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PD상 수상자 인터뷰 - 김재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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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PD상 수상자 인터뷰 - 김재형 PD
  • 승인 199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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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우리들의 영원한 깜국장 올해의 프로듀서상 받은 김재형 pd
|contsmark1|제10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시상식이 열린 2월 26일은 그야말로 좥용의 눈물좦 팀에겐 환한 웃음꽃이 핀 날이었다. 그러나 대상 격인 ‘올해의 프로듀서상’이 발표되자 김재형 pd의 눈가엔 눈물이 고였다. 1년반 남짓 좥용의 눈물좦 을 같이 제작하면서 처음으로 본, 우리들의 깜국장이 남몰래 흘린 눈물이었다.김재형 pd는 깜국장이란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시꺼먼 얼굴에 임꺽정보다 당당한 풍채를 가졌다 해서 주위에서 붙인 애칭이다. 예순 세 살의 나이를 잊은 채 드라마 제작에 온갖 정열을 쏟아붓고 있는 깜국장은 갖은 풍상을 견뎌낸 바람꽃을 연상케 한다. 그는 kbs tv 개국 요원으로 1961년 방송과 인연을 맺은 이래 38년 동안 몇 번의 외도를 제외하고는 줄곧 사극 전문 연출자의 길을 걸어왔다. 국내 첫 연속 사극인 좥국토만리좦 를 시작으로 좥사모곡좦 , 좥별당아씨좦, 좥왕조의 세월좦, 좥한명회좦, 좥서궁좦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래서 깜국장에겐 늘 ‘사극의 대부’란 수식어가 붙어다닌다. 방송가에서 pd들이 제작하기를 꺼려하는 3d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사극을 한 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시카고 옆 미시간 호수에 한반도를 집어넣으면 쏙 들어가고 일본마저 들어갈 자리가 있다. 그렇듯 작은 나라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사극만한 소재가 없다고 생각했다. 현대극은 스토리는 있지만 철학은 없다. 반면 사극은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 미쳐버리게 만든다. 역사 속의 인물을 상상하며 새롭게 창조할 수 있고 대화도 가능하다. 우리 선조들의 인생의 향기를 맡을 수 있지 않는가?” 대하사극 좥용의 눈물좦이 안방극장에 몰고 온 사극 열풍의 바탕에는 이처럼 외로운 사극 연출의 현장을 한결같이 고집해온 김재형 pd의 장인정신이 깔려있는 것이다.깜국장! 그는 누구보다도 정열적인 삶을 살고 있다. 정년 퇴임 후 프리랜서로 좥용의 눈물좦을 연출해온지 꼭 1년 반이 되는 지금까지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방송 제작에 몰두해왔다. 방송은 그의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깜국장의 방송에 대한 열정을 얘기하다 보면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로 전화통화에 관한 이야기다. 깜국장님은 수시로(?) 전화를 한다. 문제는 통화시각. 한밤중이나 새벽에 전화를 걸어온다. 깜국장은 당신이 연출한 작품에 대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싶을 땐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그리고 어렵게 전화를 놓는다. “잘 자! 그럼 내일 만나서 얘기 해.” 이쯤 되면 나뿐만이 아니라 죄없는(?) 나의 아내까지도 눈이 멀뚱멀뚱해져 있다. “또 국장님이셔?” “응, 그래 자자!” 그러나 그것도 잠깐, ‘따르르르릉’. 영락없이 전화벨이 울려 우리 부부로 하여금 함께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항상 전화를 할 때 시작하는 말 한마디 때문이다. “아이 러브 유.”김재형 pd. 그는 내가 아는 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장인이다. 감히 대감독, 대연출가라고 할 수 있으며 사극의 대부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휴머니스트며 몇 안되는 방송계의 인간문화재라 불러야 할 것이다.이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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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눈높이 pd’의 작은 승리 tv부문 실험정신상 받은 이강국 pd
|contsmark7|상이라고 모두 상이 아니다. 심사위원이라고는 한결같이 방송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름만 그럴듯하게 만들어서 주는 상이 흔하디 흔한 방송계에서는 특히 그렇다.하지만 우리의(!) pd연합회가 주는 상은 정말 평생에 꼭 한번 타고 싶은, 권위가 드높은 최고의 상임에 틀림없다. 소속 방송사의 동료들 전체가 예선의 심사위원이 되고 본선에서는 타사의 동료들만이 심사에 참여하는 그 심사절차는 공정성과 권위를 확고히 보장하고 있지 않은가. 다른 방송관련 상들도 부디 문학이나 영화처럼 작가와 감독 자신이 심사를 주도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각설하고 이같이 멋진 상 중에서도 pd라면 특히나 ‘새로운 시도의 승리’를 확인시켜 주기 때문에 더욱 탐이나는 ‘실험정신상’을 거머쥔 이강국 pd의 수상소감 첫마디는 무엇일까?“이미 예선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인정해줬으니 더 이상의 만족감과 기쁨이 없었다.”진짜로 강국형은 충분히 그럴만하다. 8년을 통째로 아침생방송만 내리 만들던 pd가 다큐멘터리로 옮기자마자 만든 작품이 바로 좥mbc다큐스페셜 - 신생아병동 25시좦. 그는 이른바 음지(?)에서(아침생방송이 정말 그런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비축했던 경험과 의욕을 쏟아냈고 그것이 곧바로 인정을 받았으니 정말 그런 기분이 들만도 하다. 