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이념 편향 사장 오면 파업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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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장 공모 마감 앞두고 기자회견…방통위에 의견서 제출

▲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요구서를 들고 있는 홍정배 위원장(좌)과 안소진 사무처장(우). ⓒPD저널

EBS 사장 공모 마감을 앞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위원장 홍정배, 이하 EBS노조)가 하마평에 오른 이념 편향 후보가 사장으로 선임되면 출근저지는 물론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EBS노조는 18일 오후 2시 서울 도곡동 EBS 본사에서 “이념 편향 EBS 사장 선임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교육부 장관이 이사장으로 오는데 사장이라고…”]

노조의 입장은 간단명료하다. 헌법 제 3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방송법 5조, 6조에서 각각 규정하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공익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정치·이념적 편향 사장 선임을 결사반대한다는 것이다.

홍정배 EBS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방통위에서 조합원과 학생, 시청자의 우려를 저버리고 부적절한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한다면 노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동원해 막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홍 위원장은 “방통위는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도 공모 절차와 심사 기준에 대해 외부에 밝히고 있지 않는 상태다. 투명, 공정,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을 하루 속히 마련해 기준과 심사 과정을 공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장 후보 공모 마감 다음날인 19일 EBS노조는 방통위에 ‘정치이념 중립적 EBS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EBS노조는 요구서에서 “EBS 사장의 임명권을 갖고 있는 방통위는 EBS가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법률에 명시된 방송의 공공, 공정, 균형성 등 방송의 공적 책무라는 기본을 지켜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적격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이 된다면 EBS노조는 최성준 위원장을 헌법과 방송법 위반으로 고소·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위원장은 “법조인 출신의 방통위원장이 이런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부적격 인사를 밀어붙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우려에도 이념 편향 사장이 선임된다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게 출근 저지 투쟁을 비롯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EBS 노조 대표. ⓒPD저널

노조 측에 따르면 EBS 구성원 모두 이번 사장 선임에 대해 ‘이념 편향 인사는 사장으로 절대 안 된다’는 기본 공감대는 넓게 깔려있는 상황이다. 노조 예상보다 사장 선임 반대 여론에 대한 EBS 내부 구성원의 호응과 참여도는 높다. 이같은 ‘단결된’ 인식에는 지난 이사회 구성에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옥 EBS 이사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 교과서에 찬성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조형곤 이사 역시 지난 14일 열린 보수단체의 집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해야 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EBS 노조 측은 이사 선임 과정 초반부터 조형곤, 안양옥 이사의 임명을 반대했다.

홍 위원장은 “고영주 MBC 방문진 이사장이 개인자격으로 뭐라고 소신을 이야기하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이사장으로서 하는 발언이 문제가 되듯. EBS 이사들 역시 EBS 이사의 자격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있는 건 문제” 라며 “사장 선임 국면에서 자칫 이사회까지 문제를 삼으면 투쟁의 목표가 분산될까 이 부분에 대해서 노조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소진 사무처장은 자칫 EBS 사장 선임이 국정화 이슈에 맞물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안에만 매몰되기 쉽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정치적, 이념적 중립적인 인사가 와야 한다. 국정화 교과서의 이슈 때문만이 아니다. EBS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 위상과 철학은 그보다 더 큰 차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조가) 헌법에서 말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방송의 공정, 균형성’이라는 중요 가치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선임되는 사장이 국정 교과서 채택 임무를 가지고 왔다는 것보다 ‘극좌와 극우인사가 (사장으로) 오는 걸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현재 EBS 노조의 우려는 엄살이 아니라 철저한 현실 인식에서 온 것이다. 과거에 EBS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수차레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구성원이 똘똘 뭉쳐 극복해 나갔다. 지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EBS 생사가 걸린 중대한 시기다. EBS의 존립근거, 공공 가치, 철학까지도 훼손할 수 있는 어려움이 도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박함을 가지고 시청자, 학생, 구성원들 모두를 위해 노조는 계속 요구하고 싸우겠다. 절대 실망을 끼쳐드리지 않을 것이다”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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