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은 BBC의 B자도 운운할 수 없는 사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시민단체, 청와대 KBS 사장 개입 의혹 국정조사 촉구

청와대가 고대영 KBS 사장후보의 선임뿐만 아니라 KBS이사선임에도 개입했다는 강동순 전 KBS감사의 폭로가 나온 가운데 언론시민단체들이 청와대의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고대영 후보자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언론시민단체들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개입 KBS 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청와대에 물으며 KBS의 인사개입에 관여한 김성우 홍보수석의 해임도 함께 촉구했다.

▲ 지난 17일 오전 10시 언론시민단체들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개입 KBS 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앞서 KBS 사장 후보자 중 한명이었던 강동순 KBS 전 감사는 <뉴스타파>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노보를 통해 청와대가 KBS 사장은 물론 이사 선임에까지 치밀하게 개입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강 전 감사의 말에 따르면,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인호 이사장과 조우석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 후보자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KBS 이사 선임 시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여권 추천 이사들에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동순 씨는 KBS 사장 최종 후보에도 올랐고 그동안 철저히 부역해왔던 대표적인 인물이기에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는 없는 내용”이라며 “강동순 씨가 밝힌 내용은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 KBS의 처참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현장에 참석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강동순 씨가 폭로한 내용에 대해) 이런 일이 오고 갔을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라며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청와대와 맞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언로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하루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 대해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고 후보의 인식은 일베 수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고 지적했다. 고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건국시점을 묻는 의원의 질의에 “1948년”이라고 대답해 1945년에 세워진 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5.16 쿠데타에 대해서도 “5.16은 혁명이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후대의 역사적 평가에 맡기는 게 옳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지난 17일 오전 10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언론단체 기자회견에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이 “청와대 개입 KBS 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함철 언론노조 KBS본부 부위원장은 “누가 봐도 KBS 사장으로는 전혀 자격이 없는 사람임에도 BBC를 운운하며 공영방송 사장으로의 역할을 하겠다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고대영은 BBC의 B자도 언급할 수 없는 사람이다. BBC 얘기 꺼내면 왜 남의 나라 방송사 얘기를 꺼내냐고 했던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고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KBS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편성규약을 BBC의 공정성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제작과정에서 노조의 목소리를 배제하겠다는 뜻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공영방송은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라며 “이 일에 앞장선 사람이 박근혜”라고 규탄했다. 이어 “박근혜가 고대영 후보를 내리꽂는 이유는 분명하다. 취약한 정통성을 확보하고, 차후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술수”라며 “KBS 종사자로서, 현업인으로서 고대영 사장의 방송장악 저지하고 막아내는 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투지를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