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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집착’이 약점이자 강점
정책 차별화 안돼’ ; ‘방송토론 신뢰회복 계기’

|contsmark0|대통령 후보 합동 tv토론회가 지난 1일과 7일 경제, 정치·외교 두 분야에 걸쳐 치뤄졌다.방송으로 생중계되는 최초의 후보간 합동토론을 지켜보면서 그간 수없이 개최됐던 1인 토론회에서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사회분야 관련 토론회를 1회 남겨놓고 중간 점검의 자리로 평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contsmark1|사회: 장해랑(본보 발행인)참석: 남영진(한국기자협회장) 손호상(cbs pd) 이경숙(한국여성민우회 대표) 이효성(성균관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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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장해랑 언론단체·시민단체·학계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tv토론위원회의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후보간 합동토론회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민간독립기구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문제를 주요하게 내세웠었다. 오늘 참석자들은 시민·언론단체들이 구성한 tv토론위원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남다른 느낌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합동토론회는 이루어졌고 국민들에게 보다 충분한 정보와 후보자들의 자질 검증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남은 한번의 토론회가 좀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종의 중간평가라고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contsmark4|이경숙이번 합동토론회의 긍정적인 측면이라면 후보들을 비교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것과 시민·언론단체들의 의견이 상당부분 수용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신문·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개최했던 1인 기자회견식 토론의 문제점들은 많이 지적돼왔다. 형평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진일보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contsmark5|남영진이미 여러번 지적되었지만 토론위원회가 법정기구화 돼 법대로 하다보니 형식적으로 된 측면이 있다. 사회자의 역할이 한정되게 됐고 초청 후보자 자격 등을 법으로 정한 것들이 약점이 된 것이다. 일단 그동안 문제가 됐던 공정성 시비가 해결되고 한자리에서 후보간 비교가 가능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된다.
|contsmark6|손호상국민들이 원했고 많은 사람들이 하자고 했던 것을 이루어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든 시민단체 등 각계의 노력에 감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역사적인 선례를 만든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본다. 다만 객관성, 공정성만을 강조하다보니 짜여진 틀 안에서 판에 박은 듯한 질문과 대답만 오가는, 이번 토론회의 형식과 내용은 앞으로 고쳐야 할 가장 큰 문제다. 후보들간 정책의 차별화를 부각시키지 못했는데 이는 질문이 차별화 되지 않았다는 것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후보에게 반드시 물어야 하는 문제가 질문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contsmark7|이효성민간단체들이 주도를 해서 tv토론위원회를 만들었고 그것이 밑거름이 돼서 공식적인 기구로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발족했고 합동토론회를 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방송사들이 그동안 개별토론회를 많이 주최했고 후보자들을 검증한다는 차원에서는 상당히 기여했지만 후보자들을 비교한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많았다. 개별프로그램 자체가 어쩔 수 없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질문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날짜에 따른 시청률 차이, 유권자가 좋아하는 사람만 골라 보게 되는 문제 등 구조적으로 불공적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합동토론회는 선호도와 상관없이 후보들을 검증할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고 민간토론위원회를 구성했던 분들이 참여해서 방송토론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contsmark8|남영진1차 토론에서는 후보들간의 인신공격이나 비방이 말썽이 됐는데 2차때는 후보들 스스로 조심해서 나름대로 정책 차별화를 이뤄냈지만 재미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것은 미디어 정치, tv 정치의 한계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시원하게 말을 잘했다든지 잘 대응했다든지 등 내용보다 이미지에 집중하게 된다.
