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은행, 종편 등에 300억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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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저축은행, 종편 등에 300억 출자
언론연대, 종편 주주구성 분석 결과 발표…재정건전성 ‘의문’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3.07.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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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저축은행들이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과 신규 보도채널 사업자에 총 3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영의 투명성을 확인할 수 없는 비상장 회사가 종편 등에 대거 출자했으며, 학교·의료재단 등 비영리 재단의 의문스러운 투자도 당초 알려졌던 내용보다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종편의 재정 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가 29일 종편·보도PP 승인심사 1차 검증결과를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이번 발표에선 종편·보도PP 사업 승인을 신청한 사업자의 ‘주주구성’ 분석 결과만을 공개했다. 이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이 종편 사업을 신청했을 당시의 자료로, 자료공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MBN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가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승인 심사 1차 검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언론노조
■부실 저축은행·지역신문 등 투자=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종편을 출범시키면서 100~200명이 넘는 주주를 모았다. 언론연대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수령한 종편·보도PP 승인 심사 자료를 보면 MBN을 제외한 종편 3사 중 가장 많은 주주를 모은 채널A는 231개 법인과 개인으로부터 자본금 4076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TV조선(당시 CSTV)는 127개 법인과 개인으로부터 자본금 3100억원을, JTBC는 111개 법인과 개인으로부터 자본금 422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종편 3사의 주주는 모두 출자금 기준 비상장 회사 등의 비율이 높았는데, 채널A가 62.2%(2537억 500만원)로 압도적이었고, JTBC와 TV조선도 각각 55.2%(2327억 4200만원), 50.6%(1568억 9500원)로 모두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비상장 회사 주주의 경영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주주구성은 종편 사업자 자체의 경영 투명성 저하로 귀결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확인 결과 부실 현황이 심각한 저축은행들이 대거 종편에 관심을 보였는데, 8개 저축은행이 4개 종편·보도PP 사업자에 대해 모두 300억 4000만원 출자를 약속했다.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 중 5개가 현재 영업정지 된 상황이라는 점으로,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이 종편에 출자를 약속한 금액은 237억원에 달한다. 이미 부실이 심화된 저축은행들이 언론사 주주로서의 영향력을 통해 구조조정 압력을 모면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채널A의 경우 비상장 회사 주주뿐 아니라 추후 부실이 확인된 저축은행으로부터의 투자를 대거 약속 받았는데, 그 액수가 무려 145억 4000만원이다. 먼저 김찬경 회장의 거액 횡령·배임 사건 이후 지난 4월 최종 파산한 미래저축은행이 채널A에 100억원 출자를 약속했고, 제일저축은행(2011년 9월 영업정지)도 30억원의 투자를 확약했다. 부실 저축은행으로부터만 130억원의 출자를 약속받은 것이다. 그 외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청주저축은행이 각각 15억원과 4000만원 투자를 채널A에 약속했다. JTBC 역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매각된 토마토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으로부터 각각 2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신문들의 종편 투자도 확인됐다. 모두 7개의 지역신문들이 조선·중앙·동아일보 종편에 42억원을 출자를 약속했다. 출자액이 가장 큰 곳은 <대구일보>로 TV조선에 30억원의 출자를 약속했고, <제주일보>는 종편 3사에 모두 6억원(TV조선 1억원, JTBC 4억원, 채널A 1억원) 출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제주일보>의 경우 현재 회사 부도와 회장 구속으로 자산, 제호 공매에 직면한 상황이다.

그밖에도 <경상일보>와 <영남일보>, <중부매일>이 모두 각각 1억원씩 TV조선에 출자 의지를 밝혔으며, <강원일보>와 <중부일보>가 각각 채널A(2억원)와 JTBC(1억원)에 출자를 약속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역신문들이 중앙 일간지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언론사 주주로서의 영향력 행사 등을 목적으로 출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언론연대
대학법인들과 의료재단 등 비영리법인의 종편·보도PP 출자 약속도 많았다. 자료에 따르면 총 27개의 비영리법인이 6개 종편·보도PP에 449억 5500만원을 출자했는데, 이중 학교법인 단호학원(용인대)에서 TV조선에 150억원 출자를 약속해 최다 출자를 기록했다. 김상조 교수는 “수익성 확보의 불투명성은 물론 조기 현금화도 어려운 종편·보도PP에 이처럼 거액을 출자한 것은 비영리법인의 자금운용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TV조선은 비영리법인으로부터 가장 많은 출자를 확약 받았는데, 학교법인 5곳(용인대·수원대·동서대·우송대·세종대)과 산학협력단 2곳(한양대·이화여대), 의료재단 1곳으로부터 모두 225억원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특히 TV조선에 50억원을 출자한 학교법인 고운학원(수원대)은 <조선일보>와 사돈 관계로, 최근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있다.

