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이 7일 방송광고 규제 추가 완화의 뜻을 밝혔다. 수준 높은 방송 콘텐츠를 원한다면 시청 불편 문제에 있어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한다는 게 최 위원장의 의견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아 과천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지상파건 유료방송이건 관계없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광고 규제완화 흐름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요즘 시청자들은 수준 높은 양질의 (방송) 콘텐츠를 원하고, 훌륭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그에 따르는 재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최 위원장은 “<런닝맨>(SBS)이 중국에서 <달려라 형제>라는 이름으로 포맷을 수출해 방송되고 있는데 제작비가 한국의 10배였다. 이는 10분의 1 재원으로 제대로 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라며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한다. 우리(방통위)는 광고 작은 것 하나하나도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대해선 “워낙 파급력이 큰 부분이고 (지난해) 광고총량제를 비롯한 일부 제도를 개선한 만큼, 올해는 그 효과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며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다양한 매체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매체가 어렵다고 거기에 집중해 지원하는 정책을 펼 순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만 놓고 보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문제에 대한 의지는 분명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날 최 위원장 발언 전체의 맥락, 즉 광고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감안할 때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올해 방통위에서 계획하고 있는 중장기 정책 과제 마련 과정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최 위원장은 현재 금지하고 있는 의료광고 허용과 관련해서도 “보건복지부가 법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라, 국회가 열릴 때를 대비해 올해 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를 담당할 심사위원장 문제에 대해 “누가 심사위원장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료방송 재허가 심사위원장은 야권 추천의 고삼석 상임위원이 맡아 왔다. 하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 관련 논의를 앞두고 고 상임위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에게 심사위원장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방통위 내부에서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현재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외부 전문가에게 심사위원장을 맡길 경우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당시 불거진 ‘깜깜이’ 심사 논란이 다시금 불거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심사위원회를 꾸려가야지, 과정에서부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면 힘을 얻기 어렵다”며 “구체적 방안은 서지 않았지만 최대한 노력해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