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영방송 합리적 사장 선임 제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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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공영방송 합리적 사장 선임 제도 필요”
[인터뷰] ‘안철수의 생각’ 대담 진행한 제정임 세명대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2.07.20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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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임 세명대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안철수의 생각>(김영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행보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 원장이 지난 19일 발간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언론사 파업까지 사회·경제 쟁점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이다. 언론은 안 원장이 본격적인 대선 출마 의사를 나타낸게 아니냐는 기사들을 쏟아냈고 이에 부응하듯 서점가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안철수의 생각>은 발간된 지 하루 만에 만 부가 훌쩍 넘게 팔렸다.

안 원장의 책 출간과 함께 이번 대담을 이끈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에게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사회부 및 경제부 기자 출신으로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국제경영자과정을 수료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제 교수는 경제칼럼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제 교수는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아홉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고질적인 사회 현안에 대한 안 원장의 생각을 거침없이 물었다.  <PD저널>은 20일 오전 제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담 전반에 대해 물었다.

- <안철수의 생각>이 발간된 이후로 파장이 크다. 예상했나

▲ 제정임 세명대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언론은 (안 원장의 행보에 대해) 당연히 관심을 갖고 기사를 쓰리라 여겼고 국민들의 관심도 쏠릴 거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안 원장이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서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정치· 경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책이 출간된 첫 날 만 부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민들의 안 원장에 대한 궁금증이 상당히 오랫동안 쌓여왔다는 것을 실감이 나기도, 놀라기도 했다.

- 이번 대담집을 내게 된 배경은.

안 원장이 <단비뉴스>팀(세명대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온라인 신문)이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다룬 책 <벼랑에 선 사람들>을 읽고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안 원장은 책에서 다룬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와 대안들이 제시된 점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그러다 안 원장이 때마침 책을 쓰는데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고 본인이 기자 출신이고 하다 보니 대담 형식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 대담을 진행하며 언론인으로서 나름의 원칙과 기준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공저로 책을 쓰는 거다 보니까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대신 국민들과 기자들을 대신해 궁금한 것을 묻고자 했다. 여러 궁금증에 대해 성실하게 답할 의무가 되어 있다면 대담을 하겠다며 안 원장에게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시작했다. 또 언론인으로서 정치인과 너무 가까운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제 소신이었다. 아직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언론인이 공저자로 함께 거론된다는 게 망설여졌다. 안 원장에게 개인적으로 <단비뉴스>처럼 공익언론으로 잘 키우고 싶다는 언론인으로서 본분을 명확히 했고 대신 궁금한 점은 다 묻겠다는 입장으로 선을 그었다.

- 안 원장의 언론 파업에 대한 입장은.

(지금은 MBC노조가 업무 복귀했지만) 안 원장은 MBC노조 파업의 원인이 공정보도를 어렵게 만든 경영진의 잘못이라는 인식라고 보고 있었다. 공정보도를 위해 노조 단위에서 싸우는데 지지하고 이해한다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안 원장은 공영방송에서 사장이 바뀌었다 해서, 정권이 바뀌었다 해서 논조가 오락가락 하는 것 자체가 방송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결국 안 원장은 누가 정권을 잡건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사장을 선임할 때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도록 합리적인 사장선임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공영방송이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방문진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나서 진상조사를 하는 게 아니라 마냥 손 놓고 있었다는 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 그 밖에도 정치·사회·경제 등 다양한 현안을 다뤘다. 경제 전문기자로서 인상적인 부분은.

현재 정치권 현안이 ‘경제 민주화’이다. 안 원장은 중소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중견기업으로 키운 실전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의식과 울분이 있고, 해결 방안에 있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 안 원장을 비롯해 주변의 벤처 기업인들이 여전히 겪고 있는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경험이 있다 보니 ‘경제 민주화’에 대한 견문과 설득력이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 <안철수의 생각>(김영사)

- 일부 언론에서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검증을 받아야 된다는 지적도 있다.

안 원장처럼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본다. 인터뷰 전에는 안 원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여러 차례 만나고 보니 빨리 결론(공식 출마 선언)을 못 내리는 게 이해가 갔다. 안 원장은 스스로 정치를 해본 적이 없는데 대통령이라는 엄중한 자리에서 실수가 용납될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안 원장은 또 자신이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지지율에 휩쓸려 공식화하는 것에 선은 긋는 것 같았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상세히 털어놓고,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는 단계인 것 같다.

-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소회는.

안 원장은 자신이 믿는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실천하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계획에 맞춰 수순을 밟아가는 거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공식 선언 여부를 떠나) 그가 의견을 구하는 단계라고 한다면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안 원장이 인터뷰가 내내 주제에 걸맞는 책들을 인용하는 걸 보며 책을 상당히 많이 읽고 있다는 점과 ‘노력파 안철수’라는 느낌이 강했다. 안 원장은 정치를 하든, 지식인으로 남든 영향력이 큰 사람이다. 우리 사회에 이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올바른 생각과 대안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대해 다행스럽고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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