|contsmark9|이효성 tv라는 매체가 갖는 속성 때문에 tv토론회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문제점이 있다. 영상매체는 내용보다 영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외모라든가 어투, 표정 등이 더 쉽게 다가온다. 미국의 케네디와 닉슨 토론회의 예가 그랬다.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라디오로 토론을 접한 사람들은 닉슨에게 점수를 줬지만 tv를 통해서 본 사람들은 달랐다.정책중심으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은데 tv토론회에서 정책적인 측면의 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할 수는 없다. 정해진 시간 내에서 후보들의 정책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의 식견, 도덕성, 판단력 이런 것을 검증하는 것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후보들이 정책을 중심으로 토론을 벌이는 것은 필요한데 공방으로 치중한 1차 토론의 경우는 후보자들의 문제라고 보여진다.
|contsmark10|손호상주제를 벗어나 후보들간 공방이 벌어지고 말꼬리 잡기만을 하는 상황에서 결국 해당 주제에 대해 세후보가 도대체 뭐가 다른건지 세후보 중 누굴 선택해야 할지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결국 질문을 만들고 토론회의 전체 틀거리를 짤 때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contsmark11|이경숙정책차별화가 안됐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정당이 갖고 있는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정책정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책의 차이가 없을 때 뭐가 중요한가. 정책보다는 예를 들어 통일이 주제라고 했을 때 그 문제에 대한 각 후보의 자질과 식견이 드러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사회자의 역할이 그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그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토론의 진행방식이나 사회자 역할 등에서 후보자들의 자질과 식견을 밝히는 게 가능하지 않았다고 본다.
|contsmark12|남영진이번 토론의 형식은 그동안 각 방송사가 진행한 50회가량의 토론회에 대한 반성의 결과인 것 같다. 한번도 공정성 시비가 없었던 적이 없지 않나. 사회자나 패널리스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번 합동토론에서는 공정성 시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 사회자만 두기로 한 것도 그랬고 사회자 결정과정에 후보들에게 무한한 거부권을 준 것도 그런 측면에서 생겨난 아이디어다. 돌발사태를 대비해서 엄격하게 적용하다보니까 형식적이라는 비판들이 많은데 그것은 이번 tv토론회가 갖고 있는 한계라고 할 수밖에 없다. 토론위원회도 그 비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contsmark13|이경숙중요한 한 두가지 쟁점에서라도 사회자가 개입을 하거나 후보들간 토론 시간을 더 준다든지 하면 정책 차별성이 좀 더 드러나지 않겠는가. 첫날 금용실명제 경우는 차별성이 좀 드러날만 하니 시간이 부족해 끝나버렸다.
|contsmark14|이효성기자회견방식을 가미해 변형시킨 이런 토론은 심도를 기하는 것이 어렵다. 하나의 통과의례로서 이번 토론회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내용의 심도보다 이런 토론회를 가졌고 이것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자의 질문·답변·공방과 후보자들끼리 질문·답변·공방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합쳐져야 한다. 먼저 사회자가 질문한 다음 공방을 벌이고 그 주제하에서 후보자들간 질문과 공방이 벌어지면 토론의 심도라는 측면이 보완될 수 있다. 또 사회자가 한 후보에게 질문하지말고 세사람에 공통적인 질문을 던져 똑같이 답하게 하고 나서 순서대로 반박·재반박하고 질문할 것이 있으면 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contsmark15|손호상한정된 시간안에 일정한 주제를 다 소화하려면 짧은 시간안에 짧게 대답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잘 치고 빠지는 후보가 유리한 토론회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잘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주제를 벗어나 후보들간의 공방으로 번지는 일이 허다했는데 이런 경우에 제재할 수 있는 사회자의 역할이 주어졌어야 하지 않았나.
|contsmark16|이효성1956년으로 기억하는데 미국에서 공산당을 합법화시켜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두 후보가 60분간 라디오 토론을 벌인 적 있다. 그런 방식이 바람직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통령선거에서는 다루어야 할 여러 가지 주제가 있어 하나의 주제만으로 하긴 어렵다. 하지만 예를 들어 정권교체인가 세대교체인가라던가 imf체제 정도의 쟁점들은 심도깊게 논의를 이끌어 갈 필요가 있었다.한 주제로 심도깊은 토론이 이루어져야 후보의 철학이나 얼마나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역량도 드러나고 토론하는 순간의 판단력, 논리 같은 것들이 검증 된다. 주제를 많이 해서 짤막짤막하게 맛보기식으로 하는 것 보다는 최소한 한 주제로 30분정도 진행하거나 필요한 경우, 예를 들면 통일문제 같은 것은 그것만 가지고 그 방안에 대해서 한시간 정도도 할 수 있다고 본다.
