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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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 신임 사무처장 KBS 박종성 PD
연합회 신임 편집주간 KBS 이강택 PD
대선후보국민대토론회 연출한 CBS 정남진 PD
파업 첫경험(?) 중인 EBS 안소진 PD
  • 승인 1997.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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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터미네이터 박’에서 ‘마당쇠 박’으로연합회 신임 사무처장 kbs 박종성 pd
|contsmark1|변화. 월급쟁이에게는 사실 두렵고 망설여지는 일이다.며칠전 한 선배가 나를 손짓으로 불렀다. 박종성-kbs 공채 17기 라디오 pd. 다소 심각한 그의 얼굴에서 뭔가를 읽어내려고 나는 노력했다.“음… 이번에 프로듀서 연합회 사무처장으로 가기로 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변화를 통한 재충전의 기회, 아니면 무작정 외유?인간 박종성. 겉모습과 속모양이 어긋나는 다소 난해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손가락만으로도 가뿐하게 팔굽혀펴기를 할 수 있는 우락부락 불끈불끈한 상체에 동양인의 대표적인 ‘넙적한 페이스’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한마디로 한국형 터미네이터라고나 할까. 그런데 웬걸, 그와 같이 생활하다보면 겉보기와는 달리 감성적이고 순수한 정신세계가 그의 영혼에 배어있음을 알게 된다. 가식 없는 말과 행동 속에서, 다소 거칠지만 솔직하게 사는 모습, 어떨 때는 덩치에 안 어울리게 광대노릇을 자청해 주위의 많은 이들을 웃기곤 한다. 게다가 애아버지가 되어서도 배움에 게으르지 않는 모습은 때때로, ‘어, 의왼데’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투박하고 단단한 외모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예상을 넘어선 그의 지적능력, 솔직한 언어구사, 그 희한한 조화. 아무튼 인간적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끌리는 선배다.이런 그가 pd연합회 사무처장으로 변신하려는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리 실속있는 자리는 아닌데…. 말많고 개인지향적인 pd들의 연합체에서 사무처장이란 자리는, 실상 힘도 없고 뒤치닥거리나 하기 십상이기 않은가. 게다가 프로그램을 통해 그 존재를 확인 받는 pd가 현업을 떠난다는 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득보다는 실이 많기 쉽다.지난 1월, 노동법 개악 반대 총파업 중에 함께 술을 마실 때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우리 pd들은 시야가 너무 좁아. 그저 프로그램 속에 파묻혀 우물안 개구리처럼 생활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데…”파업이 끝난 후에도 그는 심심치 않게 그 비슷한 얘기를 하곤 했었다. 그 기나긴 장고의 열매가 이번 결정이 아닐까. 그의 이번 결정이 뜻한 바대로 좋을 결실을 맺기를 이 글을 빌어 기원한다. 우리 말많은 프로듀서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리라 믿고 힘들더라도 하늘이 준 그 엄청난 체력과 뚝심으로 끝까지 초지일관했으면 좋겠다. ‘터미네이터 박’이 이제 ‘마당쇠 박’이 되는 순간이다. 변화의 자리에 과감히 선 박선배의 결정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김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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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사람냄새가 주는 믿음연합회 신임 편집주간 kbs 이강택 pd
|contsmark6|이강택 선배이 선배. 새벽 기차역에 안개가 그득합니다. 세 량짜리 비둘기호를 내려 도착한 이곳은 전북 남원읍 주생(周生)역. 이름만큼이나 사람들로 붐볐을 간이역엔 이젠 가끔 지나쳐가는 열차소리만이 한가롭게 들립니다. 출장 이틀째, 선배에 대한 느낌을 써 달라던 부탁을 이곳까지 가지고 내려오게 된 건 제 게으름 탓이겠지요.
|contsmark7|선배가 「탐친」이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로 기억 됩니다. 중국과 대만의 분단. 그 고통 속에서도 지난 수년간 800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왔다는 얘기. 아버지는 대만에, 아들은 대륙에 있는 가족. 대륙의 아내를 찾아 정주신청을 낸 노인.선배는 밤새 편집실 한 켠에서 오히려 우리의 아픔을, 굳은 생채기를 긁어내고 있었습니다. 우린 왜 서로를 만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말이죠.
