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듯 …中日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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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듯 …中日 프로그램
[제15회 한중일PD포럼] 예능과 시사교양 프로그램 출품작 시사
  • 최선우 기자
  • 승인 2015.10.30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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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PD포럼에서 소개된 중국과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은 중국과 일본 프로그램 모두 ‘학교’를 콘셉트로 설정한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예능: '학교'라는 동일한 콘셉트

▲ 예능을 제작한 중국의 야오샤오잉 PD(좌)와 일본의 도미자와 유토(우).ⓒPD저널

중국 예능 <음악 대가의 수업>(제작 야오샤오잉 PD)은 베이징 위성 TV가 내놓은 참신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으로 한레이, 린즈슈엔, 차오거, 양위잉이라는 4명의 유명 스타가 음악 선생님이 되어 16명의 재능있는 아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고전 음악을 가르치는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에게는 음악,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성인 시청자에게는 추억의 음악을 감상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음악 대가의 수업’이 진행되는 곳은 두 군데로 관객 앞에서 음악 공연을 하는 음악홀과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 세트장이다. 방송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교장으로 섭외해 매 회마다 특별 지도팀을 구성해 직접 음악을 지도한다. ‘음악 학교’라는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으로 교실을 직접 꾸미고 명예교장과 담당 선생님을 섭외했다. 이 가상의 학교에는 교복도 있고, 졸업장도 주고, 빨간 책가방도 준다. 제작을 맡은 야오샤오잉 PD에 따르면 <음악 대가의 수업>은 서바이벌 형식의 음악 예능이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에 좀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 중국 베이징 위성TV '음악 대가의 수업'

방송을 본 배성우 SBS PD는 “굉장히 감명 깊게 봤다. 16명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모습과 본질적인 휴머니즘을 긴 호흡으로 가지고 갈 수 있다는 포맷이 좋았다”며 “이와 대조되게 제작을 맡고 있는 <스타킹>은 녹화 1시간 30분 동안 한 팀의 휴먼 스토리나 본질을 깊게 다루지 못한다. 매번 방송 분량의 압박으로 이야기를 압축하고 버리는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중국 예능이 음악을 통해 교육적인 메시지를 던진다면, 일본 예능 <실패선생-나처럼 되지 마라!>는 게스트의 실패한 경험을 통해 “실패에도 힘을 내자”고 이야기한다. 한 명의 게스트가 프로그램의 ‘교과서’를 사용해 수업을 한다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단순한 셀프디스가 아니라 방송 후에는 교훈과 선생님에 대한 잔잔한 호감을 갖게 하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이번 한중일 PD포럼에 소개된 에피소드에서는 일본의 유명 피겨스케이트 선수 아사다 마오의 언니 아사다 마이가 출연해 천재 동생을 둔 언니의 비애, 좌절하고 실패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 '실패선생'

이날 포럼에서 소개된 <실패선생>은 참가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교실 안에서 제작진이 직접 제작한 ‘교과서’를 선생님(게스트)과 학생(패널)들이 한 장 한 장 넘기며 자신의 실패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수업을 듣는 진행 방식이 참신했기 때문이다. 도미자와 유토 PD가 직접 포럼에 가져와 보여준 교과서에는 실제로 선생님으로 출연한 게스트가 상처 받은 말, 좌절했던 경험 등이 그림과 함께 수록되어 있었다. 방송에서는 게스트가 했던 못난 행동이나 말, 자신의 실패 경험을 패널들과 함께 실제로 재연하기도 한다.

