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홈쇼핑 채널연번제 여론전, 결국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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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홈쇼핑 채널연번제 여론전, 결국 ‘자승자박’
양문석 전 방통위원 “종편, 오판으로 자기 목에 목줄 걸어” 비판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5.11.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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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들이 오판을 하고 있다. 정책에 대해 모르면 배울 생각을 해야 하는데 오판으로 내질러 스스로의 목에 목줄을 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홈쇼핑 채널 연번제’를 도입해 지상파 채널 사이에 위치한 현재의 홈쇼핑 채널을 종편에 줄 수도 있다는 정부의 입장과 관련 여론을 부추기는 듯한 종편의 행태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을 지낸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은 6일 “오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홈쇼핑 채널 연번제를 도입할 경우 방송은 물론 유통산업 전반의 부실화는 물론 종편의 경우 ‘자승자박’의 덫에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종편 위한 홈쇼핑 연번제? 방송·유통 산업 고사 위험

‘TV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과 유료방송 시장의 영향’을 주제로 새정치민주연합 언론홍보대책특별위원회와 공공미디어연구소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동으로 연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양문석 이사장은 강제적인 ‘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장관은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 가능성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찾고 채널 연번제 등을 검토하겠다”(9월 25일 <뉴시스>)는 뜻을 밝혔다.

채널 연번제를 도입할 경우 현재 20번 이내에 한 채널 건너 하나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홈쇼핑을 특정 번호 대역에 몰아넣는 게 가능해진다. 방송계 안팎에선 이 경우 홈쇼핑 채널이 빠진 자리에 종편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 당시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은 “홈쇼핑 채널 연번제가 도입되면 종편이 앞 번호대를 차지할 수 있는가”라는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 ⓒPD저널

사실 채널 연번제는 시청자단체들이 시청권 보호 측면에서 오래 전부터 제기해 온 사안이나 이를 위해선 케이블 등 플랫폼 사업자의 고유권한인 채널 편성권에 제한을 두는 쪽으로 방송법을 개정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는 난색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2011년 12월 종편 출범을 앞두고 정부는 홈쇼핑 채널 연번제와 함께 이 자리에 종편을 넣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종편과 종편의 대주주인 신문들 역시 이를 부채질했는데, 최근 또 다시 이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이사장은 그러나 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이 ‘종편’이라는 ‘일부’의 이해로 결정될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종편 특혜를 둘러싼 논란만이 문제가 아니라 방송 산업, 그리고 유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14년 조사 결과 TV홈쇼핑 시청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74%가 ‘채널 전환을 하다가 관심을 끄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어 시청한다’고 답했다. 즉, 지상파 채널 중간은 TV홈쇼핑에 있어 중요한 위치로, 이를 위해 홈쇼핑들은 SO(종합유선방송)에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번제를 도입할 경우 홈쇼핑 업계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2009년 6월 IPTV는 홈쇼핑 채널 연번제를 실시하다 같은 해 8월 지금처럼 지상파 채널 사이 징검다리 식으로 홈쇼핑 채널을 배치했는데, 이때 A 홈쇼핑의 매출액은 2억 8000만원에서 7억 1000만원으로 153.6% 늘었고 B 홈쇼핑의 경우 3억 1000만원에서 7억 9000만원으로 165.5%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번제로 TV홈쇼핑 매출이 감소할 경우 홈쇼핑 업계 내부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력뿐 아니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택배업, 홈쇼핑에 상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협력사와 물류, 콜센터 등 유통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홈쇼핑을 송출하는 케이블와 IPTV 등 유료방송에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방통위에서 발표한 ‘2014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방송사업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액의 비중은 SO의 경우 27.1~43.1% 수준이다. 또 2012년부터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이 SO의 영업이익 금액을 초과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편-여당 ‘핑퐁식’ 홈쇼핑 연번제 도입 여론몰이”

양 이사장은 “현재 TV홈쇼핑들은 지상파 등 황금채널 사이에 위치해 재핑 효과(Zapping Effect: 채널을 돌리다 중간에 위치한 채널의 시청률이 높아지는 현상)를 받는 것까지 고려해 송출수수료를 유료방송에 지급하는 것”이라며 “연번제가 도입 이런 효과가 사라져 유료방송의 홈쇼핑 매출액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홈쇼핑 매출액에 대한 의존비율이 높은 SO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타격은 종편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양 이사장의 주장이다.

“종편은 특혜로 20번대 안쪽 채널을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받아낸 후 의무송신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방송프로그램 제공에 따른 사용료를 받고 있다. 이에 따른 매출액은 2012년 약 38억원에서 2014년 411억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홈쇼핑 채널 연번제로 유료방송의 매출이 줄어들어도 종편들이 과연 이 돈을 확보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사실 다수의 언론학자들은 SO 등이 종편에 400억원을 줄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의무송신 채널인 KBS 1TV와 EBS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SO 등으로부터) 배분받지 않고 있다. 상식의 힘이 세다면 불가능한 돈이다.

그런데 연번제 도입 이후 (플랫폼 사업자들이 생존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종편이 이 돈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의무송신 채널인 종편에 대한 프로그램 사용료 분배에 대한 반발이 제기될 소지가 있다.“

▲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자료사진) ⓒ언론노조

양 이사장은 종편과 종편의 대주주인 신문사들이 여당과 함께 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과 관련한 ‘핑퐁식’ 여론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편 중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연번제 도입 목소리가 특히 적극적인데 날짜별로 보면 ‘<조선일보> 연번제 보도(9월 12일)→새누리당 의원 국정감사 질의서에서 연번제 도입 주장(9월 13일)→<조선일보>의 새누리당 의원 질의서 내용 기사화(9월 14일)→국정감사 당일 새누리당 의원들의 연번제 도입 요구 발언→TV조선 <뉴스쇼 판>, <조선일보> 연번제 관련 보도’ 등으로 이어진다.

즉, <조선일보>가 쓰면 새누리당이 받아 다시 조선 계열 언론사가 받아 (사안을) 키우는 전형적인 여론몰이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게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한국 언론의 ‘후진성’을 일부에서 계속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양 이사장은 “채널 편성에 대한 권한이 SO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에 있는 만큼 정부의 강제적인 연번제 실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청권 보호를 위해선 전체 홈쇼핑 채널의 연번제보다 우선적으로 홈쇼핑 산업 생태계와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한 정책 마련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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