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불방 이유, 아덴만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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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피랍 선원 가족 동의는 핑계”

지난 5일 ‘한국인 선원 피랍 사건’을 다룬 KBS 2TV <추적 60분>이 끝내 결방되면서 불방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적 60분 - 소말리아 피랍 495일, “저희를 잊지 마세요”> 편은 소말리아에 495일째 피랍돼 있는 한국인 선원 4명의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지만 방송 하루 전인 지난 4일 불방 조치가 내려졌다. 현재로서는 한국인 선원 피랍 사건을 다룬 방송이 언제 나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측은 “선원들의 안전과 가족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방송을 못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가족들이 ‘방송을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보낸 편지를 불방의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작진은 “내용증명을 보낸 이후 충분한 이해를 구해 가족들의 입장이 바뀌었다”며 이는 불방 사유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방송을 막은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방송은 한국인 선원들이 500일 가까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잡혀 있는 이유와  함께 지난해 있었던 ‘아덴만 여명작전’과의 연관성도 추적했다. 제작진은 지난 5일 낸 성명에서 “우리는 취재를 통해 ‘아덴만의 여명작전’과 이번 선원 피랍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사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질 것을 걱정한 외부의 입김이 회사에 작용한 게 아닌지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11년 청해부대가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펼친 ‘아덴만 여명 작전’ 에 대해 그동안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자평했다. KBS도 지난 2월 ‘아덴만 여명작전’ 1주년에 즈음해 ‘청해부대’의 활약상을 담은 <KBS스페셜>을 편성하는 등 방송에서 ‘아덴만 작전’을 긍정적으로 그려왔다.

하지만 ‘아덴만 작전’에 대한 정부의 과잉 홍보와 작전의 적절성을 놓고 비판적인 평가도 나왔다. 자극을 받은 소말리아 해적이 보복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KBS PD협회는 같은 날 낸 성명에서 “<추적 60분> 방송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전두지휘’했다고 알려진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며 “도대체 ‘정부’가 방송 내용의 중심에 서는 아이템마다 이렇듯 쉽게 ‘불방을 내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번 정부 들어 <추적 60분> 불방 논란은 벌써 세 번째다. KBS는 2010년 11월 천안함 침몰 의혹을 다룬 <추적60분>을 이중편성 논란 끝에 방영했고, 다음 달인 12월엔 ‘방송 내용이 공정하다’는 사전심의 결과에도 <추적60분> ‘4대강’ 편을 2주나 불방시켰다.

KBS 내부에선 이번 소말리아 피랍 사건을 다룬 방송은 피랍돼 있는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문제와 외교부의 엠바고 요청 등과 맞물려 영구 불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KBS의 한 PD는 “제작진의 잘못으로 방송이 못 나갈 경우 징계 등을 통해 책임을 묻는데,  경영진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너무나 쉽게 불방 결정을 내리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5일 열린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이번 불방 결정을 다룰 계획이었지만 사측에서 <추적 60분> 안건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조만간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다시 요구해 불방사태의 책임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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