말이 8년이지 ‘아침’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프로그램만 무려 6개를 거쳤다니 그동안 그는 이미 남들이 상받고 각광받을 때 ‘pd’는 그런 상에 좌우되는 직업이 아님(!)을 체감, 체득하면서 실력을 밑으로부터 다지고 다졌을 것이다.실제로 생명시리즈 좥신생아병동 25시좦를 비롯해서 좥위기의 선택-미혼 임산부좦, 좥돌산마을의 크리스마스좦에는 그같은 생방송 현장체험들이 온전히 녹아들어 있다. ‘미숙아’들이 울어대고 시각을 달리하며 죽어나가는 민감한 의료현장에서 혼자 의사·간호사 눈치보며 1백여일 밤샘을 하면서 기다리는 일은 그의 음지생활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았을성 싶다.그는 말한다. “새벽 2, 3시쯤 의사·간호사들이 없는 사이 영아들은 그때 오히려 눈을 뜨고 말하고 웃고 떠든다. 그래서 아이들이 꽃처럼 밤에 태어나는 걸 알았다. 그때는 외부의 잡된 빛이 비춰들지 않아서 조명도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그는 이미 취재원에 어떻게 접근하고 무엇을 잡아내야 할지를 통달한 듯 싶다. 그것을 그는 스스로 ‘눈높이 취재’라고 불렀다. 영아들이거나 달동네 사람들이거나 그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시각과 의식에 맞춰 함께 뒹굴어 봐야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음을 명확히 깨달은 듯했다. 상 자체보다 동료들의 인정이라는 ‘본질’을 더 소중히 여길줄 아는 ‘혜안’도 그래서 가능한지 모른다.따라서 이번 이강국형의 수상은 지금도 묵묵히 음지에서 일하는 우리 대부분의 동료pd들에게 주어지는 진정으로 ‘큰’ 확인이며 격려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이 뭔지를 깨달은(혹은 깨달아가는) 그 자신에게는 오히려 아무것도 아닌 ‘작은’ 승리인데 말이다.권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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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라디오를 사랑하는 컴퓨터 귀재 라디오부문 실험정신상 받은 신원섭 pd
|contsmark12|-실험정신상 수상후 받은 질문 중 가장 싫었던 것은? “수상 소감이나 한마디 하지.” -그래도 꼭 한마디 하라면? “운이 좋았을 뿐이죠.” -평소 pd들 사이에서 컴퓨터를 제일 잘 다루는 테크노제너레이션이라는 평이 있는데 이런 이미지는? “누군가 그랬죠, 이미지는 허상이라고…. 남들보다 조금더 관심이 있었을 뿐. 386세대보다야 아무래도…”-‘우리는 지금 사이버 세계로 간다’는 제목부터가 사이버틱한데 사이버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청소년 프로를 오래 하면서, 사이버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신세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됐죠. 이번에 상을 받은 일련의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프로그램 ‘우리는 지금 사이버 세계로 간다’와 ‘네티즌이 뽑은 인기가요 베스트’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겁니다.” -pc통신이나 컴퓨터를 프로그램에 응용한 사례는 예전에도 꽤 있었는데, 본 프로그램의 특징이라면? “우선 이 시대의 언더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 창작음악을 방송에 소화했고, 그 과정에 있어서도 작품 접수에서부터 채점까지 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네티즌들이 사이버 세계에서 처리하는 등 모든 것이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졌죠. 또 가장 최근의 컴퓨터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화상전송을 통해 pc 상으로 청취자들이 라디오 스튜디오를 보면서 비디오 채팅을 한다든가 온라인 정보게임을 해보는 등 재미 부분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두 번째 프로는 전세계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국 가요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완전히 인터넷 상에서 수행했죠. -매일 좥이본의 볼륨을 높여요좦를 제작하면서 사이버 세계를 헤매느라 고생이 많았을텐데. “신나면 힘든줄 모르지 않나요?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고. 386세대들의 깊은 관심이 인상적이었고…”-라디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라디오의 한계성이 오히려 매력인 것 같아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들기가 용이한 것 같고.”-신세대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작품인데 신세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컴퓨터가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신세대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하지만 역시 편리할 뿐이죠. 또 너무 가상현실에만 매달리는 부류가 있는 것 같아 염려되기도 하구요. 한 때 서태지의 등장과 함께 신세대에 대한 문화 연구가 한창일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거품이었는지 최근에는 관심이 줄어든 것 같고. imf시대 이후 문화의 전면에 등장하게 될 신세대들이 건강하게 이 새대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청소년프로 담당자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삐딱하고 겸손하며 가끔 선문답을 구사하는, 그러면서도 청소년에 대한 애정이 깊은 신원섭 pd를 인터뷰 할 수 있어서 기뻤다.그러나 무엇보다 라디오를 사랑하는 신원섭 pd를 좋아한다. 이정도 말로 인터뷰를 마치자. 그대 라디오의 자랑이듯, 라디오 그대의 자랑이어라.소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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