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차 종편, 특혜로 매출 상승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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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년차 종편, 특혜로 매출 상승중
[종편 재산상황 분석] ‘종합편성’ 정체성 지킨 JTBC 자본잠식 ‘심각’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4.06.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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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가 출범 3년 만에 평균 30% 이상의 자산을 손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JTBC의 경우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50% 이상의 자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JTBC를 제외한 종편들, 특히 TV조선과 채널A가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보도·교양프로그램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 상황을 감안할 때, 종편들이 ‘종합편성’이라는 취지에 걸맞은 편성을 할 경우 자산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종편 4사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동시 출범한 종편 4사의 매출은 2012년 480억~640억원 규모였다. 출범 3년차인 2013년 종편 4사의 매출은 670억~890억원대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종전의 낮은 매출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과정일 뿐, 성장으로 보긴 어렵다. 종편 4사의 영업적자 규모가 2012년 3097억원에서 2013년 2472억원 줄었다곤 하나 매출 상승 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문제는 심각하다.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 2013년도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재무/손익현황(단위, 백만원) ⓒ방송통신위원회
자본잠식 중인 종편…‘종합편성’ 정체성 유지 JTBC 자본잠식 규모 최대, 3년 동안 59.29% 줄어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2013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공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3년 말 방송사업자의 전체 자산은 30조 5151억원으로 부채 11조 2535억원, 자본 19조 2616억원이다. 이 중 종편 4사의 자산총계는 1조 1165억 1900만원으로 부채 791억 3700만원, 자본 1597억 4100만원이다.

지난 2011년 출범 당시 종편 4사의 자산총계는 1조 6335억 100만원으로 3년 만에 31.65%(5169억 8200만원) 줄었다. 부채를 제외한 자본총계도 계속 감소했는데, 2011년 1조 4832억 2400만원에서 2012년 1조 2074억 5700만원, 2013년 1조 373억 8200만원으로 3년 사이 30.06% 줄었다.

출범 3년 동안 자산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JTBC였다. 2011년 4145억 300만원에서 2012년 2934억 1400만원, 2013년 1963억 1900만원으로 출범 후 3년 동안 52.64%(2181억 8400만원)나 감소한 것이다. 자본총계도 2013년 1597억 4100만원을 기록하며 출범 후 3년 사이 59.29%(2326억 2300만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TV조선의 자산 감소가 가장 적었는데 2011년 3192억 8300만원에서 2012년 2626억 3800만원, 2013년 2486억 7600만원으로 3년 동안 22.11%(706억 700만원) 줄었다. 채널A(2011년 4158억 3500만원→2013년 3017억 9700만원)와 MBN(2011년 4838억 8000만원→2013년 3865억 1300만원)의 출범 후 3년 동안의 자산 감소 비율은 각각 27.42%, 23.59%였다.

▲ JTBC 드라마 <밀회> ⓒJTBC
JTBC의 자산 감소 비율이 나머지 3개 종편보다 2~3배 높은 상황으로, 이 배경엔 JTBC를 제외한 종편들이 제작비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도·교양프로그램 편성 비율을 70~80%까지 끌어올린 현실이 있다.

종편은 지상파 방송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종합편성’ 하는 방송이다. 하지만 종편들의 편성비율 현황을 보면 이 같은 취지를 제대로 구현한 곳은 사실상 JTBC가 유일하다. 방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종편 사업계획 이행실적 점검 결과에 따르면 JTBC는 2013년 보도 43.2%, 교양 30.8%, 오락 26% 등의 편성비율을 보이고 있었다.

TV조선(보도 48.2%+교양 34.6%=82.8%)과 채널A(보도 43.2%+교양 30.8%=74%), MBN(보도 39.9%+교양 30.2%=69.8%) 등의 편성의 70~80%를 보도·교양으로 채우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와 예능 등 오락 프로그램들을 포기하지 않은, 즉 종합편성을 하는 방송이라는 출범 취지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는 JTBC가 자본잠식의 위기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TV조선과 채널A는 보도프로그램 편중 편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방통위 역시 그저 두고보고 있을 뿐이다. 2011년 승인 당시 TV조선은 보도프로그램을 3년 동안 연평균 24.8% 편성하겠다고 밝히고서도 실제로는 38% 편성했으며 방통위의 재승인 심사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선 5년 동안 연평균 41.8%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채널A도 승인 당시엔 보도프로그램을 연평균 23.5% 편성하겠다고 했으면서도 실제로는 33.1% 편성했고, 올해부터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31.8% 편성하겠다는 계획서를 새롭게 제출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서만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낮추라고 ‘권고’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역시 권고일 뿐이라서 TV조선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방통위의 제재 방법은 딱히 없는 게 현실이다.

