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박근혜 대통령 UAE 순방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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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편성위서 문제제기…보도국장 “원전 기술력 조명 차원”

OBS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보도 특집으로 내보내 “홍보성 방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OBS는 지난달 23일 보도특집 <박근혜 대통령 원전외교-新 중동붐 오나> 에서 박 대통령이 UAE 원자로 설치식에 참여한 모습과 함께 “우리 원자로의 우수한 기술과 안전성을 알렸다”, “원전 분야 인력 양성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동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등 박 대통령 순방의 의미와 성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후 장병옥 전 한국중동학회 회장과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출연해 약 한 시간가량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초동대처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1박 2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을 회피한 UAE 순방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 지난달 23일 방송된 보도 특집 <박근혜 대통령 원전외교-新 중동붐 오나>ⓒOBS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언론노조 OBS지부(지부장 이훈기, 이하 OBS지부)는 2일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UAE 방문 보도특집은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며 “당연히 찬반 패널을 공정하게 배치해 원전 안전성과 방문의 성과 그리고 적절성 등을 평가해야 했지만, 대통령 방문을 부풀려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방송을 했다”고 비판했다. OBS 지부는 지난 30일 편성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OBS 지부는 이번 보도 특집에서 패널의 발언과 내용을 미뤄볼 때,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배제되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과 위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일부 패널들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원전의 안전성에는 대해서도  별문제가 없으며, 한국형 원전은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OBS 지부는 또 “박 대통령의 방문이 1970년대 토목공사 위주로 이루어진 중동붐을 원전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새롭게 일으키는‘제2 중동 붐’의 계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힌 뒤 “박 대통령 UAE 방문과 관련된 부정적 평가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에 대해 OBS 사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학균 보도국장은 “패널 구성과 관련해 환경단체 측이 참여해야 한다고 노조가 주장하는데, 이번 특집의 기획 취지가 원전의 기술력을 살펴보고, 향후 중동이 원전 수출기지로서 어떠한지를 조명하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홍보성 방송’이라고 지적하는 것과 관련해 김 보도국장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진 홍보방송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뒤 “원전에 대한 정책적 함의나 비판이 없다고 하는데, 안전성과 기술력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했으며, 그 부분에 대해선 시청자들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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