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력 예능PD 연봉제 적용… 의견수렴 미비·내부 반감 커

MBC가 오는 7일부터 신입·경력사원을 대상으로 연봉제 적용을 추진한다고 밝혀 내부가 들끓고 있다.

MBC는 정규직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호봉제를 개인평가와 성과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연봉제로 바꾸는 등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오는 7일 첫 출근하는 경력 예능PD부터 연봉제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는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축해 좀 더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차등 보상을 강화해 합당한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며 지난달 30일 연봉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사측이 노사협의 사항인 임금체계 개편을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추진하자 내부의 반감이 크다.

연봉제 도입은 안광한 사장이 지난 5월 경력 예능PD 채용을 위한 최종 면접에서 “연봉제 적용을 받게 된다”는 발언을 하면서 가시화됐다. 지난달 27일에 열린 노사협의회에 처음 안건으로 올랐을 정도로 논의도 걸음마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MBC는 경력 예능PD에 대한 연봉제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측의 태도에 대해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임금제도는 가장 중요한 근로 조건인 동시에 향후 회사의 인력 구조와 조직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도 사장의 말 한마디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추진된다”며 “이쯤 되면 ‘막장의 즉흥 경영’이란 표현조차 부족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또 안광한 사장 체제에서의 연봉제 도입에 대한 불신도 크다. 연봉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제도를 바탕으로 도입돼야 한다. 그러나 MBC 내부에서 인사평가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김재철 전 사장 체제 이후 지속되고 있는 내부의 갈등과 반목 상황이 평가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MBC본부는 “연봉제 도입의 대전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이며, 이를 갖추지 않고 연봉제 도입한다는 것은 실패를 뻔히 알면서 일을 저지르겠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현재 회사의 평가제도는 상급자의 주관적·자의적인 평가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봉제 도입이 개인의 성과를 보상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사원 간 임금 격차가 조직 내 위화감을 조장해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SBS가 지난 2011년 ‘전 사원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자 SBS본부가 연봉제의 부작용을 이유로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하는 등 내부의 저항이 컸던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또 신입·경력사원을 시작으로 전 직원으로 연봉제가 확대 적용될 경우 조직 통제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하다.

이와 관련해 MBC는 “현재 매일매일 자기 성과에 대해 스스로 기록하고 보고하는 수시 성과 입력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그 자료를 근거로 객관적으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적용될 여지는 차단돼 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