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새 정부의 언론개혁과제 … 전·현직 PD협회장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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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새 정부의 언론개혁과제 … 전·현직 PD협회장 좌담
정권교체는 방송개혁 계기일 뿐 … 현업인 노력으로 일궈내야
IMF 한파에 제작자율성 더욱 위축될 수도
  • 승인 1998.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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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참석자<사 회> 정길화 현 mbc pd협회장<토론자> 이윤선 3대 연합회장(psb)정초영 7대 연합회장(kbs)김승수 8대 연합회장(mbc)윤병대 전 cbs pd협회장장광호 sbs pd협회장배인수 ebs pd협회장장해랑 연합회장(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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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정길화 :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됨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김대중 후보 당선이 방송환경, 방송구조, 방송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또 소위 ‘imf 정국’이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선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대통령 당선의 의미를 짚어보죠.
|contsmark3|배인수 : 김대중 정권의 출범으로 방송개혁의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하지만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능성이 아주 닫혀있을 때와는 달리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contsmark4|정초영 : 새 정부가 제시한 공약 자체만을 보면 상당히 희망적입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나 방송사 사장 인선 등 실질적인 개혁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누가 사장으로 임면되어 어떻게 좌지우지하느냐가 상당한 관건이 되어 왔지 않습니까? 윤병대 : 정권교체로 폭넓은 방송환경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공보처 폐지, 방송위원회 위상 강화, 각 방송사 사장 선임의 자율성, 독립성 등이 방송현업자들이 느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방송산업의 위축입니다. 이제는 ‘언론’으로서의 방송보다는 ‘산업’으로서의 방송에 무게중심이 옮겨져 오히려 자본에 의한 언론자유 위축을 걱정해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방송 내적으로 어떻게 언론자유를 견인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contsmark5|장광호 : 그렇습니다. imf 시국 이후 광고판매율이 격감하고 있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광고주의 압력이 많이 작용하게 될텐데 이것이 현업인들에게 돌아올 수 있는 영향이 아닌가 합니다. 광고주가 프로그램을 간섭하고, 시청률에 더욱 목매다는 상황이 오리라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contsmark6|장해랑 :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방송환경이 낙관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은 이번 정권에서도 화두가 되지 않겠느냐 생각을 합니다. 방송법, 방송사 사장 선임 제도, 방송위원회 위상 등의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병행되어야지 정권이 주는 것을 기다리는 것으로는 안됩니다. 우리 스스로도 시청률 경쟁과 타성에 대한 반성도 동시에 하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실현되지 않을 때에는 충분한 검증을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contsmark7|정길화 : 대체로 50년만에 여·야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기존 정권의 권위주의적 방송관과 정권의 방송도구화 등에 대한 개선의 공간이 열려 방송환경의 언론적 측면에서의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지만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
|contsmark8|장해랑 : 지금까지는 방송이 언론의 주변요소로 취급받아 왔고, 따라서 방송자체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상당히 희석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방송이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낼 수 없었던 기본적인 요인은 제도의 문제가 가장 큽니다. 따라서 공보처 폐지, 방송위원회 위상 강화, 방송사 사장 선임 방식 개선 등 방송환경의 제도적인 측면을 개혁해야 합니다.
|contsmark9|윤병대 : 공보처 폐지나 방송위원회 위상 문제 등은 우리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부분이었고, 다만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문제에 있어 여·야간 배분문제는 아마 논란이 될 겁니다.
|contsmark10|배인수 : 방송제도 개혁이 공약처럼 실현될 것인지 낙관할 수 없습니다. 기존의 흐름, 즉 기득권층의 집요한 반발은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닙니다. 저는 시기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대중 대통령은 2년 반짜리 대통령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한달 두달 지나다보면 상당히 희석될 수 있습니다. pd연합회를 비롯한 언론단체에서 분명한 요구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contsmark11|정길화 :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imf 한파로 방송제도 개선을 낙관못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습니다. imf 한파가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지 말씀해 주시죠.
