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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동영상 전체 방영… 패널 손석춘 “이렇게 오래 틀어도 되나”

MBC가 20일 오후 9시 55분부터 두 시간가량 ‘긴급 대담 문창극 총리 후보 논란’을 갑작스레 편성해 방영했다. MBC 측은 “시청자의 정확한 판단과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한 편성”이라고 취지를 밝혔지만 친일 미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문창극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을 방영하는 등 이례적인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긴급 대담은 김상운 MBC 논설실장이 진행을 맡고, 패널로는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부), 이진곤 경희대 객원 교수, 손석춘 건국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과), 유병선 정치평론가 등이 출연했다. 이들은 교회 동영상에서 논란이 된 문창극 후보의 친일 미화 발언을 두고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에서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을 보낸 민족”등 발언한 사실이 KBS 보도로 드러나는 등 친일 미화 논란을 일으켰다.

▲ MBC <긴급 대담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 ⓒMBC캡처
손석춘 교수는 “공영방송 MBC가 이렇게 귀한 시간에 (교회 동영상을) 이렇게 오래 틀어도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연 뒤 “종교적 간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갑오농민운동, 항일의병운동, 3·1운동 등을 충분히 얘기했다면 말이 될 수도 있지만, 당시 그러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성걸 교수는 간증을 역사관으로 확대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간증 내용 중) 일부분만 떼서 일제 식민지화된 것도 하나님의 일종의 선물 비슷하게 해석해 친일파로 본다면, 대한민국 지식인과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부끄러운 것”이라며 “교회에서 간증한 내용과 한두 개 칼럼 내용을 두고 청문회 갈 것도 없다며 여론 재판으로 끝낸다면 이게 과연 21세기 문명 국가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유병선 정치평론가는 “종교적 간증이라고 쳐도 서울대에서 강의할 때 위안부 문제를 두고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등 곳곳에서 문제가 많았다”며 “이런 발언들은 특수한 상황에서 나온 게 아니라 문 후보자의 철학이며, 민족을 비하하는 역사인식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패널들은 문 후보자의 거취에 대한 입장도 갈렸다. 홍성걸 교수와 이진곤 교수는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문 후보자의 총리 적격성 여부를 청문회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석춘 교수와 유병선 정치평론가는 문 후보자의 왜곡된 역사 인식이 드러난 만큼 문 후보가 자진 사퇴하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한 뒤 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민주주의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필요한 건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 선입견을 갖고 청문회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잘못됐다”고 말한 뒤 “박근혜 대통령은 여론에 동조한다면 사과한 뒤 임명을 철회하든지, 여론이 과했다고 본다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곤 교수도 “제도가 있는데도 먼저 (문 후보자를) 끌어내리겠다는 안된다”며 “언론과 여론이 자격 미달이라고 단죄하는데 이는 진실을 담보하는 게 아니므로 비난할 게 많을수록 인사청문회에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병선 평론가는 “문 후보자가 나라를 위해서도 인사청문회를 나가선 안 된다”며 “문 후보자는 ‘원맨쇼’라는 언론의 비아냥이 있을 정도의 통제 불능의 인물이 됐기 때문에 가급적 청문회가 아닌 대통령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약 청문회를 그대로 진행한다면 박 대통령에게 큰 타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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