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은 ‘콘텐츠 제값 받기’차원이라는 주장이지만 시청자들의 부담 가중도 불가피하게 됐다.
지상파 방송 3사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IPTV측에 지상파 프로그램 다시보기 요금을 고화질은 현재 1000원에서 1500원, 일반화질은 7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한 관계자는 “더 이상 광고 시장에 의존할 수 없는 현실에서 지난해부터 수익 강화와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받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지난해에도 다시보기 요금을 인상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별로 시장의 수용 수준에 대한 이견이 있어서 인상 시기가 지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는 2013년부터 다시보기 서비스 요금 700원에서 1000원 인상, 홀드백 1주에서 3주 연장, 모바일 IPTV 다시보기 요금 인상 등 콘텐츠 요금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다.
이와 별도로 올해 1월 1일부터 KBS가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추적 60분>, <다큐 3일>, <한국인의 밥상> 등의 시사교양 프로그램까지 유료로 전환됐다. KBS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해당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
KBS 관계자는 “수신료로 만든 프로그램을 유료 사업자들에게 공짜로 주는 게 더 비난받을 일이 아니냐”면서 “무료로 교양 프로그램을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제공할 때도 그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었는데, 비용 절감을 모색하던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유료화와 이에 대한 수익 배분을 제안해서 유료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로 방송광고 의존했던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 매출이 크게 감소한 이후 VOD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방송사들의 경영실적이 변변치 못했던데다 올해 방송광고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MBC와 SBS 사장 모두 올해 신년사에서 방송 광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강조한 바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VOD 요금 인상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콘텐츠에 대한 제값을 받겠다고 하지만 공적 책임이 강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시청자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은 너무 손쉬운 해결책”이라며 “재난방송 등 공적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이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다시보기 요금 인상으로 늘어난 수익이 콘텐츠 질을 높이는 데 투입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