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지혜에서 해답 찾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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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PD포럼 인터뷰①]일본 ‘쓰나미 열도-잊고 있었던 교훈’ 도호쿠신사 반노 사토루 PD

▲ 〈쓰나미-잊고 잎었던 교훈〉의 반노 사토루 도호쿠신사 프로듀서ⓒPD저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본인들은 쓰나미가 덮치던 그 날의 공포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방송들은 쓰나미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나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을 많이 다뤘다.

그러나 일본 CS 히스토리채널의 〈쓰나미 열도-잊고 있었던 교훈〉(이하 〈잊고 있었던 교훈〉)은 쓰나미의 위협에 맞서온 조상들의 ‘지혜’와 ‘교훈’에 초점을 맞췄다. ‘역사 속의 인간, 역사 속의 상상력’이란 주제에 맞게 역사를 통해 현재를 대처하자는 쓰나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한중일 PD포럼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잊고 있었던 교훈〉의 반노 사토루 도호쿠신사 PD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예상 밖의 피해’라는 등 ‘예상 밖’이라고 당시 심각성을 전했지만 정말로 이것이 ‘예상 밖’일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사실은 예상된 것이고 몇 번이나 경험했던 일이 다시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몇 천년 동안 전승되어 온 자연에 대한 외경심과 존경심이 근대화로 인해 잊혀졌고 이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제작 이유를 밝혔다.

반노 PD는 조상의 지혜와 교훈을 찾기 위해 6개월 동안 쓰나미 피해가 있었던 곳을 찾아다녔다. 그는 1400년 전 쓰여진 고문서에서 일본에 처음 온 쓰나미의 기록을 봤다. 고문서에는 100여 차례 일본에 피해를 입힌 쓰나미의 기록이 있었다. 동일본 대지진 규모의 쓰나미도 2~3차례 찾아왔다. 그는 “고문서를 보고 어디서 무슨 쓰나미가 왔고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며 “고문서뿐만 아니라 마을마다 전해지는 쓰나미에 대한 전설 듣기 위해서 돌아다닌 게 힘들었다”고 취재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문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선조들이 후세들에게 쓰나미의 피해를 경험하지 않도록 경고하기 위해 곳곳에 비석과 신사를 세운 사실을 알게 됐다. 쓰나미가 왔을 때 ‘신사로 대피하면 된다’라는 표시로 신사를 지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선조들의 기억과 지혜가 잊혀졌다.

“예전 사람들은 자연을 상당히 숭배하고 자연의 혜택을 받고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에 대항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전승하며 살아왔는데, 메이지시대 이후 근대국가를 지향하며 그런 교훈을 잊은 거죠.”

반노 PD는 이러한 교훈을 잊지 말자고 신사에 모여서 축제를 하는 등의 전통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것을 통해 남아있는 선조들의 지혜를 우리가 배워야 한다”며 “이러한 지혜를 다시 되새기고 선조들의 생각과 정신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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