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춘추전국시대…설 특집 속 ‘2016 예능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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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에이징’에서부터 ‘랜선PD’까지

유난히 긴 설 연휴를 꽉 채워줄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갈수록 예능 프로그램의 수명은 짧아지고, 종편과 케이블에서는 ‘시즌제 예능’이라는 이름하에 물량공세가 펼쳐지는 상황에서 지상파는 명절 파일럿을 기회로 신중하게 승부수를 띄우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명절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프로그램들은 오랜 기간 예능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인터넷방송’을 TV로 불러들었고, SBS <불타는 청춘>은 ‘중년 로맨스’라는 또 다른 장르를 개척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예능’의 새 장을 열었다. 먹방‧쿡방의 기세가 한풀 꺾여가는 시점에서, 2016년 새로운 예능 트렌드는 누가 이끌게 될까.

▲ 왼쪽부터 MBC <미래일기> 티저 캡쳐, KBS <우리는 형제입니다> 보도자료, SBS <나를 찾아줘> 포스터 ⓒMBC, KBS, SBS

Trend #1. 2016 ‘예능월~드’의 ‘키워~ㄹ드’ 선점 전쟁

- MBC <미래일기> VS KBS <우리는 형제입니다> VS SBS <나를 찾아줘>

‘웰빙’, ‘힐링’의 시대를 지나 ‘웰에이징(Well-aging)’의 시대가 왔다. MBC가 선점한 예능 키워드는 ‘잘 늙어가는 법’이다. MBC <미래일기>는 시간을 거슬러 미래 여행자가 된 연예인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특별한 하루를 정해 살아보는, 일명 ‘시간여행 버라이어티’다. 첫 번째 시간여행자는 최근 축구 선수에서 ‘축알못(축구 잘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전락해버린 안정환이다. 영화 ‘은교’에서 특수 분장을 담당했던 팀이 안정환을 80세 노인으로 변장시킨다. 그가 살아가는 80세 노인의 하루가 우리에게 ‘웰에이징’이라는 화두를 던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월 8일 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KBS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넘어, 형제간의 ‘우애’라는 장르를 개척한다. ‘스타의 가족’이라는 소재는 기존 예능에서도 많이 등장해왔지만, 스타와 그의 형제를 직접 그린 작품은 없었다. KBS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스타와 형제의 일상생활을 담은 ‘관찰예능’이다. 최근 SNS를 통해 스타 형제의 준수한 외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해왔던 만큼, 또 다른 관찰예능 장르를 개척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2부작으로 편성되어 KBS 2TV에서 2월 8일 월요일, 2월 9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SBS가 예능계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내놓으며 ‘추리극’ 트렌드를 이어간다. SBS <나를 찾아줘>는 스타 가족의 가상 실종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스타 가족의 지령을 받아 행동하는 한 명의 진짜 트루맨과 제작진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4명의 가짜 트루맨 사이에서 심리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홍석천은 사라진 아버지를, 조정치는 아내 정인을 찾아 나선다. SBS 시사교양국에서 기획한 이번 프로그램은 심리추리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부모와 연인 등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과연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SBS <나를 찾아줘>를 시작으로 지상파 예능에서도 추리극 트렌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총 2부작으로 2월 8일 월요일 오후 11시 15분, 2월 9일 화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 MBC <톡하는대로> 포스터(사진 위)와 SBS <판타스틱 듀오> 시청자 참여 영상 캡쳐 ⓒMBC, SBS

Trend #2. ‘랜선PD’ 시대의 도래

- MBC <톡하는대로> VS SBS <판타스틱 듀오>

예능 단골 아이템들이 SNS를 통해 더 확장됐다. MBC <톡하는대로>는 정해진 목적지도, 아무런 계획도 없이 오로지 네티즌들이 달아주는 SNS 실시간 댓글에 따라 여행하는 ‘아바타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1박 2일>, <꽃보다 할배> 등으로 대표되는 ‘여행예능’이 그동안 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으로 사랑받아왔다면, <톡하는대로>는 목적지와 일정까지도 시청자가 직접 정함으로써 한층 더 ‘간접경험’에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2월 7일 일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SBS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는 ‘음악예능’에 SNS 참여를 더했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 같은 ‘음악예능’의 홍수 속에서도, 시청자의 참여를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차별점을 두었다. 일반인 출연자가 스타 가수와 함께 듀엣을 부른다는 컨셉은 작년 추석에 선보였던 MBC <듀엣가요제>와 비슷하지만, <판타스틱 듀오>는 예선전부터 전국민이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스타 가수가 미리 찍어둔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이 스타 영상에 자신의 영상을 덧입혀서 듀엣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다른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이를 확인하며 댓글로 의견을 내는 방식이다. 예선전에서 총 2396팀이 자신의 듀엣 영상을 직접 만들어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월 9일 화요일 오후 5시 50분에 방송된다.

▲ 왼쪽부터 KBS <본분 올림픽> 보도자료,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 보도자료 ⓒKBS, SBS

Trend #3. 이쯤 되면 ‘어벤져스’ 아이돌

- KBS <본분 올림픽> VS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

‘제2의 아육대(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를 꿈꾸며 ‘아이돌 총출동 예능’에 KBS와 SBS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KBS <본분 올림픽>은 하니, 정연, 유주 등 14명의 '대세 여자아이돌’만이 출연해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베일에 쌓인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진솔한 속내를 내비치게 된다. KBS 2TV에서 2월 10일 수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SBS는 아이돌을 넘어 그들의 사장님까지 모셔왔다.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에서 ‘노사화합’이라는 나름의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120여 명의 아이돌 멤버와 15개 소속사 사장들이 총출동했다. 대세 아이돌인 EXID, AOA, 비투비, 방탄소년단 등은 물론, 장수 아이돌인 슈퍼주니어와 초특급 신인돌 트와이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소속사 사장들이 직접 꼽은 ‘아이돌이 갖춰야 할 5대 미덕’인 체력, 두뇌, 개인기, 운, 팀워크 분야에서 대결을 펼친다. 2월 6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과연 아이돌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어떤 프로그램이 ‘아육대’의 뒤를 이어 명절 대표 ‘아이돌 총출동 예능’ 프로그램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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