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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특별전’ 중단 촉구…EBS “시오니즘과 관계없는 작품”

EIDF 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영화제)에서 이스라엘 다큐 특별전이 열리는 것과 관련해 국내 다큐멘터리 감독 등 영화인들이 보이콧을 선언했다. EIDF영화제에 출품한 한국 감독들도 EIDF측에 항의 서한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사라는 문제의식에서 행동에 나섰다. 

EBS는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7일 간 ‘다큐, 희망을 말하다’(Hope Lies Within Us)라는 주제로 EIDF영화제를 개최한다. 올해 EIDF영화제는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슈퍼마켓의 여인들>, <루디의 마지막 유산>, <히틀러의 아이들> 등 세 편의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특별전을 개최한다. 또 한국전파진흥협회와 공동주최로 ‘세계 다큐멘터리의 최전선, 이스라엘’이라는 주제의 컨퍼런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시민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공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이에 영화인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공습으로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EIDF 영화제의 이스라엘의 다큐 특별전에 문제를 제기했다. 

<어머니>의 태준식 감독, <두개의 문>의 김일란 감독 등 국내 다큐멘터리 감독 및 영화인 174명(12일 기준)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EIDF의 이스라엘 특별전은 정치적 맥락으로부터 자유로운 중립적 문화·예술 행사가 아니다”라며 “이는 EIDF가 지금까지 해 온 역할과 한국 사회에 기여한 바를 생각했을 때 안타깝다”며 이스라엘 특별전 취소와 이스라엘 대사관과의 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국외 시민단체도 EIDF영화제의 이스라엘 특별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에 대한 문화학술 보이콧 캠페인 팔레스타인 본부(PACBI)는 이날 “이스라엘은 해외에서 자신의 범죄를 세탁하기 위해 국제 문화포럼에 참가한다”며 “이번 행사를 국제법과 기본적 인권을 밥 먹듯 어기는 국가와 일상적인 업무인 양 해서는 안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도 지난 7일 “영화제가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희망과 공존’이라는 가치는 점령자와 점령 당한 자를 마치 동등한 것처럼 대하는 왜곡된 바탕에서는 설 수 없는 가치”라며 △이스라엘 관련 모든 프로그램 전면 중단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협력관계 중단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 대사관과 공조 관계 형성 및 관련 프로그램 기획 중단 등을 EIDF측에 요구했다.

EIDF영화제 측은 이스라엘 특별전이 매년 특정 국가의 특별전 또는 컨퍼런스를 마련해왔던 기존 행사의 연장선이라는 입장이지만 안팎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오는 13일 또는 14일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협희 EIDF영화제 사무국장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의 후원도 상징적 차원일 뿐 작품 선정과 무관했고, 민족주의나 시오니즘과 전혀 관계없는 작품들이 선정됐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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