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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완화로 MSO 인수합병 활기… 독과점 우려도

방송시장의 사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유료방송업계가 공격적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시장점유율 규제와 소유겸영 제한에 묶였던 대형 유료방송사업자의 몸집 불리기와 수직적 결합의 가속화가 예상되면서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CJ다. CJ헬로비전은 14만여명을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는 인수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CJ헬로비전은 올해에만 영서방송과 호남방송, 전북방송 등의 개별SO를 인수했다. CJ 헬로비전은 92개의 SO사업자 가운데 23개의 SO를 보유하면서 티브로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IPTV와 위성방송의 싸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까지 지역 가입자들의 경우 인터넷 결합상품이 활성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으로 인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SO의 인수합병은 위성방송과 IPTV가입자가 600만명이 넘어선 KT를 염두에 둔 측면이 크다. 현재 전체 92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운데 개별 SO는 10여개 남짓이다. 이를 두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의 인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유료방송사업자간에 다른 기준을 적용했던 시장점유율 일원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33%를 넘지 못했던 방송채널사업자(PP)의 매출액 상한을 49%까지 늘리는 방안은 CJ E&M에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란 분석이 많다. PP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J E&M는 매출액 상한선이 풀리면 해외 사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20편의 드라마를 수출한 CJ E&M은 올해 9월까지 프로그램 해외 수출 등으로 51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유료방송업계는 차세대방송인 UHD(초고화질) 방송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 E&M은 오는 19일 UHD 드라마 <스무살>를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 1월 6일에는 tvN과 온스타일, 디지털케이블TV UHD 전용 채널을 통해서도 내보낼 계획이다.

그렇지만 독과점 방송사업자 발생하는 독과점 체제가 굳어지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선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시장점유율 제한의 실효성을 검토해 여론독과점의 우려가 적은 경우 관련 규제를 폐지하고 사후 규제로 보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독과점 체제로 인한 불공정 거래 등의 부작용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과 지상파 간의 불균형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 완화 정책으로 활기를 띄고 있는 유료방송시장과 달리 지상파 방송은 아직까지 여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UHD 방송을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700㎒ 대역 주파수의 용도 결정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간 협의를 마치지 못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와중에 모바일 트래픽 폭증을 이유로 700㎒ 대역 할당을 주장하고 있는 통신업계의 요구가 담긴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 계획이 먼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입장에선 KT와 경쟁하기 위해선 인수합병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는 게 필요하지만 가장 힘이 센 사업자에게만 몰아주는 방식은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미디어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지도 않고 독과점 사업자만 양산하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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