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제일주의에 경종 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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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방송 때리기’ 시각은 절대 오해
‘공영 방송 이대로 좋은가’ 기획연재한 한겨레 여론 매체부 기자들과의 대화

|contsmark0|연합회보는 최근 ‘공영방송 이대로 좋은가’라는 기획연재로 시선을 집중시킨 한겨레 여론매체부 기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방송현안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솔직하게 제시했다. 이를 정리해 싣는다.참석자 : 이강택(본보 편집주간) 최성민(한겨레 여론매체부 차장) 권정숙(한겨레 여론매체부 기자) 김종태(한겨레 여론매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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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이 : 한겨레 신문이 최근 기획 연재한 ‘공영방송 이대로 좋은가’ 시리즈는 방송가에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기획의도를 말해달라.최 : 우선 시청률을 둘러싼 저질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있고 시청자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이다. 개편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이러한 생각을 전달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꾸준히 일상적으로 지적해왔지만 잘 안됐다. 그래서 기획 시리즈로 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둘째는 국감-어쨌건 국민정서가 투영되는 장이니까-을 앞두고 방송의 심각한 사정을 다룰 수 있도록 자료 마련 차원에 준비한 것이다. 셋째는 대선정국에서 보도 공정성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기 때문이다.김 : 개인적으로는 대선정국이라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국민의 문화생활과 밀접히 관련되는 쇼, 오락, 드라마 등에서 pd의 자질 문제를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고품질 프로그램으로 고수준의 문화를 전파하려는 소명의식이 과연 갖춰져 있는가 말이다.
|contsmark3|이 : 다른 일간지도 유사한 기획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두고 방송 일각에서는 신문이 연합한 ‘방송때리기’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왜 kbs만이냐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하는데…최 : 그렇게 불순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시작해 불충분한 감은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시점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를 대신한) 주인의식과 애정, 언론으로서의 동료의식을 가지고 한 작업이다.김 :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 짚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kbs가 맏형 노릇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권 : kbs의 최고 목표가 ‘고품질로 승부한다’는 점이라는 걸 망각하면 안된다고 보는데 그런 목표가 실종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contsmark4|이 :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아무튼 전반적으로 타당한 지적이다. 그렇다면 시청률 경쟁 위주의 분위기, 이 문제의 핵심이 어디 있다고 보나.최 : 제도적, 인적 문제 두 가지다. 제도문제는 방송사 사장 임명제도 등 방송법 전반에 대한 것으로 많은 지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제도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경영진의 마인드 문제 등 인적 문제도 심각하다고 본다. 권 : 경영마인드가 그렇다고 본다.‘kbs는 수신료가 총수입의 40%인데 그걸로는 유지가 안되므로 광고수입을 올리려면 시청률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kbs 경영진의 주장이다. 하지만 광고공사가 광고를 배분하고 있는 체제에서 시청률이 수익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지 않는다. 약간의 차이 때문에 공영성을 버린다는 게 말이 되는가. 따지고 보면 경영진 간의 자존심 싸움, 실적주의 때문 아니겠는가. 김 : pd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다. 경영진은 당연히 시청률을 높여라 할텐데 시청률 높이려면 당연히 ‘자극’, ‘선정’ 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contsmark5|이 : 제도 관행 인맥 등 그렇게 흘러온 체제가 지금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왕이면 좀더 정밀하게 지적해줬으면 했다. 심도도 약했고 기존의 지적들을 종합 정리한 정도라 아쉽다는 의견도 있는데.최 : 인정한다. 개편, 국감, 대선정국을 앞두고 철저한 취재가 필요했었다. 아무리 잘 취재해도 비전문가가 전문분야를 넘겨 보는 건데 미흡하리라 생각된다. 그냥 외부 비판으로 봐달라. 신문이 시청자보다 조금 앞서서 시청자들의 의견을 전달해 준다하는 정도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권 : 종합해설판 성격의 기사로 보면 된다. 방송의 전반적인 흐름과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적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세밀한 내용은 일부러 제외시켰다.최 : 제도적인 문제도 설명해줬어야 하는데 방송법 개정문제가 가시화된 이후 이미 많이 제기한 상태였고 지면한계도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썼으면 했는데 아쉽다.
|contsmark6|이 : 제도 문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기본적인 방송구조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를 짚지 않고서는 pd에게 모든 책임을 묻게되는 것이 아닌가. 아울러 건전성, 오락성 둘다를 고려하면 어떤 프로가 가능한가, 현재의 여건에서 시청률 을 올리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도 pd들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다.권 : 상식이 있으면 된다. 왜곡된 프로는 ‘사회적 공감대’라는 보편적 상식을 인정하지 않는 결과이다. 어떤 pd는 방송이 계도하는데냐고 반문하기조차 한다. pd들은 마치 스스로가 예술가인양 착각하는 사람 많다. 김 : 어쨌든 pd들의 장인정신, 소명의식이 먼저다. 모든 것은 여기서 출발할 수밖에 없는데 연예인 섭외부터 생각하고 드니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이런 잘못된 고정관념부터 탈피해야 한다.지금은 내부에서 시시콜콜 경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국제적 경쟁이 치열하다. 앞서서 판로를 개척하고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할 때인데 방향이 틀렸다. 권 : 문제되는 프로는 분명히 있고 pd연합회가 이를 견제했으면 좋겠다.
|contsmark7|이 : 이런 풍토에서 pd연합회의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최 : pd연합회의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친목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시청률 저질경쟁 문제를 pd 개개인이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연합회의 결집된 힘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알고 있는 pd들 개개인을 봤을 때 역량이나 의식, 역사적 안목 등은 뛰어나다.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pd 개개인들의 의식, 역량이 모아져서 발휘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것 같다.권 : pd 소모임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여건이 어렵지만 모이고 연구해 제작에 녹여 넣는 노력을 pd들이 벌이고 이를 연합회가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연합회보가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김 : 저질 프로라도 시청률이 높으면 된다는 주의에 대해서는 pd연합회가 명백히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시청률이 낮을 망정 좋은 프로는 높이 사주고.예를 들어 이번 방송위 징계건만 해도 그렇다. pd연합회가 pd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할 일은 못하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거 아니냐.방송위 폐해가 심하다는 거 안다. 그렇지만 pd는 더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pd 편을 들 수 없다.
|contsmark8|이 :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수긍한다. 뼈아프게 새기겠다.<정리 : 강현수>|contsmar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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