|contsmark12|정초영 : 제도개선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 독립성과 제작의 자율성을 확보해 제대로된 방송을 하기도 전에 외풍이 너무 세서 pd들의 일자리 자체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또 앞으로는 외국자본의 상업방송에 대한 소유문제도 불거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 프로그램이 아닌 미국이나 일본의 프로그램이 직접적으로 바로 제작되서 방송되는 엄청난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또 방송사의 재정압박으로 pd들의 제작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제작자율성 보장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개개인의 힘이 무력해진 상태에서 각 사 노조나 pd협회 등 대표성을 가지는 단체들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contsmark13|이윤선 : imf 사태를 비롯한 최근의 사태는 우리 방송 역사상 초유이자 최대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논의하고 추구해왔던 이념, 가치, 철학, 지향들의 논의가 더 이상 허용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까지 우려되고 앞으로는 자본의 위력 앞에서 여지없이 짓밟히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우리 방송인의 노력이 더욱 요구될 때입니다.
|contsmark14|정길화 : 여러분들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새 정부 출범은 하나의 계기일 뿐, imf가 방송환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습니다.
|contsmark15|윤병대 : 저는 자본이 방송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 예정됐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좀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뿐, 다른 나라 방송도 다 마찬가집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방송의 발전방향과는 카테고리가 다릅니다. 즉 직업인의 입장과 방송발전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방송구조 개편은 새 정권이 어떤 정권이라 하더라도 무리하게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제 피튀기는 경쟁시대로 가게 되는데 각 매체별로 상황이 다르므로 각 사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되요. 그런 의미에서 pd연합회 같은 직능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겁니다. 또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국민적인 공감과 지지를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pd연합회는 앞으로 논의구조를 자꾸 활성화시키고 사안별로 각 사의 공통된 의견을 모아야 할 겁니다.정길화 : imf 변수가 새 정부 방송개혁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imf라는 환경과 정권교체라는 계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가야 할 것인지 말씀해주시죠.
|contsmark16|김승수 : pd연합회 안에 가칭 소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그 소위원회에서 통합방송법 문제, 각 방송사의 생존을 위한 공통적인 대책안 등을 논의한다면 pd연합회가 좀 더 방송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흔히 위기가 기회라고 하잖습니까.
|contsmark17|정초영 : imf가 몰아닥치면서 불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의 고민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국가는 모든 위기에 대해 imf 핑계를 대고 있어요. 소위 여론몰이로 가는데 우리가 감시해야 할 것은 새 정부가 초반에 전향적인 개혁을 시도하더라도 imf를 기화로 삼아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 부분을 연합회에서 감시해야 해요. 한편 우리 pd들은 새로운 환경에 각 사별로 어떻게 존속할 것인지, pd로서 어떻게 제작자율성을 확보하고, 제작환경을 지켜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되요.
|contsmark18|장해랑 : imf 시대라고 방송사 사장들이 모여 드라마 줄이고, 10대 위주의 쇼 프로그램 줄이자고 했다는데 imf 사태가 아니었으면 그나마도 안됐어요. 그래서 저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인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하면 방송인 스스로가 고민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렇다면 방송발전을 위한 방안은 우리가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contsmark19|정초영 : 제도개선이 된다고 해도 사람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 중에 소신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습니까? 결국 시간이 지나다보면 구시대 인물들이 다시 칼자루를 휘두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업인들의 내부적인 개혁운동은 더욱 절실합니다.
|contsmark20|이윤선 : 그동안은 누적되어왔던 과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왔다면 이제는 현실 앞에 놓인 새로운 과제와 앞으로의 예상과 전망에 대한 의제를 설정하고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닥쳐오고 있는데 무관심하거나 시각이 못미쳐서 파악하지 못하는 과제들을 빨리 포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ontsmark21|정길화 : 사실 5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현대사의 경사를 맞으며 이 자리에 나오신 회장님들의 의견이 일치되는 것은 imf 한파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되는, 따라서 dj가 내걸었던 공약의 실현이 불투명해지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을 확인했습니다.중요한 것은 이제까지는 정부에게 요구하고 비판하고 주문만 했는데, 이제는 우리 스스로 준비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 한 것 같습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기록·정리 :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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