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허술한 심사로 종편 출자에 꼼수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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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TF 김상조 교수 ‘오마이TV 이털남’ 출연

종합편성채널들의 출자 과정에서 많은 편법이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로 이뤄진 종편 승인심사 검증TF의 조사 결과, 비상장재단인 수원대학교는 사돈관계에 있는 종편에 거액을 출자했을 뿐만 아니라 <채널 A>는 출처를 모르는 돈을 투자받기도 했다.

종편 검증TF에 참여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털남>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기업의 종편 출자를 낱낱이 파헤쳤다. 김 교수는 “수원대는 학생은 등록금이 비싸 반환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학교는 사돈관계에 있는 종편에 거액을 투자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채널 A>가 무리한 나머지 출처를 모르는 돈을 마구잡이로 모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현 방통위의 심사기준에서는 이들의 행태에 문제제기를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렇게 허술한 심사기준에 대해 김 교수는 “재허가 전까지 심사기준을 보완하는 동시에 9월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로 기타 주주와 관련한 의혹을 모두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상조 교수의 주요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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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학생은 등록금 반환 소송, 학교는 종편 출자”

▲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난 7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 주최로 열린 종합편성채널 등에 대한 승인심사 1차 검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주주구성 분석 결과를 전하고 있다. ⓒ언론노조

“(기타주주의 문제점에 대해) 주요주주로 들어가지 않았던 회사 중 사회적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주주들이 꽤 많이 있다. 먼저 저축은행들이 대거 출자 약정을 했고 거기서 6개가 출자했다. 그런데 그 중 4개는 영업정지를 당했다. 승인 신청이 이뤄지던 시점에서 불과 한두 달 후에 저축은행 대부분이 문을 닫는 위기에 처했고 그 시점에 출자를 한 것이다. 저축은행이 언론사에 비빌 언덕을 마련하려 했던 것이라 본다.

… 또 학교·법원·종교 재단 등 비영리 법인들이 꽤 많이 들어왔다. 대표적으로 <수원대>는 사돈지간에 있는 종편에 상당액을 출자했다. 그런데 수원대는 등록금이 너무 비싸 학생들이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종편·보도전문채널 사업자는 모두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송사는 초기에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그런데 비영리재단들이 환급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종편에 수십억의 돈을 출자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

“한 그룹에서 5군데 중복출자 한 경우도”

“(중복출자에 대해) 한 기업이 여러 종편에 투자하는 것을 중복출자라고 하는데 출자가 금지될 정도의 패널티를 받을 정도로 상당히 문제가 된다. 그런데 맹점은 주요주주를 그룹단위가 아니라 개별로 따지다 보니 한 그룹 내의 다양한 계열사가 다양한 종편에 출자를 해도 걸리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중복출자를 한 주주들이 많이 확인됐는데, 기타주주에선 훨씬 더 많아 실제로 5군데에 중복출자를 한 회사도 있었다.

…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거액을 중복 출자하는 데에는 자발적인 것과 압력이 행사된 것이 있는 것 같다. 저축은행처럼 건설사도 굉장히 많이 출자했는데 건설사는 아시다시피 잠재부실 상태에 있는 업종이다. 이런 회사들이 종편에 출자해 보호막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 보고. 또 압력을 받은 경우는 대주주 회자의 하도급체들이 압력을 받아 출자를 하는 경우다.”

“금융사가 다른 금융기관에 신탁 의뢰... 이름 세탁 꼼수”

“승인을 받은 후 출자한 재벌들의 총 출자금액이 925억 원 정도 된다. 여기서 또 하나의 편법이 나온다. 서류에 'SK증권 신탁'과 '한화생명 신탁'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신탁이라는 것은 실제 재산을 갖고 있는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돈을 맡겨 관리를 부탁하는 것으로 법적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넘어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위탁자에게 있다. 신탁으로 출자하는 것은 위탁자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기 위함이다. 'SK증권 신탁'옆에 'NH테크'라고 쓰여 있는데 'NH테크'가 실제 위탁자라는 말이다. NH테크는 효성그룹 계열사이다. 더 문제는 한화신탁이다. 위탁자가 기재되어있지 않아 방통위에 문의를 했더니 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 국민은행, 효성트랜스월드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금융사로 굳이 다른 그룹의 금융기관을 통해 투자할 필요가 없는 회사들이다. 신탁을 하면 수탁자에게 보수를 줘야 하는데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신탁을 통해 한 것은 이름 세탁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하나은행, 국민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예금자의 돈을 종편에 출자하기엔 사회적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것은 정말 예금자들에 대한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또 효성그룹은 SK증권과 한화생명에 쪼개기 투자까지 했다. 이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채널A, 출처 모르는 돈까지 모았다”

“핵심은 채널A가 너무 무리한 나머지 근본을 알 수 없는 회사로부터 출처를 모르는 돈을 모았다고 추측된다는 것이다. 채널A에 출자한 회사 중 이앤티라는 회사는 무려 203억 원을 출자했다. 금감원 전자공식사이트에는 자산 100억 원 이상으로 외부 감사를 받는 모든 법인들은 재무재표와 감사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앤티라는 회사의 경우 2011년도부터 감사보고서가 없고 2010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이 100억 원이 안 되는데 불과 3개월 후 203억 원을 출자했다. 도대체 이 회사가 어디서 어떤 돈을 조달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리앤장실업이라는 회사는 100억 원을 출자했는데 이 회사는 아예 금감원 사이트에 흔적이 없다.

게다가 이 회사가 만들어진 것도 2010년 말이다. 마지막으로 고월이라는 회사는 60억 원을 냈는데 2010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마이너스 156억 원으로 자본이 한 푼도 없었다. 그런데 이 회사도 3달 후 60억 원을 출자한다. 2011년 감사보고서엔 적자가 누적돼 존속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회계법인의 말이 있고 실제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고월은 미래저축은행이라는 망한 저축은행의 김찬경 회장과 관련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회사는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현행기준상 이 회사들도 모두 주요 주주가 아니어서 방통위가 신경을 안 쓴다.”

“(분석결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지금 조사결과로 고발을 하기가 힘든 것이 방통위의 현생심사기준 상으로는 위배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기타주주는 액수만 채우면 관계없다는 입장이라 눈에 띄게 위배하는 회사를 찾는 것은 수사권을 지닌 정부기구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래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 방통위의 허술한 심사기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올해 말 재허가를 위해서는 이 심사기준을 보완해야 한다. 또 9월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를 통해 근본을 알 수 없는 기타주주에 관련된 여러 의혹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오마이 뉴스(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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