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스 90%, 영어 외신 번역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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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 주최 '외신 인용 보도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

한국 언론의 외신 받아쓰기 관행이 수 십 년째 개선되지 않고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지난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외신 인용 보도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성해 교수는 “현재 국내 언론이 국제뉴스 보도를 할 때 외신에 대한 의존도는 90% 이상이며 외신 중에서도 서구 통신사인 AP나 로이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서구 통신사 중심의 일방향적인 정보 구조를 비판했다.

▲ ⓒpixabay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로 “‘CNN을 번역하는 국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국제 뉴스는 ‘영어’ 외신 기사를 번역하는 수준이며, 속보 경쟁 중심”이라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국내 독자와 시청자들은 깊이 있는 분석이나 관점을 지닌 국제 뉴스를 접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특파원 취재물의 경우에도 전문성 있는 취재를 기대하기 어려워 외신을 인용하는 수준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언론사의 특파원이 절대적으로 적고, 국제뉴스를 바라보는 언론사의 인식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언론사의 특파원 수는 △신문 84명 △방송 55명 △통신 48명, △인터넷매체 1명이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편중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한국 언론의 국제 뉴스가 △국제사회 변화에 따른 한국의 이해관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 △서구 언론을 비판 없이 읽어내지 못하는 점 △‘대한민국’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채 국제 사회를 바라보는 편협된 시선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와 공영방송 KBS의 외신 보도 역할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개별 민간언론사에서는 국제부와 특파원에서의 실질적 시스템 변화, 언론진흥재단에서는 국제 뉴스의 심층 취재를 위한 경제적 지원 등이 요구된다는 제안도 나왔다.

또한 현재 국내 언론사가 놓여진 상황상 특파원을 더 늘릴 수 없다면 <인디미디어>, <글로벌 보이스>, <뎁스뉴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등과 같은 글로벌 대안매체나 사이트를 활용하고, 특파원의 다변화 및 탄력적 운용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외신 인용 보도 행태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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