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과 닮은꼴 길환영 사장
상태바
김재철과 닮은꼴 길환영 사장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4.06.04 0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의 보도·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길환영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와 PD들의 제작거부가 계속되고 있지만 공영방송의 수장인 길환영 사장은 요지부동이다. 길 사장이 노조와 대립각을 세운 행보는 지난 2012년 MBC의 170일 파업의 도화선을 제공한 김재철 전 사장과 ‘복사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 KBS본부가 이례적으로 공동 파업에 돌입한 지 엿새째(3일 기준). 양대노조는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길 사장은 담화문에 이어 특별 조회에서도 “불법 파업을 진압해 방송을 안정화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 길환영 KBS 사장(좌), 김재철 전 MBC 사장(우)

길 사장의 행보는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한 장본인이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인해 퇴진 요구를 받았던 김재철 전 MBC사장과 비슷하다. 김 전 사장은 MBC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당일 담화문을 통해 “정치 파업이자 불법 파업으로 노동법으로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파업의 도화선이 된 것은 제작 거부에 나선 일부 기자들의 집단행동”이라고 말했다.

길 사장과 김 전 사장은 파업에 맞불을 놓는 여론전도 유사하다. 길 사장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6개 일간지에 KBS 뉴스 파행을 사과하는 광고를 실었고, “국민의 세금인 수신료를 낭비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 전 사장도 MBC본부의 파업이 6개월째 접어들 당시인 2012년 6월 27일 일부 일간지에 “상습파업, 정치파업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는 지면 광고를 게재해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처럼 공영방송의 수장들이 파업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사태를 덮느라 급급한데 이를 감시해야 할 이사회는 ‘정권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 MBC의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는 김재철 전 사장의 해임안을 세 차례 부결시켰고, KBS 이사회도 지난달 28일 길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표결을 오는 5일로 미뤄 “지방선거(4일) 결과에 따라 판단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김재철 전 사장이 지난해 3월 해임되면서 MBC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깊은 상처가 남았다. MBC 보도의 공정성과 신뢰도는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파업 기간 중 8명이 해고됐고, 파업 참여자들은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보됐다. MBC본부의 파업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이어 국민참여재판에서도 배심원들이 노조의 손을 들어줬지만, 공영방송 MBC 상황은 좀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