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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공무원 연달아 부적절 접대 연루… 지상파 “방송정책 균형 무너져” 불만 토로

미래부 관료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올해 들어 미래부 간부들이 케이블방송사업자에게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된 게 벌써 세차례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방송통신산업 진흥업무를 맡고 있는 미래부가 특정사업자들에게 연달아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계 내부의 시선도 곱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유료방송에 편향된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미래부가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결정한 시기에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사업자들과의 유착을 의심하면서 미래부를 ‘밀회부’라고 조롱하는 표현도 등장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6일 씨앤앰의 임원이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미래부 박 모 국장과 한국케이블협회 관계자와 함께 골프를 쳤다고 폭로했다. 은 의원은 87만7000원의 비용을 청구한 씨앤앰 내부 문건도 함께 공개했다.

▲ 과천정부청사 미래창조과학부. ⓒ노컷뉴스
이날은 아날로그 케이블TV에도 디지털 전환없이도 HD급 방송을 볼 수 있는 ‘8VSB’ 전환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8VSB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과 SO등이 오랫동안 미래부에 요구한 사안으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은 의원은 “미래부 담당 국장에게 정보를 얻어 대책을 세웠다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씨앤앰 측은 골프 접대를 해명하면서 “해당 임원이 박 국장을 처음 만났다”고 해명했지만, 은 의원의 추가 폭로로 두 사람이 2년 전에도 골프를 같이 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최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같은 과 서기관급 공무원이 세월호 참사 애도기간에 케이블업계 관계자들과 어울려 골프를 친 사실이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실에 적발됐다. 해당 정책보좌관은 지난 4월 열린 케이블업계 행사에 가족과 동반 참석하면서 업체로부터 체류비까지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박 국장에 대한 자체감사 중인 미래부 감사담당관실은 “자체감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만 말했다. 최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 등에 대해서도 미래부는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미래부의 ‘제 식구 감싸기’ 인사 행태가 반복되지 않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씨앤앰과 미래부 국장과의 골프 접대 자리에 동석한 케이블방송협회 관계자 A씨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있던 2009년 ‘티브로드 성접대 로비’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티브로드는 합병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성접대 논란으로 방통위가 인가 결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A씨는 대가성은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케이블협회로 자리를 옮겼을 당시에도 ‘로비 창구’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미래부의 방송정책이 유료방송에 편향적이라는 불만을 품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은 연이어 나온 접대 사건에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미래부나 방통위, 국회 등을 접촉해보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얼마나 대관 업무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관리하다 보니 주무부처 정책과 입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관행으로 묵인되는 일상적인 로비 때문에 방송 정책이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관료들은 업자들을 만나지도 못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밥과 술을 자꾸 얻어 먹다 보면 정책 추진에서도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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