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알아야 할 KBS 사장선임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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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입김’을 배제하기 위한 조건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시청자가 ‘진짜 주인’인 공영방송 KBS. 방송사를 시청자 대신 관리해 줄 사람을 뽑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 관리인을 뽑는다는데 주인인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인을 뽑는지는 물론, 관리인 후보가 공영방송 본연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이 사람이 관리인이 되면 과연 KBS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감시해야 한다.

오는 7일, 드디어 KBS 사장 후보자 선정을 위한 지원자 공모가 시작된다. KBS 이사회는 서류 전형 심사를 거쳐 26일경 면접을 진행하고 사장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KBS 사장 선임, 관전 포인트를 숙지해보자.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1. 사장 선출 제도

지난 9월 23일, ‘후임 사장 임명제청을 위한 절차와 방법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열린 제827차 정기이사회에서 사장 선출제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특별다수제, 사장추천위원회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야당 이사들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여당 이사들은 “그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라며 미뤘다. 한 야당 이사는 “사실상 제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당 이사들에게 제도 개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KBS 사장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근본적으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논의다. 사장추천권을 갖고 있는 이사회가 여야 이사의 구성이 7대 4 ‘여대야소’의 이루어져 ‘친(親) 정부 사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지배구조 하에서는 정치적으로 독립된 공영방송을 만들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그래서 요구되는게 특별다수제다. 특별다수제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사장 선출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정치편향 위험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 그러나 여당 이사들이 과연 찬성할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2. 조대현 사장, 연임 도전?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조대현 현 KBS 사장의 ‘사장 재도전’ 여부다. 한 번도 본인 입으로 연임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모두가 확신하고 있는 상황. 조 사장은 연임 욕심에 윗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는 지적이 나온 건 물론이다.

작년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 당시 사장 출근 저지에 나섰던 9명에게 정직과 감봉 등의 중징계를 내렸고, 이승만 망명정부 보도에 대해 문책 보복인사와 굴욕적 반론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정원 해킹 사건 보도를 축소하고, <광복 70년 국민대합창>을 무리하게 진행하면서까지 ‘청와대 줄대기’를 했으며, 친일관련 탐사보도 프로그램 편성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연임을 목적으로 이인호 KBS 이사장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KBS 공금으로 이인호 이사장을 출장 보내줬을 뿐만 아니라 이 이사장을 방송에 내보내기 위해 프로그램 편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노모에 대한 깊은 효심’을 보이는 ‘효자’라는 비아냥까지 들으면서도 조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임을 위한 물밑작업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모두의 예상대로 조 사장은 또 한 번 사장에 지원할 것인가? 그 동안 보여온 행보가 ‘연임을 위한 눈치보기’였다는 지적이 힘을 얻을 것인가? 지원한다면 과연 연임에 성공할 것인가?

▲ 조대현 현 KBS 사장. ⓒ뉴스1

3. 사장의 조건?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KBS 내부 구성원들은 ‘KBS 사장의 조건’에 대한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KBS 직능협회 및 노조 등은 오는 7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달 중순경 대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KBS 사장은 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의 수장인 셈. 그 조건에 대한 까다로운 논의가 내외부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방송사를 지탱하는 축인 내부 구성원들이 이런 논의를 진행한다면 외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일.

그렇다면 공영방송의 수장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덕목은 무엇일까? KBS 구성원들이 바라는 ‘사장의 조건’은 무엇이며, 과연 구성원들이 바라는 덕목을 갖춘 사람이 사장에 선임될 수 있을 것인가?

KBS 내부에서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사장의 조건’에 대해 앞으로 진행될 논의들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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