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MC 볼 게 많아 못 간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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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MC 볼 게 많아 못 간다고 전해라~”
제28회 한국PD대상 시상식 이모저모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6.03.19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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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는 한 해 동안 방송을 빛내준 출연자들의 뜻 깊은 수상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인상 깊은 순간들과 재치 있는 입담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 (왼쪽부터) 제28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출연자상을 수상한 지성, 서유리, 유민상 ⓒPD저널

지성, “시상식이 아름다운 세상의 한 단편과 같아”

탤런트부문 출연자상을 수상한 배우 지성은 특별히 PD들을 위한 말을 전했다. 지성은 “PD분들이 상을 받으시는 소감을 듣고, 그 얼굴을 보면서 아름다운 세상의 한 단편을 보는 듯 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에 좋은 영향이 끼쳐지도록, 좋은 생각과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성우와 코디미언, 힘내세요!

성우부문 출연자상을 수상한 서유리와 코미디언부문 출연자상을 수상한 유민상은 동료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미스 마리텔’로 활약하고 있는 성우 서유리는 “성우가 된 지 벌써 9년째다. 스스로 한 번도 성우라는 걸 잊어본 적이 없는데 요즘은 다들 방송인으로만 봐주더라”며 “그래서 더 ‘성우상’이라는 것에 의미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성우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양질의 콘텐츠를 위해 노력하는 한국 성우 동료, 선후배 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코미디언 유민상은 “MBC 개그맨 친구들이 놀고 있다. 그 친구들이 조속히 프로그램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소신 있는 발언을 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수상소감 말미에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전진국 KBS 부사장님과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제28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진행자부문 출연자상을 수상한 송해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PD저널

송해, “아직도 MC 볼 게 많아 못 간다고 전해라~”

31년 동안 KBS <전국노래자랑>을 이끌어온 송해는 진행자부문 출연자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출연자들과 PD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온 송해는 “내 생애 최대로 즐거운 날”이라고 웃어 보이며 그동안 한국 방송계를 발전시켜온 PD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이어 “방송 진행자는 껄껄대고 웃는 사람을 만나도 슬프게 울게 해야 하고, 울고 있는 사람을 만나도 웃게 해야 하는 나름대로의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다“라고 밝혀 장내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곧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나를 데리러 오거든, 아직도 MC 볼 게 많아 못 간다고 전해라~“하고 노래 가락을 뽑아내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 (왼쪽부터) 제28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라디오 지역특집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문근해 PD, TV부문 실험정신상을 수상한 박진경 PD, TV 예능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민철기 PD ⓒPD저널

“상 받는 건 스트레스의 연속”

KNN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소리 내어 읽기, 마음의 담장을 넘다>로 라디오 지역특집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문근해 PD는 “상을 받는다는 건 스트레스의 연속 같다. 출품하면 수상해야 하고, 수상하면 수상소감을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뗀 뒤 “시상식이 끝나면 또 위에서 내년엔 뭘로 상을 탈거냐는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토로해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문 PD는 “1년 동안 취재를 하며 시간이 지나고 취재물이 쌓일수록 두려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차가운 편집실의 모니터만 쳐다보는 거였다”고 말한 뒤, “마치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하던 때와 같은 장면이었다”고 비유해 관중석에서는 한 번 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리텔' 박진경 PD, "‘방잘알’ 분들이 주신 상이라 의미있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으로 TV부문 실험정신상을 수상한 박진경 PD는 말을 잘 못한다며 쑥스러워 하면서도 재치 있는 수상소감을 말했다. 박 PD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PD들이 주는 상이라 더 기쁘다”며 “일명 ‘방잘알’, 방송 잘 아는 분들이 직접 주신 상이라 의미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없으면 정말 존재할 수 없다. 저번에 서버가 다운됐을 땐 녹화 시작도 못했다”며 “닉네임도 몇 개 스쳐지나가는데 모두 감사하다”고 말하자 방청석에 있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복면가왕 민철기 PD,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신 시청자 분들 감사"

TV 예능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MBC <복면가왕>의 민철기 PD는 “작년 이맘 때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여자친구’의 유주 양이 가면을 쓰고 노래가 가능한지 아닌지를 시뮬레이션 해줬는데 같이 상을 받아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시작해, 방청석에 있던 ‘여자친구’의 팬들에게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한편, 민 PD는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는 게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방송계 안팎으로 불가능하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하다”도 전했다.

▲ 제28회 한국PD대상에서 KBS <눈길>로 TV 드라마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이나정 PD에게 <눈길>에 출연했던 배우 김영옥과 김향기가 트로피와 꽃다발을 전해주고 있다. ⓒPD저널

KBS 드라마 <눈길>, “위안부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위안부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KBS <눈길>에 출연했던 배우 김영옥과 김향기가 함께 시상자로 나와 <눈길>을 연출한 이나정 PD에게 TV 드라마부문 작품상을 전달하는 시간은 시상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특히 배우 김영옥은 지난해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눈길>을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다시 찾아봤으면 좋겠다. 수 십 년 전의 아픔을 보고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어 더욱 각별함이 느껴졌다.

이나정 PD는 “더 이상 늦기 전에 위안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작가님 덕분에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짧은 두 편짜리 특집극에 상을 주신 건, 위안부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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