|contsmark8|pd는 프로그램으로 얘기한다던가요. “12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도, 자신이 없다. 잘 안 맞는 일을 선택한 건 아닐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편집실이건, 사무실, 복도건, 엘리베이터 안이건, 후배를 만나면 말 한마디 더 건네고, 얘기하려하던 선배가 어느 날 한 말이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그럼 충분한 거 아닌가요?”그냥 느낌대로 던진 말인데도 선배는 오해나 의심없이 쉽게 감동하고 있었어요. 여과없이 말을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는 건 참 소중한 선배의 장점이죠.선배는 혼자 밥 먹는 모습이 상상이 안됩니다. 밥 먹을 때가 되면 편집실 이곳, 저곳, 사무실을 뒤져서 동료, 선배, 후배를 챙기는 모습이었으니까요. 혹 가끔 선배를 빼놓고 가면 무척이나 서운해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같은 팀에서 일하지 않은 후배도 선배를 알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contsmark9|이 선배. pd연합회보의 편집일을 맡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몇 년동안 세금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해보겠다고 기획안을 내 왔던 정성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안개가 철도를 무겁게 누르면 바퀴가 정해진 철로 위를 달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두렵지 않은 것은 믿음 때문이겠죠. 사람 냄새 폴폴나는 선배를 믿습니다.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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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서민의 언어로 생기넘친 대선후보 검증의 장대선후보국민대토론회 연출한 cbs 정남진 pd
|contsmark13|cbs가 경실련과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국민대토론회는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주부, 교사, 중소기업인, 농민, 대학생 등 바로 이웃에서 만날 수 있는 시민들을 공모해 구성한 패널리스트들, 또 그 친근한 면면만큼이나 진솔하고 현실적인 질문에 이 나라의 대통령 감들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쩔쩔매는 진풍경이 속출한 것이다.예를 들면 “자녀의 친한 친구 이름 하나만 말씀해 주시죠”라는 식이다. 대학 교수나 저명인사들이 패널리스트로 참가한 토론회였다면 “청소년 교육에 대한 정책은 무엇입니까”였을 질문이다. 물론 후자였다면 일사천리로 답했을 후보자가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할 밖에.토론회를 담당한 정남진 pd(39).그는 공과대를 다니다 영문학으로 전향(?)하고 뒤늦게 87년 cbs에 입사한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그리고 그 엄혹한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에 대한 생방송을 주조문 걸어잠그고 강행한 cbs pd들의 전설적 일화를 여전히 가슴에 담고 있는 pd 중의 하나다. 따라서 그가 연출한 토론회가 소외계층·인권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담아낸건 당연한 일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시민패널’들이 마음에 들었다. “각계각층에서 패널들을 모으니까 굳이 질문 내용을 조정할 필요가 없더군요. 농촌문제, 서민 주거·장애인 복지문제, 유아교육·세금문제 등 그야말로 실생활과 직결된 문제들을 본질을 꼬집어 삶의 언어로 지적하는, 정말 훌륭한 패널들이었어요. 안기부법 국가보안법 양심수 문제 방송독립문제 등 그간의 tv토론회가 소외시켰던 사회문제들을 이슈화했다는데도 큰 의의가 있죠. 역시 시민패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봅니다. 후보들도 이번 기회에 민심의 흐름을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됩니다.”그동안 tv 3사에서 주최한 tv토론회를 검토하면서 전문가들의 정책성 질문과 후보자의 두리뭉실한 답변이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내려졌고 그 대안으로 떠오른게 ‘시민패널’이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17명의 패널 중 전문패널을 제외한 시민패널 10명은 대부분 생업 때문에 5일간 거의 매일 바뀌다시피 했고 따지면 40∼50명은 족히 다녀갔는데 이를 교통정리 하느라 전쟁을 치뤘다는 설명이다.그는 이런 ‘시민패널’ 방식의 토론이 tv에서 가능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 생기넘치고 열띤 토론이 tv라는 영향력 큰 매체에서 이루어졌다면 하고 말이다. 물론 라디오 토론의 장점이 있다. tv라면 후보들이 신경써야 했을 이미지 관리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정서적으로 가까워 허심탄회한 토론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다음엔 전국의 라디오를 묶어 합동토론회를 해보려고 구상중이다. <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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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국민의 애정이 우리의 희망파업 첫경험(?) 중인 ebs 안소진 pd
|contsmark17|ebs 파업 한달.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 모르쇠로 일관하고, 각종 매체에서도 소외받는 힘든 상황에서도 ebs는 꿋꿋하게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94년 공사화투쟁을 겪은 pd들이야 이번 파업의 의미를 몸으로 느끼고 있겠지만, 신참 pd들은 어떨까…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언젠가 ebs에 대한 첫인상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속았다’는 것이 수위를 차지했어요. 물론 저도 그랬구요. 밖에서 짐작했던 것과 ebs의 현실은 너무 많은 차이가 난다는 거죠.”파업 참가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제작국 안소진 pd는 다소 도발적인(?) 표현으로 말문을 열었다.“내일 아침이 방송인데 오늘 밤 늦게까지 편집기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편집기를 찾아 헤매는 메뚜기 편집을 아세요? 서로 편집기를 확보하려고 동료들끼리 벌이는 신경전은 정말…. 제작비 부족으로 프로그램에 필요한 최소한의(!) 출연자나 소품이 윗선에서 황당하게 잘릴 때의 기분은요?”95년 5월 입사, 겨우 2년 경력의 안 pd가 열거하는 ‘열악한 상황’은 끝이 없다. 듣고보니 멍청한 질문을 한 것 같다. 내친 김에 좀 더 멍청해지자. 이번 파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파업한다고 정부가 문제해결 의지를 보일지 회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무공해방송 ebs의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이 앞섰죠. 지금은 오히려 힘이 납니다. 시내로 나가 ‘교육방송입니다’ 한 마디면 무심히 지나가던 시민들도 ‘아 교육방송’하면서 유인물을 받아가니까요.”교육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과 신뢰가 든든한 뒷배경임을 슬쩍 비춘다. 지난 1월 총파업 때 노조에서 지정한 열외 프로그램(「ebs장학퀴즈」)의 조연출이라, 할 수 없이 제작일선에 있어야 했던 안소진 pd에겐 이번 파업이 첫경험(?)이란다. 이제 동료들에게 졌던 마음의 빚을 갚아 기쁘다는 그에게도 이번 싸움이 조금은 외로운 모양이다.“교육방송의 문제가 정말로 교육방송만의 문제인가요? 타 방송사 pd들이 상대적으로 교육방송의 현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 같아 섭섭할 때가 많습니다. 프로그램으로 바쁘겠지만 방송계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는 신한국당 당사 앞 집회에 시간 맞춰 가야 되는데… 하며 인터뷰가 끝나가는지 자꾸 물었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자를 눌러쓰고 바쁜 걸음으로 여의도로 향하는 안 pd의 뒷모습에서, 결코 꺾이지 않을 - 꺾여서도 안되는 교육방송의 ‘희망’을 보았다.<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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