JTBC는 성보문화재단, 한양대 산학협력단, 건양대로부터 모두 54억원의 출자를 약속받았다. 채널A는 학교법인 10곳(고려대·우송대·세종대·한양대·단국대(학교·재단)·한국외대·성신여대·극동대·경산1대학·영진전문대)과 산학협력단 3곳(고려대·한양대·이화여대) 등 무려 16곳의 비영리법인으로부터 모두 52억원의 출자 약속을 받았다. 대학과 기업의 협력 촉진과 교수들의 외부 용역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산학협력단의 종편 출자 자체가 매우 특이한 현상인데, 한양대와 이화여대의 경우 2개 사업자(TV조선·채널A)에 중복 출자를 약속했다.

종편·보도PP에 대한 외국법인 등의 출자 약속 금액은 1424억 7900만원에 달했는데, TV조선(526억 500만원)과 JTBC(356억 5800만원)에 대한 출자 약속이 많았다. TV조선의 경우 미국의 투캐피탈(465억원)과 일본의 이마지카로봇홀딩스(34억 1500만원) 등의 외국법인에서 대형 투자를 약속받았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이 투캐피탈인데, 이곳의 최대주주는 글로벌 유통업체 포에버 21의 장도원 회장으로, 투자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포에버 21은 세계 각국에서 저작권 등의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김 교수는 “(장도원 회장의 종편 투자는 결국) 한국 내에서의 사업에 도움을 얻기 위한 게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JTBC는 일본의 텔레비아사히(130억원)와 고단샤(50억원), 미국의 터너아시아퍼시픽벤처(111억 5800만원) 등의 외국법인, 특히 미디어 기업으로부터 대형 투자를 약속받았다.

■대기업-협력업체 비밀스런 참여= 건설·자동차부품·의료 관련 업종 회사들이 종편에 대거 참여 의사를 밝힌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TV조선(23.3%), JTBC(23.9%), 채널A(27.8%)의 경우 전체 영리법인 주주의 20% 이상을 이들 3개 업종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2010년 통계청의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당시 한국에 존재한 사업체 중 건설·자동차부품·의료 관련 업종에 속한 사업체는 모두 합쳐도 3.1%에 불과했다. 즉, 건설·자동차부품·의료 관련 업종의 기업들이 국민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2~3배 비율로 종편·보도PP에 주주로 참여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건설 관련 사업이 부실의 대표 업종으로 지목되고 있는 점, 소송 등 분쟁의 가능성이 높은 의료 관련 업종들이 일종의 보호막으로서 언론을 활용하려 했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반면, 자동차 부품의 경우 소비자와의 직접 접촉이 없다는 점에서 종편 3사 주주로 대거 참여한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는데, 대기업 협력업체로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언론연대
실제 대기업 소속 계열사가 종편 주주로 참여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의 계열사 가운데 종편에 주주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곳은 한진그룹 대한항공(300억원)과 부영그룹 부영주택(170억 5000만원, 이상 TV조선), 대성그룹 대구도시가스(10억원, JTBC),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 한국투자증권(15억원)·현대백화점그룹 리바트(20억원)·한국모바일인터넷컨소시엄 구성원인 삼성그룹 삼성전자(이상 채널A) 등이 있다.

이번 조사에선 대기업 계열사 협력업체 가운데 종편에 투자한 회사들의 명단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삼성전자 하도급업체 9곳과 현대기아차 하도급업체 18곳이 종편 주주로 참여 의지를 밝히고 있었다. 특히 현대기아차 하도급업체들의 경우 종편 3사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졌는데, 엠에스오토텍(10억원)·삼송(10억원)·대기산업(2억원, 이상 TV조선), 화천기계공업(30억원)·인지컨트롤스(20억원)·대림기업(10억원)·동희산업(10억원)·아진산업(10억원, 이상 JTBC), 두원공조(20억원)·동화상협(10억원)·호원(10억원)·모토닉(10억원)·동서기공(5억원)·광성기업(4억원, 이상 채널A) 등이었다.

김 교수는 “재벌 계열사 각각의 협력업체 명단이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기업 집단이 직접 주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처럼 산하 협력사들의 참여토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언론연대 등은 내달 12일 종편·보도PP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주요주주의 재무상황 등을 분석한 자료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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