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이춘호 이사장 비판 게시글 삭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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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언론 자유 뿌리뽑는 행위”…EBS측 “명예훼손 해당”

▲ 이춘호 EBS 이사장 ⓒ연합뉴스
EBS가 이춘호 EBS 이사장을 비판하는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삭제해 논란이다.

EBS는 지난 24일 EBS 무기명 사내 게시판에 ‘나는 이춘호 이사장이 불편하다’라는 제목으로 이 이사장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이날 저녁 게시글을 삭제했다. EBS는 “게시자가 작성한 글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어 전산업무관리규정 제53조에 의거 삭제합니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남겼다.

무기명으로 올라온 게시글에는 이춘호 EBS 이사장이 감사원 결과 공금 1억여원을 사적 용도로 유용한 내용 등을 이사장으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지난 4월 “이 이사장이 업무용 차량이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차량 리스료 9500만원, 유류비 2800만원 등 1억 2300만원 중 약 91%인 1억1200만원이 사적 용도로 부당하게 집행됐다”며 신용섭 EBS사장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EBS 내부에서는 회사가 사내 게시글을 삭제하는 행위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EBS의 한 PD는 “당사자에게 (글을) 지우겠다고 한건지,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이춘호 이사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고 해서 글을 내린다는 일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한송희)도 내부 구성원의 언로를 막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EBS지부는 26일 성명을 내고 “해당 게시물은 이춘호 씨 개인이 아닌 공인인 EBS 이사장에 대한 비판에 한정됐다.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도 아니다”라며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사측의 주장은 평소 그들이 EBS의 명예보다 이 씨 개인의 안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EBS 지부는 “EBS는 공영방송사이며 그 일꾼들에겐 언론인의 피가 흐른다”며 “앞으로 사내 게시판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막는 그 어떠한 행위도 언론자유의 뿌리를 뽑으려는 시도로 간주하고 총력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게시글 원상 복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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