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새누리당, MBC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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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새누리당, MBC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라
  • PD저널
  • 승인 2012.06.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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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의 공정방송 파괴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MBC 노동조합의 파업이 150일을 넘기고 있다. 그 사이 김재철 사장의 개인비리도 속속 드러났다. 김 사장은 특급 호텔과 귀금속 가게 등에서 법인카드로 2년 동안 무려 7억원을 사용했다. 또 개인적 친분이 있는 무용가 J씨에게 공연을 몰아주고 협찬금 20억원 이상을 밀어주었으며, 자질이 의심스러운 J씨의 친오빠까지 '해외 지사장'으로 특별 채용했다. 이것도 모자라 김 사장은 J씨와 함께 사촌 오누이 행세를 하며 개발 호재가 있던 충북 오송 지역의 아파트 석 채를 함께 구입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차례 고소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김재철 사장 대신 MBC 노조 집행부에 대한 사법처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김재철 사장 역시 비상식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의 범죄 혐의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재임기간 동안 파업 중인 조합원들을 위협하고 해고자 8명 등 징계자 200여명을 만들어 냈다. 시사교양국을 해체시키고, 이른바 ‘시용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대체인력을 채용해 조직문화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의지가 없고 김재철 사장 측은 양심이 없다. 사실상 이들에게 파업 해소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제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국회 다수의석을 갖고 있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MBC 파업과 관련해 여권의 인식 변화가 보이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의원은 지난 22일 “이번 파업이 징계사태까지 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김재철 사장의 거듭된 징계에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25일 MBC사태에 대해 “새누리당이 MBC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새누리당이 과거는 과거로 돌리고 공정방송을 담보하는 여건을 만들어 놓고 노조의 주장도 귀담아 들어야한다”고 당부했다.

물론 부정적인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민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곳이 정치권인데 시간만 나면 싸움나는 데 없나 찾아가 부채질하는 행태야말로 구태정치”라고 비난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말 속에 답이 있다. 그의 말마따나 갈등의 해소는 바로 정치의 영역이다.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MBC 파업 해결 촉구하며 민주당이 등원을 버티는 바람에 자신들이 덩달아 세비를 못 받았다는 푸념이 나왔다고 한다. 이는 국회 개원 지연으로 인한 세비 반납이 온당한가의 여부를 떠나,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생긴 웃지 못 할 풍경이다. 파업 중인 MBC 조합원들은 오늘로 다섯 달 째 급여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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