|contsmark17|남영진후보간 질문을 허용한 것은 사회자의 질문만 있으면 기자회견식이라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좀더 심도깊게 해보자는 취지였는데 실상 두 번의 토론회 결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었다. 후보들이 어떤 형식이건 서로 비방하거나 정치적 공방으로 몰고가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결국 그렇게 된다. 또 사회자의 역할이 그렇게 한정된 것은 기본적으로 불신 때문이다. 그동안 전반적으로 여당에 유리하게 되거나 편파적이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솔직히 어떤 형식이든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후보자들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본인들이나 유권자가 좋아하는 쪽으로 몰고가려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contsmark18|이효성라디오 토론을 따로 개최하던가 중계에 모든 라디오가 참여해서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보완책이라고 생각한다. 또 신문들이 tv토론 내용을 검증해줘야 한다. 후보자가 토론 중에 거짓말을 했다든지 허황된 정책을 내세웠다든지 등 검증을 위한 보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겠다.유권자들이 후보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식 중 가장 편리하고 현대적인 방식이라는 측면에서 tv토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시할 필요는 없지만 큰 비중을 둘 필요도 없다. tv토론이 경우에 따라 특히 부동층이 큰 경우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데 그것과 다른방식의 선거운동, 선거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게 추구되어야 한다. 특히 라디오 토론이나 신문이 방송토론을 보완해 후보들의 토론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반드시 따라야 된다.
|contsmark19|이경숙이번의 미디어 정치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것에 얼마나 많은 사회적 열정을 쏟았는가. 그럼에도 너무 단순했다. 그렇게 많은 토론회를 했음에도 기자회견방식이라는 하나의 방식으로 일관해왔다. 횟수를 줄이든가 아니면 다양한 방법으로 다루어야 한다.
|contsmark20|장해랑이번 단계에서는 형식적인 공정성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남은 토론회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질문자체가 국민정서에 기반해 있지 않다. 질문의 반 정도를 후보들에게 직접 넘겨버리니까 더 멀어진다. 핵심 주제 몇 개만을 가지고 심층적으로 가야 되지 않겠는가하는 지적도 있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은 내용, 권력구조개편, 책임문제 등이 여전히 반복되는 인상이다. 의제설정과정에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contsmark21|이경숙첫날 경제분야를 다룰 때 불만이 많았다. 알다시피 정치공방으로 다 끝나버리고 피부에 와닿는 경제문제들은 전혀 안 다루어졌다. 현재 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구성이 아니다. 태생적인 한계라고 본다. 사회분야를 주제로 하는 다음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
|contsmark22|이효성법정 토론이기 때문에 군소후보들에게 똑같은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것도 문제고 유력한 후보들이 토론회에 참여했지만 그 사람들을 꼭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도 사실은 문제가 된다. 강제로 토론회에 참여시키는 것은 언론자유에 위배되고 위헌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미국은 정당이 주관하는 민간토론위로 돼 있는데 꼭 정당이 주관하지 않더라도 형식이 법정위원회가 아니라 민간위원회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법정위원회가 민간기구보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정당이 참여해서 민간토론위로 구성해 군소후보 문제도 자유롭게 되고 유력한 후보자에게 토론을 강요하는 위법성의 문제도 해결하는, 그런 형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contsmark23|남영진정당의 이해가 너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정당은 자문역으로 참가하는 것이 좋다. 정당 추천인이 의결권을 가지고 참가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기록·정리: 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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