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기 추석특집-[추석 교통특별생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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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교통대란에는 모든 방송사가 함께 달려들자
「TBS - SBS 합동 추석 교통특별생방송」을 마치고
양경석

|contsmark0|추석 교통특별방송! 교통방송 식구들은 이번 특별방송의 준비 단계에서부터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8년째, 명절이면 늘 전직원이 한 명도 고향에 갈 수 없는 특수한 신분(?)으로 살아왔기에 으레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 특별방송은 그전과는 사뭇 다른 중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자동차 1천만대 시대가 그랬고, 전국적으로 3천만 명이 넘는 인구가 이동할 거라는 통계수치며 특히 우리와는 운행시스템이 다른 sbs라디오와 합동방송을 한다는 게 그랬다. 물론 전문가들은 연휴기간이 길어 교통량이 분산될 거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불경기라 기업들이 휴가를 ‘물 쓰듯’ 선심 쓸 것이고 그렇다면 귀경길 일시에 몰리는 차량들로 도로가 몸살을 앓을텐데 우리가 해야할 일은 뭔가? 고향 가는 길은 우리의 막강화력으로 적(?)들을 분산시킬 수 있겠지만 대전 이남은 우왕좌왕 어지러운 전황이 될텐데 하는 불길한 예감과 함께 추석 교통특별생방송은 시작됐다.내가 맡은 음성휴게소 이동스튜디오에서는 각종 현장 이벤트가 벌어졌는데 그 대부분은 소리로 꾸며졌다. 출발 신호음, 북소리, 안부 전화 소리, 고향 마을의 정겨운 소리, 함께 부르는 즐거운 노래소리 등등…. 가는 사람들도 즐거웠고 우리 제작진도 즐거웠다. 또 즐거워야 했고 즐거워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다. 이동스튜디오라는 게 길바닥에서 6일 정도를 보내는 야전군대와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이 끝나면 즐겁게 먹고 마셨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떠들었다.그러나 기쁨도 잠시, 추석날 아침 우리는 목욕재계하고 턱끈 조이고 배낭 매고 눈 부릅뜨고 비장하게 여관을 나서 현장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우리의 서울 가는 이동스튜디오 요새 앞에는 엄청난 적군이 몰려있었고,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밤을 새운 듯 푸석푸석한 얼굴로, 성난 두 눈을 하고 우리에게 볼멘소리를 쏟아 놓기 시작했다.8시간 - 도대체 답답해서!, 15시간 - 이거 무슨 대책이 있어야지 엉!!, 22시간 - 그 많은 대선 후보들 다 뭐하는 거야 방송이 나와야 할 거 아냐!!! 역시 그 불만의 강도가 작년에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수도권에 1천만 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것은 그 어마어마한 수치만큼이나 교통을 비롯한 각종 유무형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서비스를 받던 사람이 일정기간 한꺼번에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움직였을 경우 모든 서비스 기능이 뒤쫓아 갈 순 없겠지만 이동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교통관련 서비스를 배려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길 떠나면 다 고생이지 뭘 그래”라는 말로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체계적인 교통관련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다면 이건 함께 고민해야 할 총체적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는 굳이 정치적일 필요도 없고 정책이 개입될 필요도 없다고 본다.그래서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모든 방송사가 국가대란이라고 얘기하는 명절에는 한번쯤 서로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나누어서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단지 교통방송 직원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동체사회를 생각하는 방송프로듀서의 한 사람으로 말하고 싶다.모든 방송사가 한꺼번에 나팔을 분다면 한 두 방송사가 볼이 미어지도록 땀나는 일은 없을 테고 멋진 화음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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