도미자와 유토 PD는 “첫 번째 핵심 키 포인트는 교과서였다. 학생과 선생님 모두 가지고 있었던 교과서 만드는 작업을 프리랜서 제작진이 제안했다. 녹화 당일까지 제작에 시간 많이 걸려도 제본 확실히 해서 직접 사용한다. 실제로 이 점이 일본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고 인기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서현 안동MBC PD는 “포맷이 신선하다. 하지만 어쩌면 자신의 치부일 수도 있는 실패 경험을 소개하겠다는 게스트를 섭외하기가 어렵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유토 PD는 “실제로 제작 초기에 섭외가 힘들었다”며 “제목에 ‘실패’가 들어가서 그런지 다들 부담스러워 했다. 또한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게스트가 MC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어렵기도 했다. 아사다 마이 씨 경우도 3개월 동안의 설득 끝에 섭외에 성공했다”고 제작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사교양: 밀착 취재와 긴 호흡으로 촬영  

▲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을 맡은 중국의 쟈오보PD(좌)와 일본의 이쥬인 요(우).ⓒPD저널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장르 역시 중국과 일본이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포럼에 소개된 중국과 일본 다큐멘터리 두 작품 모두 취재 대상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촬영에 임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주인공들을 직접 찾아가 이들과 지내거나 가까운 곳에서 밀착 취재를 통해 소소한 일상과 작은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세세하게 담아냈다. 또한 두 작품 모두 ‘인간애’와 ‘휴먼스토리’를 표방해 방송 내내 주인공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 역시 교집합을 이뤘다.

중국 시사교양 <향촌 안의 중국>은 2012년 춘절기간(중국의 구정)에 쟈오보 카메라 감독이 고향의 산을 하나 임대해 농촌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쟈오보 감독은 다섯명의 제자와 함께 산동성 쯔보시 이위안현 종좡진의 샤오위촌으로 들어가 373일 동안 숙식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갖은 고초를 겪는 모습 등 마을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렌즈에 담았고 사회가 변화하면서 붕괴되는 마을 생태를 묘사했다. 농민들의 행복한 생활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과 꿈을 그려냈다.

▲ 중국의 다큐멘터리 '향촌 안의 중국'

한국 PD들은 <향촌 안의 중국>의 제작 방식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오기현 SBS PD는 “중국은 역시 소재의 보고다. 아이템의 보고라는 생각에 부럽다. 제자 다섯 명과 어떻게 제작했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춘근 MBC PD도 “1년 동안 마을 사람들과 생활을 함께 하면서 제작 과정에서 얻은 이점과 반대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매우 궁금하다”라고 감독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쟈오보 감독은 “농촌의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이번 1년 동안 가까이서 직접 지내며 중국의 농민들이, 농촌마을들이 어떤 생활하는 지 잘 알게 됐다.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부분도 한정되어 있어 아쉽기는 하다. 상당히 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차마 다 담지 못했다. 각본이 있지 않다. 카메라는 하루 종일 돌아가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고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다”고 답변했다.

NHK 스페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은 교토역에서 4시간 정도 떨어진 단고 반도의 산골짜기 마을에 사는 ‘특별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낸 휴먼 다큐멘터리다. 주인공은 남편 우메키 요시히코 씨와 아내 히사요 씨다. 히사요씨는 알 수 없는 고열로 인해 2살 때 청력을 잃고 30대부터 점점 눈이 안보이게 됐다. 둘은 서로의 손을 잡고 움직여 의사를 전달하는 ‘촉수화’로 교감하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감동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제작진은 험난하지만 풍요로운 자연에 둘러싸인 부부의 생활을 작년 여름부터 올 봄을 맞이할 때까지 취재했다.

▲ 일본의 'NHK 스페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이주인 요 NHK PD는 “다큐멘터리 할 수 있는 기회가 NHK만큼 잘 되어 있는 곳은 없다. 프리랜서였던 내가 NHK에 입사해 이 프로그램을 만든 건 일요일 오후 저녁 9시라는 좋은 시간대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어서였다. 조사 다큐멘터리나 내용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이 대세인 현재, 이 작품은 잔잔하고 소소하다는 점에서 방송사 윗선에서도 처음엔 우려가 많았고 모험이었다”고 제작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길도 독립PD협회 PD는 “소재의 경우는 국제 공동제작 쪽에서도 한중일 뿐만 아니라 유럽과 서구 등 해외에 진출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보편적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고 고향, 농촌이라는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순수한 노인의 사랑과 인간애도 주목할 만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님아, 강을 건너지마오>라는 다큐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 다큐를 극장이나 마켓을 통해 배급해도 좋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 이길도 PD가 NHK 다큐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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