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말극, 가족이라는 이름의 현실과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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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말극, 가족이라는 이름의 현실과 판타지
‘현실 로맨스’ VS ‘대가족의 정석’ VS '복수극 끝판왕'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6.02.1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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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재벌 2세보다도, 이리저리 엉킨 출생의 비밀보다도, 온 가족이 살 부대끼고 저녁을 먹으며 투닥대는 모습이 요즘엔 어쩐지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족을 떠나 둥지를 튼 1인 가구가 늘어가고 현실 속 가족의 모습이 더 삭막해질수록, 특유의 시끌벅적함으로 무장한 가족극에 눈길이 간다. 한동안 눈물과 분노를 모두 자아냈던 KBS 2TV <부탁해요, 엄마>, MBC <엄마>, <내 딸 금사월> 등 유난히 모녀관계에 집중되었던 지상파 주말드라마들이 막을 내리고, 이제 다시 ‘전형적인 가족극’ 3파전이 시작된다. 특히 특색 있는 작가들이 주말드라마로 돌아와, 어떤 가족의 모습을 그려낼지 주목된다.

▲ KBS 2TV <아이가 다섯> ⓒKBS

<로맨스가 필요해> 정현정 작가, 이번엔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만남

KBS 2TV <부탁해요, 엄마>의 후속작은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이야기가 담긴 <아이가 다섯>이다. 아내와 사별하고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대디와,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떠나 혼자 아이 셋을 키우는 싱글맘의 만남을 그린다. 최근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1‧2‧3, KBS <연애의 발견> 등으로 ‘현실 로맨스’ 장르를 열었던 정현정 작가의 작품이다.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 <결혼 못하는 남자> 등을 연출했던 김정규 PD와 손을 잡았다.

정현정 작가는 그동안 한국 드라마들이 답습해오던 ‘영원한 사랑’에 대한 비현실적 판타지 대신, 서로 변해가며 지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는 진짜 연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실 로맨스’라는 새 장을 개척했다. 특히 tvN <로맨스가 필요해>가 보여주었던 수위 높은 이야기들은 단순히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과 연인들의 솔직한 고민과 갈등이 담겨 있어 공감을 얻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말드라마, 특히 가족극으로 돌아와 눈길을 끈다. 로맨스 장르에서 ‘현실 연애’를 보여줬던 만큼 이번에는 ‘현실 가족’의 모습을 그려낼지 주목된다.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가족이 만나 새로운 가정이 형성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 안에서 보여줄 ‘돌싱’의 연애는 어떨지도 기대된다. 그동안 가족극이 젊은층보다는 중년층에서 더 많은 공감을 얻었다면, 정현정 작가가 그리는 가족의 모습은 젊은 세대에게 어떤 매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KBS 2TV <아이가 다섯> 첫방송은 2월 20일 토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된다.

▲ SBS <그래, 그런거야> 포스터 ⓒSBS

변함없는 ‘대가족극’…‘김수현 사단’이 돌아왔다

SBS는 한동안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았던 주말 오후 9시에 ‘김수현표 드라마’로 돌아왔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함께했던 손정현 PD와 다시 만났다. <부모님 전상서>,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을 써냈던 김수현 작가의 이번 작품 <그래, 그런거야>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김수현 작가 특유의 ‘대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현정 작가의 <아이가 다섯>이 요즘 변화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래, 그런거야>는 오히려 이제는 다소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대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김수현 작가는 가족 사이에서 벌이지는 특유의 사건사고들을 배치하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지곤 했다.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평생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던 엄마의 갑작스럽지만 이해할 수 있는 가출을,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동성애 자식을 받아들여가는 부모님의 모습을, <무자식 상팔자>에서는 미혼모가 된 딸을 보듬어 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며, 평범하지만은 않지만 어딘가 에서는 정말 일어나고 있을 법한 우리네 가족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작품인 <그래, 그런거야>에서는 또 어떤 이해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가족의 모습이 나올지 기대된다. 그리고 그 모습이 요즘의 변화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SBS <그래, 그런거야>는 2월 13일 토요일 오후 9시에 첫방송을 시작했다.

▲ MBC <가화만사성> 티저 예고편 ⓒ화면캡쳐

‘고집불통’ 아버지와 ‘헌신적인’ 어머니…정통가족극으로 돌아온 조은정 작가

MBC는 주말드라마 <엄마>의 후속으로 조은정 작가의 <가화만사성>을 내놓는다. <신들의 만찬>을 함께했던 이동윤 PD와 다시 뭉쳤다. 중국집 배달부로 시작해 차이나타운 최대 규모의 중식당인 '가화만사성'을 열게 된 전형적인 ‘고집불통’ 아버지와 그의 심술을 다 받아주는 ‘현모양처’ 아내, 그리고 자식들을 둘러싼 유쾌한 가족 이야기다.

조은정 작가는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 일일연속극 <황금물고기>,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 등을 통해 출생의 비밀과 복수극, 지독한 욕망으로 악인이 된 인물들의 갈등 등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내러티브를 그려왔다. 이번엔 이혼을 소재로 돌아온다. 자식들의 이혼으로 시작해서, 놀부 심보를 가진 남편과 자식들의 사건사고에 지친 엄마의 이혼 선언 등을 주요 골격으로 가지고 있다. 조은정 작가는 그동안 다소 무리한 설정과 전개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청자에게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전작인 <신들의 만찬>에서 한식당을 둘러싼 이야기 전개를 통해 ‘요리 드라마’를 보여주었던 만큼, 이번엔 ‘가화만사성’이라는 중식당 안에서 어떤 요리 이야기가 가족극에 버무려질지 기대된다. MBC <가화만사성>의 첫방송은 2월 27일 토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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