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작년 적자 3097억…“인수 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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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보고서 “종편, 이익 내려면 3년 더 버텨야…못 버티면 MSP 등에 인수될 수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가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올린 매출 규모는 2263억원인데 반해, 영업적자 규모는 30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 4사가 영업 이익을 내기 위해선 앞으로도 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자금 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한 종편들은 다른 유료방송 등에 인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16일 발간한 ‘불안한 종편, 생존과 성장을 위해 인내와 자금력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상당 기간 동안 종편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한신평은 종편이 영업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시청률(BEP)을 2.6~3.5%로 계산했다. 지난 2012년 종편 4사의 시청률 1%당 평균 광고수익은 1097억원으로, SBS와 SBS 계열 PP(채널사용사업자), YTN, CJ 계열 PP 등의 시청률 1%당 평균 광고수익 1284억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개 종편의 시청률은 0.65~0.8%였다.

▲ ⓒ한국신용평가
문제는 평균 2~3%대 시청률 기록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유료방송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채널 가운데도 시청률 1%를 넘긴 사례는 없을 뿐 아니라, 방송 산업 내에서 확고한 시장지위를 보유한 지상파 방송 3사만이 4%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종편이 시청률, 즉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제작비 투자의 확대가 필요한데, 지난 2012년 종편 4사의 콘텐츠 투자액은 평균 857억원으로 당초 계획(평균 1809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광고 시장의 정체 역시 종편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2011년 경기회복 심리에 따른 대기업의 광고비 집행 증가로 크게 성장했던 광고 시장은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2013년 광고 시장 성장률은 지난 2012년(2.2%)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종편들이 당장의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콘텐츠 투자를 축소할 경우 ‘콘텐츠 투자 감소→시청률 하락→광고수주 감소→영업실적 악화→투자 감소’의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결국 일정기간 영업손실을 감수하며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강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지가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금조달을 위해 종편들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계열사로부터의 대여금, 사채 발생이나 은행 차입금, 주주로부터의 자본 확충 등인데, 종편의 대주주인 신문사와 계열사 대부분은 대규모 자금을 대여해줄 만큼 여유자금이 많지 않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월 28일 발표한 ‘2013 신문사 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TV조선·JTBC·채널A의 모기업(대주주)인 조선·중앙·동아일보 3사의 지난 2012년 매출액(9739억 9400만원)은 2011년 대비 797억 9800만원(-7.57%) 줄었다.

주주로부터의 유상 증자 역시 현행 방송법이 신문사의 소유지분을 30%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다른 주주나 제3자의 참여 없이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신평은 “오랜 경쟁 끝에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종편 사업자는 MPP(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 MSP(복수종합유선·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인수되면서 대형화 추세에 합류하거나, 자금력 있는 제3자의 인수 등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신평은 이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종편 재승인 심사를 언급하며 “제출된 사업계획이나 승인심사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 지속되거나 방송 프로그램의 퀄리티에 대한 문제제기 등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계속 형성될 경우 재승인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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