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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MBC본부장 1인 시위 돌입…‘세월호 보도’ 자성 촉구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16일 MBC의 세월호 사고 보도에 대한 진상 규명과 보도국 간부들의 ‘막말’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세월호 사고를 ‘편파·왜곡 보도’한다는 비판 속에서 사고 발생 한 달만인 지난 15일 KBS와 SBS는 자사 보도의 문제점을 짚었지만 MBC는 ‘보도 참사’라는 지적에도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이성주 본부장은 16일 오전 11시 30분부터 90분가량 서울 여의도 MBC 본사 내 로비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부터 사흘 간 같은 장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오는 26일부터는 일주일 간 MBC본부 집행부가 하루에 세 차례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사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로비에서 '세월호 보도' 관련 MBC의 자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MBC본부

이 본부장은 이날 ‘위원장의 편지’를 통해 “5월 15일 MBC에는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세월호처럼 완전히 가라앉았다”며 “우리나라 저널리즘 역사에 영원히 남을 이 날, MBC는 반성의 유전자를 결여한 최소한의 양식도 없는 구제불능의 집단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는 반성을 해야 한다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반성문을 쓴 기자들에게 ‘색출’을 운운하고 또 부당인사의 철퇴를 휘둘렀다. 남은 것이 있었다면 사측의 사과와 반성을 강제하는 ‘행동’ 뿐”이라며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현재까지 지상파 가운데 세월호 참사 보도를 자성하지 않은 방송사는 MBC뿐이다. KBS는 지난 15일 메인뉴스 <뉴스 9>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자사 보도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KBS는 조만간 보도본부 간부와 기자들이 세월호 보도를 되짚는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SBS도 같은 날 <8뉴스>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의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자사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본부장의 ‘위원장의 편지’에 이어 MBC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과연 MBC가 떳떳하다고, 진실된 보도를 했다고 사측은 자신할 수 있는가. 우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차마 고개를 들 수 없고, 입을 열 수 없을 정도의 부끄러움과 참담함이 현재 MBC 구성원의 심정”이라고 밝혔다.

MBC기자회(회장 조승원)도 이날 ‘하루 빨리 참회하고 반성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타사 보도를 보며 어느 낙종보다도 아프고, 참담한 심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KBS와 SBS의 어제 보도가 처절한 자기 반성에서 나온 당연한 결론인 반면, MBC 뉴스에서는 자성과 성찰은커녕, 최소한의 현실 인식과 문제제기조차 없다”고 말했다.

MBC 내부에선 세월호 사고 보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지만 MBC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상후 전국부장이 지난 7일 <뉴스데스크>에서 민간 잠수사 사망을 실종자 가족 탓으로 돌리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을 당시 MBC기자 121명은 사고의 문제의 본질을 왜곡 보도한 “보도 참사”라는 성명을 내고, 18개 전국MBC기자회도 이를 규탄했다. 보도국 간부들이 유가족을 폄훼하는 ‘막말 논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MBC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만 밝힌 상태다.

MBC본부는 “조합이 민실위 보고서를 통해 유가족을 폄훼한 ‘보도 참사’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지적하고, 기자 121명이 군사정권 치하보다도 엄혹한 MBC의 현실 속에서 징계를 각오하고 절절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들려오는 것은 ‘색출하겠다’, ‘징계하겠다’는 비정한 공포의 언어들뿐”이라고 꼬집었다.

MBC본부와 MBC기자회는 MBC가 세월호 사고 보도에 대한 반성을 표하고, 희생자에게 사과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 기자회는 “공영방송이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정권 옹호와 자신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다면, 이는 승객들을 버려두고 자기만 살겠다고 탈출한 세월호 선원과 다를 바가 없게 된다”며 “하루 빨리 MBC 보도의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본부도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과 상처에 대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침몰하는 MBC에 대한 위기감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사측은 희생자 가족과 시청자들에게 즉시 사과하고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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