될 것이란 점은 수긍했지만 소셜 웹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계속됐다.

물론 소셜 웹이란 용어가 사회과학적으로 엄밀히 정의된 것은 아니다. 많은 학자들이 2010년에는 스마트폰이 미디어의 화두였다면, 2011년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중심이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필자는 2012년에는 기존의 유선과 무선이 통합되고,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과 SNS가 결합된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를 지칭하는 소셜 웹이 미디어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미디어뿐만이 아니라 이미 기업에서는 소셜 웹 마케팅이 부각된 지 오래다. 서점가를 잘 살펴보면 소셜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적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에 관한 책이 넘쳐난다. 아직 국내에서는 활발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쌍방향 소통의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은 주요 기업들의 마케팅 방법 중 하나다.

글로벌 컴퓨터 제조사인 델사 제품에 불만을 품은 네티즌들이 구글 검색어 공격을 통해 델사를 검색하면 연관어로 “델! 지옥으로 떨어져라”라는  뜻의 ‘델 헬(Dell Hell)’이라는 문구가 나오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델사가 사건을 겪은 이후 적극적으로 네티즌과 소통하면서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고 서비스를 개선한 것은 소셜 웹의 초보적인 형태다.

이제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그것을 제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한 라면회사가 레시피에 대한 네티즌 논란으로 라면 표지 뒷면에 인쇄된 물의 양을 바꾼 적도 있다.

소셜 웹이 단지 비즈니스 영역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최근 소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도 2012년 선거를 앞두고 소통 방법으로 소셜 웹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선거 국면에서 더욱 새로운 소셜 웹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SNS를 위시로 한 인터넷의 365일 정치정보 제공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한정위헌 결정은 다가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신문과 방송만이 아니라 소셜 웹도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이미 여당과 야당에서 소셜 웹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도 들리고 있다. 과거와 같이 단순히 정치정보를 제공받는 수동적인 관계가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동질감을 느끼며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괴리됐던 정치인과 유권자의 관계를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감히 예언컨대, 2012년 선거 국면에서도 소셜 웹 플랫폼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결국 정치적 승자가 될 것이다.

▲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셜 웹을 구축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진정성있는 정치토론과 공약이 제시되며 거기에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그랬을 때 기존 소셜 미디어는 선거와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2012년은 단순히 기존 신문과 방송에서의 선거와 정치보도에도 관심이 모이지만 더욱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써 소셜 웹이 또 다른 대안적 미디어로 기능할 것인가를 가름하는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