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의 NBC와 영국의 BBC, 그리고 한국의 방송사들도 지난 13일 폐막한 런던 올림픽으로 제법 짭짤한 시청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야 그렇다 치고, 영국과 한국의 선수들은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가공할(?)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선수도, 미디어도 행복한 런던 올림픽이었다.

올림픽 기간동안 집을 떠나 올림픽 소식을 전한 2만여 언론인들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소식을 퍼 날았을까? 그 속을 잠시 들여다 보자.

기자와 프로듀서, 카메라맨과 포토그래퍼들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은 IBC와 MPC 였다.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er)와 MPC(Main Press Center)는 런던 올림픽의 24시를 전세계 204개국에 전파하는 미디어 허브였다. 언론인들은 경기장과 IBC, MPC를 바쁘게 오가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경기 결과와 그에 따른 환희와 좌절의 순간을 빠르고 생생하게 전했다.

IBC와 MPC는 올림픽 경기장이 모여있는 <올림픽 파크>에 차려졌다. IBC는 길이 275미터, 넓이 104미터, 높이 21미터에 이르는 건물로 5대의 점보제트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영국의 BBC, 미국의 NBC, 독일의 ZDF, 프랑스의 TF1뿐 아니라, 이라크와 사우디 아라비아등에서 온 방송사들이 입주해 스튜디오와 중계실을 차려놓고 올림픽 소식을 타전했다.

▲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 IBC와 MPC에서 올림픽 관련 소식들을 전달했다. ⓒ장정훈 통신원

MPC는 2만 9000 평방 미터에 이르는 4층 높이의 건물로 각국의 신문사와 사진기자들이 주로 사용했는데 그곳에는 각국의 통역을 도와주는 통역 도우미를 비롯해, 각종 시설의 이용과, 경기일정, 기자회견등과 관련해 언론인들이 요청하면 언제든 도움을 주는 도우미들이 상시 배치되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IBC와 MPC는 그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하루 5만명분의 식사를 24시간 공급할 수 있는 식당, 커피숍, 약국, 세탁소, 헬스센터, 은행, 기념품점, 사진장비 판매점 등 언론인들이 일하고, 먹고, 쉬면서 정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편의시설이 무료 혹은 유료로 잘 갖추어져 있었다.

각국의 언론사에서 파견된 언론인들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준비한 대학 기숙사등에 머물며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나 IBC에 등록된 자사의 취재차량을 이용해 미디어센터(IBC, MPC)와 경기장을 오가며 취재를 했다. IBC에 등록된 차량은 런던시가 올림픽 기간 중 교통체증을 우려해 한시적으로 실시한 올림픽 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었다. 올림픽 차선은 기존도로의 한 차선을 버스전용 차선처럼 전용한 것으로, 안그래도 상습적인 정체현상에 시달려 온 런던 시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원성을 사기도 했다.

테러에 대비한 검색은 차량과 사람 모두에게 행해졌다. 미디어 센터에는 37만 평방 미터에 이르는 크기의 주차장 시설이 있었는데 주차장 시설에 들어서면 군인들에 의해 차량검색이 이루어졌다. 때문에 각국의 언론인들은 IBC와 MPC로 들어서기 전에 미디어 패스를 보여주고 소지품 검색대를 통과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경기장 출입도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당연한 절차였지만 취재장소를 옮길 때마다 하루에도 대여섯번씩 반복적으로 거쳐야하는 절차여서 성가시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IBC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방송사는 OBS였다.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 올림픽 조직위원회 (IOC)가 운영하는 방송국이다. 올림픽을 최초로 TV에 실어나른 것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였다. 그 이후 올림픽은 줄곧 주최국의 방송사가 단독으로 혹은 다른 방송사와 협력관계를 만들어 주관했다.

그러나 2001년 IOC가 올림픽 방송을 주관하는 OBS를 설립하면서 부터 이러한 관례는 깨졌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26개 전 종목이 OBS의 주관아래 국제신호로 제작됐다. 전세계 안방의 시청자들은 OBS의 주관아래 만들어진 영상을 IOC로부터 거액의 중계권을 구입한 각국 방송사를 통해 시청한 것이다.

영국의 안방에서 치러진 올림픽이지만 BBC조차도 OBS로부터 영상을 받아 방송을 했다. BBC는 몇몇 경기에서 OBS가 제공하는 매끄럽지 못한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OBS는 스페인 사람인 수장 마놀로 로메로를 주축으로 전세계에서 고용된 방송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OBS는 IBC에 등록된 모든 언론인들에게 OBS의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IBC는 거의 모든 경기장을 마음대로 출입하며 취재할 수 있는 패스를 주고, 올림픽 기간동안 전철과 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도 주었다. 그밖에도 미디어센터 내의 많은 편의 시설들이 무료였다.  

▲ 영국=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그런데 그 모든것이 ‘취재의 편의를 위한 것’ 혹은 ‘공짜’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늘날의 올림픽은 지나치게 상업화되었다”는 논란 때문이다. 그런 논란을 불러올 만큼 중계권료는 비싸다. 그런데 우리나라 방송국은 과다 경쟁으로 더더욱 많은 중계권료를 지불했다고 들었다. ‘공짜’를 ‘공짜’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