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 美 출장 유용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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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의원, 메일 분석 결과 공개 …“공사구분 못하고 자금 낭비”

공금 유용 의혹으로 KBS 자체 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이인호 KBS이사장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그 배경에 조대현 KBS 사장과 오진산 KBS 콘텐츠창의센터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인호 KBS 이사장이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을 위한 컨벤션’ 행사 참석차 미국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은 조대현 KBS 사장과 오진선 콘텐츠창의센터장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이 다녀온 행사가 KBS와 전혀 업무 관련성이 없는 행사였음에도 조 사장과 오 센터장은 이 이사장이 출장을 갈 수 있도록 KBS 예산을 쓰고, 특집방송 및 보도 등에서 다루는 등 ‘이사장 헌정 프로그램 제작’에 열과 성을 다했다는 것이 최민희 의원의 주장이다.

▲ 이인호 KBS 이사장과 조대현 KBS 사장. ⓒKBS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출장은 철저히 오진산 센터장과 조대현 사장이 기획한 출장이었다. 오 센터장이 한국전쟁유업재단에 초청장을 먼저 요청했으며, 초청장에 이사장의 역할 및 KBS가 출장비용을 지급할 근거까지 갖춰 명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최민희 의원실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이메일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오 센터장이 대학 동문 선후배 사이인 한국전쟁유업재단 한 모 이사장의 제안을 수락해 프로그램 제작이 추진되었고, 한 이사장이 KBS 관계자의 참석을 요청하자 오 센터장은 조 사장에게 보고 후 “이인호 이사장이 방문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 이사장에게 보냈다. 특히 “공식적인 초청장을 보내주기 바란다”라며 “초청장에는 공식 초청 일정, 방문시 이사장님의 역할(오프닝 스피치 그리고 학생과 역사선생님들 강의 등), 초청의 비용 조건 등을 명기해 주기 바란다. 그 조건에 따라 공사에서 출장비용이 지급되는 근거가 된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한 이사장이 당초 프로그램 제작 조건이었던 ‘1억원 협찬’이 불가능하게 됐음을 밝혔음에도 이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하지 않았다. 이인호 이사장이 참석하게 된 만큼 협찬이 없더라도 프로그램을 제작해야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최민희 의원실의 주장이다.

KBS는 오 센터장이 한 이사장에게 이 이사장의 참석을 통보하기 하루 전인 5월 6일에 7000만원의 자체제작비를 해당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한 이사장은 오 센터장의 요청에 맞춰 초청장 파일을 보냈고, 이 이사장에게도 별도의 초청장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조대현 사장의 추천이기도 하다”라며 초청을 수락하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최 의원실은 오 센터장과 조 사장이 맞춘 시나리오에 따라 이 이사장의 행사 참석과 ‘이 이사장 헌정 프로그램’ 제작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KBS 이사장의 공무차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는 KBS측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 KBS 특집 프로그램에 등장한 이인호 이사장의 모습. ⓒKBS

최 의원실에 따르면 8월 1일 방송된 해당 프로그램은 도입부에서 이 이사장의 기조연설과 강연 모습을 큰 비중으로 다뤘고, 내레이션으로도 기조연설 소개 및 강연 발언을 다뤘다. 최 의원은 “‘역사학자인 이인호 교수가 초청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미국 역사교사들과의 모임, 미국 신세대 교사들은 6.25 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깊이있게 알고 싶어했다’ 등의 내레이션은 ‘이인호 이사장 헌정 프로그램’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역사 강의가 아니라 기조연설을 위해 KBS대표로 참석한 공무”라던 KBS측의 주장에 반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최 의원은 “최초 초청자가 누구든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을 위한 컨벤션’ 행사는 KBS와 KBS이사장의 업무와 무관한 행사임에도 KBS 사장과 센터장은 오로지 KBS 예산으로 이인호 이사장을 미국에 보내기 위해 기획하고 헌정프로그램까지 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국감에서도 ‘역사학자 이인호’와 ‘KBS 이사장 이인호’를 구별해 활동하라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이 이사장 역시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역사학자 이인호’의 활동에 또다시 KBS의 자금을 낭비하게 만들었다”며 “연임을 위해 어떻게든 이사장에게 잘 보이려는 사장과 분별없는 이사장으로 인해 KBS 예산과 프로그램이 사적으로 활용되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측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인호 이사장의 출장은 KBS가 제작방송한 <특집다큐>와 <다큐공감>과 관련해 ‘한국전쟁유업재단’ 측에서 컨벤션 기조연설자로 공식 초청해 와 출장에 대한 내부기안과 일상감사 등 회사의 공식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공무 출장’”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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