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 회 프 로 듀 서 간 담 회 - 예능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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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예인 위주 제작 행태, 이제는 바꾸어야
현안 논의·공동 대응 위한 예능 PD 정례 모임 필요

|contsmark0|지난달 초 dj doc가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 생방송 스튜디오 안에서 소란을 피웠고, 이를 지적하는 pd의 제재를 빌미로 연출자의 연출지시를 거부해 방송제작에 차질을 빚는 소동이 있었다. 이에 kbs 라디오국 pd들은 기본적인 방송 수칙도 지키지 않은 dj doc의 출연 및 선곡 금지를 결의했다.이번 사건은 단순히 dj doc와 pd 개인의 ‘감정 싸움’이 아닌, 최근 시청취율 전쟁으로 일부 인기 있는 연예인을 경쟁적으로 섭외하려는 현실 속에서 빚어졌다는 것이 pd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이에 연합회는 예능 pd들이 최근 더욱 과열되고 있는 섭외 경쟁 등의 문제와 그 해결방안 등을 모색하는 방담의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 참석자 김우석(kbs 라디오국)이성호(mbc 예능국)구경모(sbs 라디오국)한용길(cbs 편성제작국)박종성(사회, 연합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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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 시청취율 경쟁으로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일부 인기 연예인 중심으로 제작되는 현상에 대해 비판여론이 높은 가운데 최근 kbs에서 dj doc가 연출자의 연출지시에 따르지 않아 방송제작에 차질을 빚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예능 프로그램을 다시 되짚어보고, pd와 출연자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
|contsmark3|-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소위 말해 ‘잘 나가는’ 연예인 중심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라고 본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는 굉장히 풍성한 인적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tv에서, 라디오에서 몇몇 아이돌 스타 중심으로 끌어왔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프로그램 제작을 스타에 의존하는 것은 pd들의 사고 중심이 ‘시청취율’에 있기 때문이다.
|contsmark4|- ‘시청취율’ 때문에 인기 있는 연예인을 자기 프로그램으로 끌어오려는 섭외 전쟁이 벌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pd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과연 pd들이 얼마나 시청취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섭외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pd는 없다. 하지만 ‘시청취율 제고’를 요구하는 회사측의 압력을 개별 pd가 견디기는 쉽지 않다. 즉, 원칙적인 부분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contsmark5|-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대중문화는 발전할 수 없다고 본다. 시청취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프로그램들이 마구 폐지되고 있는 상황 아닌가. 지금 음악프로그램을 보자. 나름대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며 좋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매스컴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상업성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면 소위 시청취율을 보장하는 뮤지션들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가. 시청취율 때문에 단기적으로 한정된 연예인에 의존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프로그램의 질 저하와 제작여건의 악화를 가져올 것이다.
|contsmark6|- 방송환경의 변화에 따라 pd와 출연자와의 관계, 더 정확히 말하면 pd와 연예인과의 관계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10년차 이상의 고참 pd들은 좀 덜하겠지만 특히 10년차 미만의 신참 pd들에게는 이 문제가 심각할 수도 있다. 나름대로 새로운 관계 모색이 필요할 것 같다.
|contsmark7|- 현재 연예인 중에는 방송출연의 기본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해 pd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하지 못한 것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인기 연예인들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데 급급해 잘못이 있어도 쉽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사실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촬영을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은가. 이런 일은 무심히 넘길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시청취율의 노예라는 서글픈 현실 때문에 소위 잘 나가는 스타들은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 공히 다 출연한다. pd들이 자존심을 팽개치고 섭외하는 것이다. 함량미달의 음악성을 가진 가수들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 것도 결국 pd들이 아닌가. 원칙이 필요하다. 예전에 소위 잘 나가는 가수 12팀을 섭외해 공개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중 한 가수가 섭외과정에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스케줄이 바쁘다는 이유로 공개방송 현장에서 자신이 먼저 출연하고 가겠다고 했다. 나는 그냥 돌려보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pd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연출자의 기본적인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게 안되고 있지 않은가. 그저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연연하고, 감지덕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어떤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인지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contsmark8|- 지난해 tv3사에서 방송한 광복절 축하쇼에서 출연한 게스트가 세 프로그램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같았다. 과연 우리가 보여줄 것이 이것밖에 없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이쪽을 돌려도, 저쪽을 돌려도 잘 나가는 댄스가수들만 나오는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과연 대중음악을 선도하고 전달하는 음악 pd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인가.
|contsmark9|- 좀 다른 방향의 얘기가 될 진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의 음악 pd는 신보가 오면 다 같이 모여서 검토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갖는다. 또 ‘좋은 음악’이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대중음악을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지속적으로 토론한다. 이런 성격의 모임을 연합회 차원에서 구성해 pd들끼리 서로 의논하고 공유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동감한다. pd는 ‘영주의식’이 있다. 자기 프로그램 내에선 소위 말해서 사장이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얼마 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contsmark10|- 사실 현재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질도 갖추지 못한 소수의 연예인들이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각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은 장난이 아니고, 연예인 역시 공인인 이상 기본적인 자질을 검증할 장치가 있어야 한다. 각 방송사에 심의기구가 있지만 실질적인 심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pd들이 해야 한다. pd는 문화를 주도하고, 올바른 문화를 전달할 책임이 있다. 이런 의식을 공유한다면 자연스럽게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contsmark11|- 그동안 연합회가 타 분야의 pd들에 비해 예능 분야 pd들의 현안에 대해 다소 소홀히 다룬 면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예능 pd들에게도 공동으로 대처하고 논의해야 할 현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예능 pd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연합회가 많이 확보해주어야 한다. 일단 모이면 풍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contsmark12|- 각 방송사 예능 pd들간의 정보 공유 및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는 것은 공감한다. 시청취율에 얽매인 상황이지만 잠시 탈출해서 프로그램의 올바른 방향을 서로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원칙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contsmark13|- 그런 의미에서 표절가요판정위원회 등 연합회 산하의 모임들이 좀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표절 문제는 오히려 각 방송사의 개별적인 대응보다는 연합회 차원의 전반적인 제재가 필요한 사안이 아닌가. 새로운 모임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논의할 장치들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있는 조직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진 것이 문제다. 용두사미식이 아니라 끈기 있고 지속적으로 모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나온 이야기들을 오늘의 자리로써 끝내지 말고 연합회에 제기해 예능 pd들의 월별 정례모임이라도 만들 것을 건의하자. pd들의 근무환경이나 제작권한에 대한 침해가 있을 경우 월별 모임을 통해 보고하고, 서로 공유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은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가 공감하는 바가 아닌가.
|contsmark14|- 자질없는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출연은 결국 pd들의 시청취율 경쟁으로 인한 캐스팅 경쟁에서 비롯됐으며, pd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pd자성론’과 격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연출자와 출연자와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나아가 문화전달자로서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예능 pd들이 상시적으로 모임을 갖고 정보를 공유하고, 원칙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각 사에 돌아가 이러한 논의를 확산시키도록 하자는 것으로 모임을 정리하자.<기록·정리 :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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