2013년 종편 4사 매출액 상승세, ‘특혜’로 이어간다 

2013년 종편 4사의 매출액은 3061억 42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2% 늘었다. 2011년 845억 9300만원, 2012년 2263억 7200만원에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JTBC로 2013년 891억 3200만원을 기록했으며, 다음은 MBN(782억 5600만원), TV조선(715억 5500만원), 채널A(672억 900만원) 순이었다.

종편 4사의 매출액 증가의 배경엔 방송프로그램제공매출(PP 프로그램 사용료)과 광고매출 등의 증가가 있다. 2013년 채널A의 경우 2012년 3억 5800만원에서 2013년 86억 4600만원으로 83억원 가량 방송프로그램제공매출이 늘었다. JTBC의 방송프로그램매출은 2013년 82억 1200만원(2012년 10억 3500만원)이었으며, MBN 79억 3800만원(2012년 11억 1000만원), TV조선 77억 4000만원(2012년 13억 1200만원) 등이었다.

방송프로그램제공매출 증가는 종편 특혜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블 등 유료방송들은 종편이 의무전송 지위에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종편채널을 편성해야만 한다. 신생매체인 종편이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종편들은 자신들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만큼 유료방송 등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업계에 따르면 그간 일부 개별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일부 IPTV 사업자들이 콘텐츠 사용료 명목으로 자율적으로 종편에 비용을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종편 4사의 방송프로그램제공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종편 4사의 지속적인 요구 끝에 SO들이 지난 2013년 말 종편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종편들은 각 사별 연간 100억원 정도의 방송프로그램제공매출을 확보하게 됐다는 전망이다.

광고매출 증가 역시 흥미로운 대목이다. 종편 4사 중 2013년 가장 높은 광고매출은 기록한 곳은 JTBC로 698억 9134만원이었다. 이는 2012년(519억 9539만원)과 비교할 때 178억 9595만원 늘어난 것이다. MBN의 2013년 광고매출이 662억 9598만원으로 전년(555억 5036만원)대비 107억 4562만원 늘어 두 번째로 높았고, 채널A 512억 4935만원(2012년 268억 2425만원, +244억 2510만원), TV조선 481억 210만원(2012년 366억 1240만원, +114억 8970만원) 등이었다.

▲ 2013년 채널A 손익계산서 일부. 채널A의 방송프로그램제공매출은 2012년 3억 5800만원에서 2013년 86억 4600만원으로 83억원 가량 늘으며, 광고매출도 2012년 268억 2425만원에서 2013년 512억 4935만원으로 244억 2510만원 증가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광고매출 액수만 놓고 보면 종편 4사 중 JTBC가 최다 매출을 올렸지만, 광고매출 증감 결과는 달랐다. 채널A가 224억 2510만원으로 광고매출이 가장 많이 늘었다. 2012년 대비 두 배 이상 광고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광고판매에 있어 시청률이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중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채널A의 급격한 광고매출 증가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가 지난 25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시청률 결산 자료에 따르면 종편 4사의 시청률 순위는 MBN 1.11%, TV조선 1.08%, 채널A 0.89%, JTBC 0.81% 등이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업계의 판매방식은 CPRP(Cost Per Rating Point·광고가 표적 소비자 1%에 도달하는데 드는 비용)로 시청률을 기본단위로 하고 있다”며 “종편 4사의 시청률이 1% 안팎에서 사실상 비등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광고매출이) 크게 차이 날 이유가 없고, 광고증감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널A의 몇몇 프로그램들의 선전이 광고주들에게 채널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출범 이후 3년 동안 종편은 미디어렙을 통한 광고 판매를 유예 받고 직접 판매를 하는 특혜를 누려왔는데, 기업체 협찬이나 후원 등을 끌어오는 부분이 많았던 게 아닌가 하는 유추가 가능한 부분 역시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편의 광고와 협찬매출은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고 있었다. 방통위에서 공개한 2013년도 PP 재무·손익현황 자료를 보면 JTBC와 MBN에는 광고매출만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두 곳 중 한 곳을 확인한 결과 내부적으로 광고매출과 협찬매출을 분리해 관리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률을 토대로 하는 광고매출과 협찬을 분리하지 않을 경우 영업의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방송사에 대해 회계검증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방통위엔 없다. 각각의 사업자들이 재산상황을 양식에 맞춰 제출하면 감사보고서를 받아 불일치 여부 등을 ‘검토’하는 작업을 회계 법인에 맡겨 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계를 설명했다.

이는 채널A와 TV조선이 광고매출과 협찬매출을 분리해 적어냈지만, 그것이 곧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긴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이같은 지적에 방통위 관계자는 “종편도 이제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판매를 하게 된 만큼 광고매출과 협찬매출의 분리,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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