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날개’ 단 예능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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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날개’ 단 예능 프로그램
포맷 수출 성공 발판 ‘공동제작’으로 확대 움직임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4.06.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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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버라이어티’의 불모지였던 중국 전역에서 한류 예능 프로그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들이 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판매하거나 더 나아가 포맷을 수출하는 형식으로 접근했다면 최근에는 중국 현지 방송사의 제작 컨설팅을 맡거나 공동제작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뛰어든 모습이다.

MBC <일밤-나는 가수다>(2011)로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의 중국 시장 포맷 수출은 현재까지 어느 정도 성공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3년 방송산업백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이 지난 2008년부터 중국에 수출한 포맷은 10편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시청률 1%를 넘어도 ‘대박’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국내 예능의 판권을 수입해 제작한 예능이 줄줄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 MBC <일밤-나는 가수다> ⓒMBC

중국 동방위성TV <불후의 명곡>(KBS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저장위성TV <아빠가 돌아왔다>(KBS<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비롯해 지난해 10월 후난위성TV를 통해 방송된 <파파거나아>(MBC <아빠! 어디가?>)는 시청률 4%대를 기록해 시즌2를 검토 중이다. 작년 스촨위성 TV에서 방영된 <양천일야>(KBS <1박 2일>)도 오는 8월 시즌2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방송사들은 포맷 수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현지 방송사와 손잡고 공동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SBS는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을 중국판으로 공동 제작해 올해 말께 절강위성TV에서 방영할 계획이다. SBS는 오는 6월 중순 절강위성TV과 세부 협상에 대한 마무리를 지은 뒤 조효진 PD 등 ‘런닝맨’ 스태프를 현지에 투입해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콘텐츠 판매를 맡고 있는 김용재 SBS PD는 “기존에는 <기적의 오디션>, <K팝 스타>등과 같이 포맷 위주로 중국에 수출했지만, <런닝맨>의 경우 국내 스태프가 직접 현지에서 제작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야외에서 제작하는 기술력이 부족한지라 공동제작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제작진이 현장에 투입되면 포맷만 수출하던 이전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E&M의 히트작인 tvN <꽃보다 할배>의 중국판 <화기예예>에도 국내 제작진이 중국 현지로 날아가 컨설팅을 했다. CJ E&M은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디바>(2012),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더 로맨틱>, <슈퍼스타 K>(2013) 등 포맷 위주로 중국에 수출해오다가 <꽃보다 할배>의 경우 처음으로 제작 컨설팅에 나섰다.

최무송 CJ E&M 홍보팀 대리는 “나영석 PD가 직접 중국 현지에 가서 기획이나 연출, 캐릭터 역할에 대한 부문에 대해 전반적으로 제작 노하우를 전수했다”며 “중국 측 제작진이 국내에 방문했을 때도 이우정 작가가 컨설팅에 동참했으며, 현지에는 플라잉 PD가 상주하면서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기예예>는 오는 6월 동방위성 TV를 통해 방영을 앞두고 있다.

▲ SBS<일요일이 좋다-런닝맨>(위), tvN<꽃보다 할배>(아래)ⓒSBS, tvN

방송사들이 포맷 수출에 방점을 찍던 기존과 달리 제작 교류에 나서는 이유는 잠재력이 큰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추가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이디어만 파는 포맷 수출보다 공동기획·공동제작을 할 경우 중국 현지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방송 포맷 수출 활성화 및 현지화 연구에 따르면 중국 측은 <아빠! 어디가?>의 성공에 힘입어 영화 제작, 음원 출시로 약 2000억원을 벌었지만, MBC는 포맷 판매비만 받았다. 만약 국내 방송사가 공동제작·개발해 1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경우 9대 1로 해도 100억원의 수익을 거두는 등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CJ E&M 측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방송가 해외 방송사와 합작함으로써 문화 콘텐츠 수출의 새로운 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만제 원광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국내 방송사는 공동기획·제작을 통해 수익을 누릴 수 있고, 중국 측은 제작 능력을 체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산업적 측면에 치울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문화 교류 차원에서 협력 체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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